지금까지는 매번 이동하면서 도시를 둘러보고 그곳에서 숙박하는 패턴이었는데, 이번에 니스에 오면서는 니스에 좀 오래 머물면서 근처의 도시들을 구경하기로 했다. 그래서 니스에서의 넷째날, 이날은 가까운 거리에 있는 에즈와 모나코를 가보기로 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드라이브 가는내내 설레는 기분.



가장 먼저 방문할 도시는 에즈(Eze). 니스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이곳은 지중해를 끼고 집들이 모두 절벽 위에 세워진 자그만 도시이다. 



절벽 위 도시라 그런지 계속 오르막길. 마치 요새같아 보였던 이곳은 바닷가 높은 절벽위에 위치해있는 덕에 '독수리의 둥지' 라고 묘사됐었다고.



절벽을 끼고 세워진 호텔. 별 다섯개 짜리! 얼핏 보니 객실이 모두 바다 전망인듯했다. 창문을 열면 아무런 방해물 없이 망망대해 지중해가 보이는 방이라니 어떤 기분일까?



구석구석 미로같은 동네 골목길 탐험.



돌 건물들과 묘하게 잘 어우러졌던 식물들.




뭔가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을 보는 것 같았던 건물과 식물들.



우리나라의 시골 돌담장이 생각나는 동네. 


길이 다 좁아서 차가 다닐 수 없는 골목에다가 모두 언덕이라 이곳에 있는 집이나 상점들에 배달하러 가는 사람들이 젤 힘들 듯. 우리같은 관광객들이야 이렇게 만들어져있는 도시가 신기하기도 하고 이쁘기도 하고 아기자기하게만 보이겠지만, 실질적으로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닐것 같다. 이곳저곳 구경하며 사진찍는 중간에, 구르마를 끌고 땀을 삐질삐질 흘리시며 언덕길로 배달가는 한 아저씨를 보면서 확 다가온 현실감.



마을 전경. 


솔직히 오기전부터 에즈에 대한 기대가 매우 컸는데, 도시 자체가 워낙 작아 다른 도시들처럼 도시에서 뭔가 즐길만한 거리가 있기보다는, 절벽위에서 지중해를 바라보기 좋은 도시라 잠깐 반나절 정도 산책하러 오기 좋은것 같다. 그리고 멀리서 도시자체를 감상하는게 더 멋있어 보이기도.



에즈 구경을 마치고 이번에는 그 유명한 도시 국가 모나코로 고고씽.



한시간도 안되어 도착한 모나코. 주차건물에 차를 세워두고 본격 구경하러.



빽빽하게 세워진 고층 빌딩들과 바닷가에 정박하고 있는 고급 요트들. 부티가 철철흐르는 동네다.



우리가 모나코를 갔을 때 F1 경기장 건설이 한창이었다. 모나코에서 F1 경기가 열릴때는 도시 전체가 레이스 코스가 된다고 하던데. 직접 이렇게 도시 한가운데에 경기장을 만드는 모습을 보니 신기했다. 지금 우리가 걸어다니는 이 길이 멋진 레이스 차들이 달리는 곳으로 변신한다니! 



경기장 건설이 한창인 곳 바로 앞에 빼곡히 들어선 요트들. 경기장 건설하는 곳을 따라 거닐면서 영화 아이언맨 2 생각이 났다. 그거 모나코에서 찍은건데 저녁에 캠핑장 돌아가면 지금 돌아다니고 있는 이곳을 곱씹으며 다시한번 봐야지.



멀리서 바라본 경기장 모습.




부의 상징, 고급진 요트들. 아마 내 평생 볼 요트는 이곳에서 다 본 듯.




모나코 시내를 걸어다니다가 우리가 온 곳은 모나코 왕궁! 생각보다 왕궁 규모가 아담해서 놀랬다.



모나코 근위병이 그렇게 잘생겼다는 소문을 듣고 갔는데, 근위병 교대식은 못보고 보초서는 근위병만 보고 옴.



왕궁은 거의 산꼭대기에 위치해있어서, 왕궁을 구경하러 가는것보다 이곳에서 모나코 시내 전망을 바라보는게 더 좋았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전망대처럼 담벼락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서 전망 구경.



왕궁근처를 배회하다가 이번엔 골목길 탐험. 좁다란 골목길에 기념품가게, 레스토랑, 까페 등 다양한 상점들이 모여있는데다 사람들도 많아 복작복작. 이 골목길에서 기념품으로 모나코 마그넷을 하나 구입했는데 썩 마음에 들지 않았다 ㅠ




왕궁보다 더 위엄있어 보였던 성당.



한눈에도 좀 있어 보이는 동네. 사실 모나코는 어딜가나 바다와 고급요트 고급빌라 풍경이라 좀 인위적인 느낌이 들기도.




신비로운 느낌을 주던 코발트빛 바다색.



절벽위를 따라 산책로.



어쩜 이렇게 색이 이쁜집이. 쪼로록 창가에 올려진 화분의 색마저 깜찍하다.



이곳이 얼마나 언덕길인지를 말해주던 계단길. 근데 이태원에서 보던 계단길 같기도 하고.



어딜가나 볼 수 있었던 고급건물들.



모나코 시내 구경을 실컷한 뒤 다시 니스로 돌아가는길. 


잠시 모나코를 구경해 본 소감으로는 어딜가나 보이는 고급건물들과 수백, 수천대의 요트들. 길가에서 너무나도 자주 보이던 슈퍼카들과 명품옷으로 휘감은 사람들 때문에 이곳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곳이라고는 느껴지지 않았다. 뭔가 잘 세팅된 세트장 같달까? 그럴일은 없겠지마는 내가 돈이 많이 생기더라도 왠지 이곳에서 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는, 그런 도시였다.



다시 니스로 컴백!

소형차도 많이 보이고 오토바이도 보이고, 이제야 사람사는 동네같네.




니스에서 당신이 할 일은 바닷가에서 여유를 즐기는 것.



한참을 바닷가에서 쉬다가 이번에는 지난번에 갔다가 허탕친 아시아 마트에 가서 장을 보기로 했다.



관광지에서 조금만 떨어져도 이렇게 사람냄새 나는 좁다란 골목길을 만날 수 있다.



마트에서 발견한 한국 라면들!


신라면은 물론이고, 짜파게티와 너구리 등 왠만한 한국라면은 다 있었다. 뿐만 아니라 태국라면 일본라면 등 왠만한 아시아쪽 식재료는 다 있는듯. 이때 한창 '아빠어디가!' 프로그램에 짜파구리가 나와서 매번 침을 고이게 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우리도 만들어 먹어보자 하고 짜파게티와 너구리 구입. 마트에 정말 다양한 국적의 다양한 재료가 많아서 해외에서 이런 아시아 마트는 처음 가본 우리로서는 신세계! 그리고 손님들이 대부분 아시안일거라는 편견을 깨고 대부분이 프랑스인들이었다. 서양인들이 아시아 음식재료 사가는것 또한 신기!


+ Asiana Super Marche 

56 Boulevard Risso, 06300 Nice, France



마트에서 한가득 장을 보고 돌아오는 길에 보게 된 오렌지나무. 오렌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산으로만 영접해보았던 나로써는 오렌지 나무를 직접 두눈으로 보는거 자체가 싱기방기. 게다가 조경수라니! 

오렌지 나무 아래에서 쉬크하게 책읽고 있던 언니 간지남. 


이날 저녁에는 짜파구리를 먹으며 아이언맨 2를 보는것으로 마무리.



Posted by 빙그레씨



니스 캠핑장에서의 셋째날 아침. 식사는 간단하게 전날 시내에서 사온 바게뜨 빵과 함께. 테이블 위를 보니 독일 마트에서 산 올리브유와, 역시 독일 마트산 허니머스타드. 까르푸에서 산 자몽주스와 본마망 잼, 카지노마트에서 산 허브차. 식탁위가 국제적이다. 



우리 옆 사이트로 캠핑왔던 엄마와 아들은 이미 갔구나. 



캠핑카와 텐트 사이트만 있던게 아니라 펜션처럼 하루 묵을수 있는 숙소인 샬레까지 꽤나 다양한 숙소형태를 갖추고 있던 캠핑장.



하늘이 참으로 맑고 푸르르다.



짜잔, 전날 마트에서 사온 와인. 마트에 와인 종류가 무궁무진하길래 뭘 골라야할지 잠시 멘붕이었는데 저렴하면서도 나름 메달을 받은 와인이라 이걸로 결정! 와인한병이 5천원도 안되는 가격. 와인은 잠시 시원하게 칠링해놓고 캠핑장 앞 바닷가로 고고씽.



도심에서 살짝 떨어진 캠핑장 앞 바닷가. 바닷가를 따라 저기 멀리 보이는 도시가 바로 니스 도심. 





발밑까지 밀려오는 파도.



우왕, 집에서 파라솔을 가져온 가족.



북적북적했던 도심 호텔 앞 바닷가보다 훨씬 한가했던 곳.




이곳에 있으니 마치 시간이 멈춘것 같은 느낌. 



히히 신났드아-



바닷가에서 한참을 딩가딩가 놀다가, 배가고파져서 다시 캠핑장으로 컴백. 맛있는 요리를 해볼까나?

대기중인 꼬치들. 장비가 부실하므로 굽는데 오래걸림.



꼬치가 다 구워지는 동안 시원하게 마시기 위해 밥통에 찬물 넣고 칠링중인 맥주와 와인.



거의 다 익어가는 중.



짜잔, 오랜시간 걸려서 드디어 완!성!

프랑스산 와인과 온갖 야채와 고기가 들어간 모듬꼬치라니! 해변가 고급레스토랑 안부럽다.


이날 하루는 어디 구경안가고 캠핑장에서 먹고 놀다가 낮잠자고, 다시 앞 바닷가 가서 놀다가 다시 캠핑장와서 먹는 게으른 하루였지만 가장 기억에 남았던 하루.


+ 캠핑장 정보

 La Vieille Ferme 296 Boulevard des Groules, 06270 Villeneuve-Loubet, France


Posted by 빙그레씨



아침나절의 캠핑장 전경. 캠핑카와 카라반이 모여있는 사이트.



잘 정돈된 나무로 구분되어있는 텐트 사이트. 그냥 나무일 뿐인데 담장역활을 하길래 이 이후로 내맘대로 담장나무라 불렀음.



캠핑장내부 뿐만 아니라 외부에도 쭉 둘러진 담장나무. 

차가운 시맨트와 벽돌로 담을 쌓는게 아니라 이렇게 나무로 자연적인 담을 만드니 답답하지도 않고, 왠지 모르게 친근한 느낌.



캠핑장에서 나와 니스 시내로 나들이하러 가는길. 아빠와 아들같은데 참 보기 조으다.



니스에 있는 내내 이용했던 도심 주차장. 위치는 정말 좋은데 가격이 사악하다. 짧게 주차할거라면 모르겠지만 오래 주차할꺼면 비추. 주차요금 폭탄 맞음 ㅠ




도심 한가운데로 트램이 가로지르고. 매우 여유로워 보였던 도심 광장.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리예술 풍경. 이 아저씨 참 인기 많았는데.



구경하고 있던 꼬마녀석의 아저씨 따라 해보기. 생각보다 잘해서 사람들의 박수를 많이 받았다.




알록달록 컬러풀한 건물들.



나도 건물색에 맞춰서 알록달록.



알록달록 도시와 어울리는 새파란색의 공용자전거.



도심 어디에서나 트램.



그리고 그 트램이 향하는 곳을 따라가다보면 항상 나오는 네모난 광장.



알록달록 건물.



잠시 도심 분수대에 걸터앉아 휴식.



우리가 골목골목을 걸으며 한참을 찾아 헤메이던 곳은 바로,  ASIANA 수퍼마르쉐.

한국에서 출발할때 라면을 몇개 안가지고 왔는데, 마침 똑 떨어져서 니스의 아시안 마트에서 라면이나 장전할까 하고 찾아 나선 곳. 열심히 찾아왔는데 하필 쉬는날이다. 나중에 다시 와야지.



그래서 다시 골목 구경.

이 동네는 신기하게 좁은 골목길을 따라서 걷다보면 이런곳에 어떻게 이런공간이 있지? 라는 생각이 들정도로 확트인 광장이 나온다. 그리고 어김없이 광장에는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와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이.



젤라또 맛나겠드아.



골목을 빠져나와 이번엔 메인스트리트로 나오니 노천 벼룩시장이 성황중.




프랑스에서만 벌써 세번째 벼룩시장.



구경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몸이 따라주지 않는다. 한참을 걸어온 뒤라 잠시 쉴 겸 근처 까페의 야외테이블에 앉아 구경중. 선글라스를 꼈어도 눈이 너무 부셔 +ㅅ+



이렇게 따사로운 햇살을 받으며 야외에 앉아 커피를 마시고 있으려니 행복하다. 그리고 춥고 흐리던 여행 초반의 날씨를 생각하니 얼굴이 타던 말던 햇빛 있을땐 이렇게 계속 야외에 앉아있고 싶더라. 유럽사람들이 날씨만 따뜻하면 왜 그렇게 밖에 웃통까고 나와있는지 왠지 알것 같았다.



유심히 보고.



고르고.



열심 고민중이던 손님.



카페인 충전을 하고 다시 힘을 얻어서 벼룩시장 본격 구경.



비싸보였던 책들.



카세트 테이프와 악보들.



다양한 악세사리.



오래된듯한 가구들과 카페트까지. 



다양한 아이템이 있어서 구경하기엔 좋았지만, 여기서 판매하는 사람들은 우리가 이전에 들렸던 벼룩시장처럼 동네 주민들이 나와서 파는게 아니라 전문 앤티크 상인들이 파는것들이라 비싸기도 하고 상인들도 그렇게 친절하다는 느낌을 주진 못했다. 사진찍지 말라고 뭐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어서 급 소심.



벼룩시장이 늘어서있는 곳이 끝나니, 이번엔 다양한 음식점과 상점들과 오고가는 관광객들이 한데 어우러져 있는 골목길.



가게들이 늘어서있는 건물들 사이사이 마다 있는 조그만 통로 사이로 보이는 바다.



통로의 끝에 다다를쯤 시원하게 펼쳐진 오션뷰.



바닷가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 익히 들었지만 토플리스가 많아서 문화충격. 눈둘데를 모르겠드아-



니스의 바닷가는 모래가 아니라 자같밭이라 해수욕을 즐기기 적합하지 않을수도 있지만 이도시의 분위기에 취해서인가, 자갈 백사장 마저도 낭만적으로 보인다.



해변을 따라서 쭉 비치가 형성되어있는데, 고급호텔앞은 프라이빗 비치이거나 아님 입장료를 받는다. 하지만 그곳을 벗어나면 무료 비치들이 있는데 차이점이라면 호텔에서 제공해주는 선배드가 있고 없고의 차이?



무료 입장 해변.



요기는 돈내고 들어가야 하는 곳.



아직은 바닷가에 들어가기엔 살짝 쌀쌀한 날씨라 그런지 실제 바다수영 하는 사람은 별로 없고 대부분 자갈밭에 누워서 일광욕 중. 하지만 역시 젋은이들은 다르다. 열혈 젋은이들은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기기도.



빤쓰만 입고 무언가에 열중하는 남매.



바닷가를 끼고 늘어서 있는 고급 호텔들. 저곳들 중 한곳에 묵으면서 방에서 바다를 바라보는것도 로맨틱하겠지만 이렇게 밖에 나와 약간은 짭짤하고도 습한 이 도시의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하는것도 나쁘지 않다.



어디가 어딘지도 모르고 무계획으로 돌아다녔지만, 인상깊었던 하루.

Posted by 빙그레씨



벼룩시장에서 나와 이제 계속 남쪽으로 드라이빙.

여행초반의 황량하고 추웠던 날씨와는 완전 상반되는 따사로운 분위기.



어째 나무들이 다 따귀맞은것 같은 모양새로 있냐...



아따 햇살한번 쨍하다. 괜시리 내기분도 여유로워 지는것 같은 햇살.



엑상프로방스를 나와 지금 우리가 가는 곳은 항구도시 툴롱(뚤롱). 원래 최종목적지인 니스까지 고속도로를 타면 빨리갈수는 있었지만 조금 돌아가는 길이긴 해도 툴롱을 거쳐가는 이유는, 툴롱에서 니스까지의 해안도로가 멋지다고 해서.



일단 툴롱에 도착. 가까운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잠깐 시내구경을 하기로 했다. 일요일이라 그런지 거리가 한산하네.





와아, 항구도시라 그런지 바닷가에 정박해있는 요트들이 장관이다.




거리 풍경. 거리 곳곳마다 심어진 열대나무 때문인지 휴양지느낌 제대로.



정박해있는 호화 요트들. 항구를 따라 요트구경하는게 제 맛. 요트한번 타본적 없으면서 나는 저 요트가 마음에 드네, 난 저게 더 멋있어 보이네, 이건 좀 후지네 라며 허세놀이. 그러면서 정작 바닷가앞에 쭈그려 앉아 도시락으로 싸온 샌드위치로 허기 달래기. 반찬은 요트 풍경?



손꼭 붙들고. 다정해 보이는 할매, 할배.



무슨 얘기를 나누시는건지 도란도란.



바닷가에 정박해 있는 요트들을 보다보니, 요트들의 국적도 정말 다양하다. 이중에 젤 간지나는 요트가 영국국기를 달고 있었는데 그 요트의 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이렇게 꿈만 같은 풍경을 바라보며 점심을 먹고 있는 와중에, 남편님 왈.


"친절한 금자씨에서 최민식이 뭣 때문에 애들 유괴했는지 알아?"

"아니.."

"요트사려고"

"!!!!"


이제 요트만 보면 금자씨 영화생각나게 생겼드아....



점심식사를 마치고 항구를 따라 산책하는걸로 툴롱 구경은 마무리.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해안도로 드라이빙 고고씽.

 


푸릇푸릇 산뜻산뜻한 도로 풍경.




산중턱에 언뜻언뜻 보이는 프로방스 풍의 주황색 지붕들. 달리면 달릴수록 점점 다양한 종류의 나무들이 나타난다. 야자수 나무를 시작으로 이번엔 선인장!



얼마 지나지 않아 마주친 코발트 색의 푸르른 바닷가. 이게 바로 지중해인가?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바닷가 풍경. 믓지다아아.



바닷가 구경 실컷 하고 다시 드라이빙. 이번엔 선인장이 무더기로 보인다.



또 다시 나타난 바닷가 풍경.



풍덩 빠져들고 싶은 바다색.



이번엔 해안가 도시 진입. 바닷가를 배경으로 거닐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유롭다.



할무이 할부지의 부러운 뒷모습.



여행중 처음 만난 해변가 도시에 푹 빠져 당장이라도 차세우고 이곳에서 몇일 머물고 싶은 마음이 굴뚝. 그냥 지나치기 너무나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우리가 갈 니스는 더 좋을거라며 애써 달래보고.



다시 고고씽.



또 바다다. 질리지 않는 바다풍경.



사람들 포즈가 한결같네.



다시 도시 진입. 코트다쥐르 해안을 따라서 만나는 도시들은 바닷가를 끼고 있어서 그런가 모두다 휴양지 느낌!



다시 해안도로.





아 기울어질것 같드아.



매마른 야자나무. 나는 드디어 여름나라에 온 것인가?



니스에 진입하자마자 바로 캠핑장으로 직진. 우리가 도시에 도착한 시간이 캠핑장 문닫는 시간이랑 간당간당해서 급 조급해진 마음으로 캠핑장 찾기 돌입. 처음 간 캠핑장은 막 문닫기 직전이었는데, 생각보다 시설이 별로여서 다른 캠핑장으로.




생각보다 넓은 규모에, 깔끔히 정돈된 사이트. 아 맘에 쏙든다.

한곳에 자리잡고 텐트 셋업.



늦은시간이라 밥하기 귀찮아서 캠핑장 레스토랑에서 파는 피자와 감튀로 저녁 해결.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화덕피자. 늠 맛나다. 이렇게 다 해서 우리돈으로 만 오천원정도.




니스에서의 첫날, 캠핑장에서 밤이 깊어 갑니다.

 


Posted by 빙그레씨

여행을 하다보면 내가 사전에 미리 정보를 알아보고, 사진으로 구경한 곳 보다 우연히 방문한 장소라던가 나의 계획에는 없던, 의도치 않은 일을 겪었을 때가 더 기억에 많이 남는것 같다.


90일간을 여행하면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고 대부분은 평생 절대 잊을 수 없을 경험이었지만, 프랑스에서 이름모를 동네에서 우연히 들린 벼룩시장은 좀 더 특별했었다.




액상프로방스에서 니스로 가기 위해 떠난 길에서 우연히 지나친 동네에 왠 사람들이 바글바글 모여있길래, 무슨 잔치가 열렸는가보다 하고 궁금해서 가던길을 되돌아서 들른 곳. 알고보니 이곳에서는 주말 동네 벼룩시장이 열리고 있었다.






정말 온 동네 사람들이 다 나와있는 것 같은 풍경. 쨍한 날씨는 왠지 더 기분을 한껏 들뜨게 만들었다.






옷걸이서 부터, 유모차, 각종 식기류, 우표 등등 정말 별 걸 다 팔고 있었다.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무심한듯 시크하게 앉아서 독서중인 언니.






이곳에서 나는 빈티지 접시를, 그리고 남편은 돌아가서 동료들에게 나눠줄 벳지를 각각 구입! 같은 할머니에게 사는데 시골인심이라 그런가 할머니 막 퍼주신다. 벳지 3개에 1유로라고 써놓으셔놓구선 여러개 골랐더니 그냥 다 해서 1유로에 가져가란다 ㅋㅋ



한참을 구경하고 있는데 한쪽 구석에서는 무슨 연기가 모락모락. 궁금해서 가보니 이곳에서 소세지를 직접 그릴에 구워서 팔고 있었다. 




마침 출출하기도 하고 그래서 우리도 하나 사먹어 보기로. 

바로 옆에 있는 부스에서 미리 계산을 한뒤에 뭔가 적힌 종이쪽지를 구워주는 아저씨한테 주면 되는 시스템. 종이를 주고 기다리고 있으려니 일하는 아저씨들이 말을 걸어온다.


우리더러 어디서 왔냐며,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신기한듯이 계속 말을 건다. 여기는 왜 왔냐, 너네 북한 지금 그러고 있는데 안무섭냐.(이때 한창 북한이 도발할 때라 유럽 전역에 남북한 뉴스가 나오던 시기였다.) 프랑스 어디가봤냐, 가보니 어땠냐 등등. 

그러면서 자기들은 파이어 맨들이다 하길래 둘러보니 정말 전부 소방관 복장을 하고 있었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는, 갑자기 주문하지도 않은 프렌치 프라이를 주면서 먹어보라고. 그러더니 물도 가져가라고 생수한 통을 준다. 



인심 좋은 푸근한 인상의 소방관 아저씨. 

내가 기념 사진 찍고 싶다고 하니까 흔쾌히 포즈까지 취해주시고. 어느 서에서 일하시는지만 알았더라도 이 사진 보내줄 수 있었을텐데 아쉽다.



구경도 다 하고 아저씨들이랑도 빠이빠이 인사하고 이제 차로 돌아가려는데 급하게 아저씨가 우리를 불러 세운다. 무슨일일까 하고 가보니, 방금 만든 크레페인데 맛있다며 먹어보라고 크레페 한접시를 건네주신다 ㅠㅠ 정말 이렇게 받기만 하고 가도 되는건지.


낯선 여행자에게 시골인심 가득담은 친절을 배풀어 주신 동네 소방관 아저씨들 덕에 프랑스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가지고 갑니다.





Posted by 빙그레씨


엑상프로방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에 위치한 폴 세잔의 아뜰리에.


세잔이 작업실로 썼던 이곳은 안타깝게도 내부 사진촬영이 허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내부 작업실 보다 아뜰리에 정원구경이 더 좋았던 곳.




기존 작업실이라는 특성을 그대로 살려놓아, 들어오는 입구부터가 누군가의 집에 들어가는 느낌.





햇살이 따뜻해질 4월 중순의 남부 프랑스. 꽃이 한창이다.




오솔길 느낌의 정원. 왠지 이 길을 따라 걸어가면 비밀의 화원이 나올것만 같다.



이곳에서 잠시 머물다 가세요, 탁자.




흰색 꽃, 노란꽃 이쁘게도 피었다. 니맴 내맴인건지 아뜰리에 내부보다 바깥 정원에 더 사람이 많다.




Atelier Cézanne

9 Avenue Paul Cézanne, 13100 Aix-en-Provence, France

Posted by 빙그레씨



샤모니를 떠나 찾아가는 곳은 따뜻한 프랑스 남부 지방의 엑상프로방스(Aix-en-Provence), 줄여서 엑스.


원래는 샤모니에서 안시로 이동할 계획이었으나, 일기예보를 보니 우리가 안시에 있을 기간 내내 비가 올거란다. 안시는 프랑스의 작은 베니스라고 불릴정도로 아름다운 호숫가 마을이라고 여행자들이 극찬을 했던 곳이라 일부러 이틀이나 머물려고 했었던 곳인데, 스위스에서부터 주욱 날씨때문에 고생했던터라 비오는데 굳이 거기까지 가고 싶지 않았다. 여행을 좀 해보니 아무리 아름답고 멋진 곳이라도 날씨가 뒷받침이 되야 하더라. 그리고 거의 일주일 내내 추위에 지쳐있어서 따스한 곳으로 빨리 가고 싶어서 결정한 곳이 엑상프로방스! 샤모니에서 엑스까지는 꽤 되는 거리라 굳이 국도를 고집하지 않고 고속도로를 타고가기로 했다.



프랑스 고속도로 티켓, 오랜만이다.



프랑스 남부를 가기위해 지나쳐야 하는 도시, 그로노블.



조금 남쪽으로 내려왔을 뿐인데도 벌써 날씨가 화창하니 기분까지 up!



또 다시 고속도로 톨 티켓.

프랑스에 왔다는걸 고속도로 톨비를 내면서 실감한다. Albervill에서 Gronoble까지, Gronoble에서 Valence까지 Valence에서 Aix까지 총 세번이나 톨비를 내고, 톨비만 해도 거의 35유로 가까이. 무시무시하다.



화창한 남쪽나라의 하늘.




드디어 캠핑장 도착! 나름 별 4개짜리 캠핑장.

엑스에 도착해서 처음 찾아간 캠핑장은 텐트는 아직 안받는다고 하여 돌아나오려는데 리셉션 언니가 길 건너가면 텐트도 받는 캠핑장이 하나 있다고 알려줘서 찾아온 곳인데 부지가 꽤 넓은 캠핑장이다.



412번. 우리의 텐트 사이트 



독일 슈방가우에서의 캠핑을 마지막으로 텐트를 펼쳐볼 일이 없어서 비에 젖어 눅눅하고 퀴퀴한 냄새를 풍기던 우리 텐트. 다행이 볕이 좋아서 이참에 텐트 좀 말리고. 마찬가지로 그간 빨지도 못한 눅눅한 빨래가 수북. 텐트 펴자마자 바로 빨래하러 세탁실로 고고씽. 이곳 캠핑장 세탁실엔 빨래 기다릴 때 편안하게 기다리라고 TV와 쇼파도 있고 책도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빨래를 기다릴 수 있어서 좋았다.



조경수가 잘 되어있어 마치 숲속에 온 것 같은 분위기의 캠핑장. 날씨도 따뜻하고 조으다. 확실히 윗동네보다 따뜻해서 그런가 그간 볼 수 없었던 텐트 캠퍼들도 하나 둘 있고.



간단하게 차린 이날의 저녁식사. 아직 테이블을 못사서 바닥 상차림이지만 그래도 춥지 않아 조으네. 근처 마트에 갔다가 사온 호가든 Rosee까지 곁들여서. 냠냠 쩝쩝 후루룩 촵촵.



다음날 아침 일찍 일어나자 마자 엑상프로방스 시내 구경하러.



일요일이라 그런가 시내 광장한켠에 회전목마가. 아직 세팅중.





갓 구운 빵과 신선한 과일과 야채가 가득한, 주말 장터가 열리는 골목.




걷다가 발견한 로컬 까페. 잠시 카페인을 충전하기로 합니다.



To Go는 대체적으로 가격이 저렴. 왠만한 메뉴는 3유로 미만으로 마실 수 있음. 하지만 로컬들은 보통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듯.

우리 바로 앞에 에스프레소 주문하시던 아저씨 둘은 우리 커피가 나올때 쯤엔 벌써 주문한 커피를 다 마시고 자리를 뜨셨다.



커피 한잔씩 사들고 향한 곳은 폴 세잔의 아뜰리에. 사실 엑상프로방스는 원래 계획했던 곳이 아니기에 사전정보 없이 왔는데, 도착해서 정보를 뒤지다 보니 근처에 폴 세잔이 그림을 그렸던 작업실이 있다길래 한번 가 보기로.



가는길이 꽤나 오르막이라서 힘들었는데, 올라가다보니 엑상프로방스 시내를 한눈에 볼수있었다. 




세잔의 아뜰리에 내부는 사진 촬영이 안되어 아뜰리에 정원 구경만 실컷. 내부는 작업실로 썼던 크지도 작지도 않은 공간 한곳을 둘러 볼수 있는데, 커다란 창문이 인상적이었던 것 외에는 특별히 인상에 남지 않았다. 이곳에 대한 나의 의견은 폴 세잔의 열렬한 팬이라면 굳이 오는데 말리지는 않겠지만 그런게 아니라면...

입장료 파는 언니가 이곳에 한국인들이 많이 온다며 왜 많이 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나도 도대체 여기에 왜 오는지 모르겠다.



아뜰리에를 나와서 다시 시내로. 귀여운 파스타 간판의 파스타가게. 시내 구경이 훨씬 더 재미지다.



성당 앞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무슨 일일까? 모여있는 사람들 옷차림도 다들 쫙 빼입은게 예사롭지 않은데.




사람들이 모여서 사진도 찍고.



아하, 이 성당에서 결혼식을 하는가보다. 저어기 순백의 드레스를 입은 예비신부가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결혼식 전용 공간인 '웨딩홀' 이라는 곳에서 결혼식을 하는데, 이렇게 딱 보기에도 역사가 오래되 보이는 듯한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기분은 어떤것일까?






다시 만난 주말장터. 유럽엔 참 꽃 파는 곳이 많은것 같다. 생활 수준이 높은 곳 일수록 꽃을 많이 산다고 하던데. 장터에 나와있는 꽃들이 화사하니 나도 한다발 사고 싶었다. 




골목 한켠에 있던 만화가게. 다양한 장르의 만화책이 즐비한 곳.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미드 빅뱅이론의 주인공들이 드나들던 만화가게 딱 그 느낌! 





아침에 세팅중이던 회전목마. 

오후가 되니 이미 아이들이 신나게 놀고 있다. 나 어릴적 동네에서 보던 플라스틱 말타기랑은 다른 차원의 고퀄리티 놀이기구다.





엑상프로방스는 다른 도시들과는 다르게 관광객으로 붐비지도 않고, 소소하니 골목골목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는 곳.(단, 화장실 찾기 힘든것만 빼고)



어제와 달라진 점.


드디어 우리에게도 테이블이 생겼다! 엑상프로방스 근처에 데카트롱이 있다는 정보를 입수, 바로 달려가 우리에게 필요했던 접이식 테이블과 의자를 구입. 드디어 밥먹을때 바닥에서 먹지 않아도 되는구나, 에헤라. 

기념으로 고급스럽게 파인애플과 카레를 넣은 태국식 볶음밥으로 저녁식사. 햄볶하다.


+ 캠핑장 

camping chantecler


캠핑장 가격

2박 (텐트 + 사람 2 + 차1 + 전기) = 48.5 유로




Posted by 빙그레씨



샤모니(Chamonix). 동계 올림픽 개최지이자 샤모니-몽블랑으로 잘 알려진 이곳에 우리가 온 이유는?

바로 알프스에서 스노우보드를 즐기기 위한 것.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위해 흔히들 스위스 체르마트로 가지만, 같은 알프스 산자락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스위스 보다 저렴한 물가로 저렴하게 겨울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곳. 특히나 영국인들이 많이 놀러와서 거의 프랑스 내 영국같은 분위기의 도시, 샤모니. 시내를 돌아다녀보면 길 곳곳에 보이는 영국인들의 차 번호판(유럽은 차 번호에 붙는 국가 고유이니셜로 어느 나라 차인지 쉽게 파악이 가능하다. 참고로 영국은 "GB-Great Britain"을 달고 있다. UK가 아닌 GB로 표시하다니, 영국인들은 아직도 자기들이 세계 최고인줄 아는건가. 자기네 나라 이름에 Great을 붙이다니, 좀 재수없다.)과 어딜가든 들리는 영어때문에 과연 이곳이 영국인가 프랑스인가 헷갈릴 정도였다.


암튼 이곳에서 스노우보드를 타기위해 일부러 일정도 2박3일이나 잡고, 말이 2박3일이지 아마도 우리가 온전히 쓸수 있는 시간은 하루밖에 안되는 일정을 위해 남편님께서는 한국에서부터 보드복을 챙겨오셨다.(장비와 부츠를 가져간다고 안한게 다행이다.)




아펜젤을 시작으로 이 시기에 알프스 지역에서 텐트치고 캠핑은 불가능함을 몸소 깨달은 이후, 미리 booking.com에서 저렴한 가격에 예약한 샬레. 샬레는 산장같은 개념의 숙박형태인데 4월의 샤모니는 비수기라 그런가 상당히 저렴한 가격에 묵을수 있었다. 


호주 여성 둘, 어느 나라사람인지 잘 모르겠는 커플 하나, 그리고 형제 커플과 부모가 같이 온 스코틀랜드 가족이 우리보다 먼저 와있던 이곳의 Guest들.



2층에 위치한 다락방 같은 우리 방. 천장에 난 창문이 꽤나 우리를 설레이게 만들었다.

방에 짐을 다 풀고, 샬레 스태프에게 부탁해 근처 보드샵에서 다음날 탈 보드장비까지 다 빌린 후 설렁설렁 샤모니 시내 구경.




한 30분이면 금방 다 돌아볼 정도의 규모인 샤모니는 높은 산봉우리들이 병풍처럼 둘러싼 듯한 모습의 도시. 거리에 사람이 없어서 그런가 왠지 영화세트장 같은 분위기.



위트있는 벽화가 인상적인 극장건물. 때마침 이 주간에 무슨 씨네마 페스티벌을 한다고 전단지도 돌리고 그러던데.




시내를 돌아다니다 마카롱 파는곳이 있어서, 프랑스에 왔으니 현지 마카롱을 먹어보자며 구입. 비싸지만 맛나다!!




동네 곳곳마다 횡성(용평리조트성우리조트)이나 횡계(성우리조트용평리조트)느낌이 많이 나는건 왜일까.




밤이 되자 곳곳에 조명이 켜지니 좀 운치있다. 좀전에 황량한 분위기랑은 사뭇다른.


다음날 일찍 일어나서 알프스 자연설에서 신나게 보드를 탈 생각에 설레이며 잠을 청했는데, 아니 이게 왠 마른하늘에 날벼락! 밤새 천둥번개까지 치면서 비가 온다. OMG!!! 미리 데크랑 부츠랑 다 빌려놨는데, 우리가 여기 오래 머무는것도 아닌데 하필!!


아침을 먹고 일단 비가 그칠때까지 조금만 기다려보자며 초조하게 시간을 보내고. 다행인지 점점 비가 그칠 기미를 보이더니 해가 뜬다. 비가 그치자 마자 부랴부랴 장비를 챙겨서 샤모니 시내로.

이번에는 보드복을 챙겨오지 않은 나때문에 보드복을 빌리러 이곳저곳 보드샵을 가보지만, 어느곳을 가도 보드장비만 대여하지 보드복은 따로 대여하지 않는단다. 알고보니 샤모니는 아예 자기 장비까지 다 챙겨서 보드나 스키를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대다수. 게다가 이곳에 온 사람들은 일주일 혹은 더 길게 레져를 즐기러 온 사람들. 한국에서처럼 당일 하루 보드나 옷을 빌려서 타는 사람이 거의 없는것 같다. 우리가 너무 만만하게 봤구나. 그렇다고 하루 보딩때문에 몇십만원하는 보드복을 살수도 없고. 결국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싼값에 파는 허접한 보드 바지를 하나 구입해서 입고, 위에는 가지고 온 두꺼운 옷들 마구껴입기.(아오 간지 안난다 흑흑) 


아침일찍 가기로 한 보드장에 비 그칠때까지 기다리느라, 또 보드복 빌리러 돌아다니느라 시간이 상당히 지체되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매표소에서 반일권을 사려고 했는데 시간이 늦어서 반일을 다 타지 못한다며 매표소 언니가 3시간권을 사는게 더 낫단다. 싸게 탈수있어서 좋네라며 위안을 삼은 후 드디어 리프트 타고 정상으로.



슬로프 맵. 초록색은 초급, 빨간색은 상급인데 초급이라고 해도 자연설이라 어떨지 모르겠다. 일단 처음이니까 조심해서 타기로 하고 초급 슬로프로.




슬로프 정상에서.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이 장관이다.



때마침 점점 맑게 개이는 날씨. 



용평리조트에서 보드타던 솜씨로 알프스 자연설 슬로프 보딩은 무리였나보다. 생각처럼 엣지도 안먹고 허벅지 터져나갈만큼 힘주면서 내려오니 체력소진. 일단 다음턴은 남편님 혼자 보딩하라고 보내고, 휴게소에서 휴식.

이대로 그냥 쭉 쉴까 말까 고민하다가 그래도 우여곡절끝에 여기까지 왔는데 한번만 타는건 너무 아쉬울것 같아서, 허벅지가 터져나갈것 같은 근육통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한번만 더 타기로 결정. 하지만 이 결정으로 큰 사단이 날 줄이야... 이때는 몰랐었더랬지.


다시 올라간 정상에서 본 풍경에 넋을 잃고 열심히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고 주머니에 넣었는데, 보딩하고 내려오면서 몇번 굴렀더니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빠져버린것. 안그래도 사진찍고 있을때 남편님이 핸드폰 잃어버린다고, 주머니에 잘 넣으라고 신신당부했는데 말이 씨가 되다니. 이 넓디 넓은 눈산에서 나의 자그마한 아이폰을 찾는다는건 거의 불가능.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안전요원들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핸드폰 찾는데 도움을 요청했다. 찾아보기는 하겠지만 아마 찾기 힘들거라고 하는 안전요원 아저씨. 그래도 나때문에 그 넓은 슬로프를 다 헤집으면서 내려오시느라 고생하셔서 고맙고도 미안했다.




사람이 개미같이 보이는 이 설원에서 아이폰 4, 너를 찾기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겠지. 아마도 한 천년쯤 지난 뒤에 후세 사람들이 내 아이폰을 발견한 뒤에 '아, 2000년대 사람들은 이런식으로 살았구나' 라며 자료로 쓰일지도 몰라. 후세사람들을 위해 나의 아이폰은 몽블랑에 고이 묻고. 


안녕, 이제 막 할부 끝난 나의 아이폰 4.



우울한 기분을 달래러 맛있는 저녁을 먹기위해 시내로 나왔지만 왠만한 레스토랑은 예약없이 갈수가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들어간 곳은 마치 명동에서 일본인 중국인 관광객들만 가는 외국인 전용 음식점 같은 불친절하고 비싸기만한 관광객들만 가는 피자가게. 정말 되는일이 하나도 없구나. 하아. 이 허무한 마음을 몽블랑 맥주로 달래고.




이튿날 샤모니를 떠나는 날 아침.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향한곳은 지역 경찰서.

여행을 떠나기전 혹시나 모를 사고에 대비해 여행자 보험을 들어놓았는데, 잃어버린 물건에 대한 보상을 받기위해서는 해당지역 경철서의 사건 경위서가 필요하단다. 샤모니를 떠나기 전에 경위서나 받아놓자 하고 들어간 경찰서에서 도둑맞은 물건에 대해서는 경위서를 써주지만 잃어버린 물건에 대해서는 써주지 않는단다. OMG! 어차피 못찾는거 그냥 도둑맞았다고 할껄.


별로 좋은 기억없는 이 동네를 어서 빨리 떠나고 싶다. 그래도 이제까지 불운이 가득했으니 앞으로는 행운만 가득하겠지?


+숙소 정보

Mont Blanc Spa Chalet 2박 트윈룸(조식 포함) : 150 euro

Posted by 빙그레씨


와인가도 본격 드라이빙. 

자동차를 몰고 유럽의 시골길을 달려보는것도 처음인데다가, 여행 준비할때 부터 와인가도에 대한 명성을 익히 들어서 솔직히 여기 올때 마음이 두근반,세근반 설레였는데 내 눈앞에 펼쳐진건 황량한 포도밭.


기대가 큰만큼 실망감도 두배.



그나마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양때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




황량한 포도밭 풍경. 

내가 기대했던건 윈도우 바탕화면이었었는데, 아무래도 추운 4월 초에 그런걸 기대한게 잘못이겠지.

우리가 비수기에 와서 그런거라며 다른 시기에 왔더라면 더 좋았을껄 하는 아쉬움만.



포도밭 사이로 달리다보면 중간중간 만나게 되는 조그만 시골동네.






쌀쌀하지만 신선한 공기와 맑은 하늘 그리고 한적한 시골 동네의 풍경이 마치 일요일의 전원일기 같은 느낌.





파리에서 스트라스부르로 갈때는 고속도로를 이용했는데 이렇게 국도를 달리니 한적하면서도 훨씬 운치있다.

길위에 차들도 별로 없고, 자전거로 이 길을 달려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실제로도 자전거로 이 길을 달리는 사람들을 많이 마주칠 수 있었다.




경치도 좋은데 잠깐 쉬었다 갈 겸 근처 쉼터에서 점심을 먹기로.

아침에 호텔에서 나오면서 빵집에서 사갖고 온 크로아상.




와인가도를 달리다가 도착한 마을.

너무 오랜만에 옛기억을 끄집어 내려니 이곳이 어디였던가 가물가물하다.

아마도 리크위르나 리보빌레 둘 중 한곳일텐데.


프랑스에서도 소문난 관광지라, 월요일 오전임에도 은근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유럽의 도시들을 다니다보면 흔히 만날 수 있는 소박한 간판.

번쩍번쩍한 네온사인이 없어도, 화려한 폰트로 치장하지 않아도 단순하고 위트있게 뭐하는 곳인지 알려주는 그런 간판들.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만난 식료품 가게.

패키지도 예쁘구나. 어디에 먹는 음식인고?



알자스 전통 집을 배경으로 분수를 찍었는데, 찍고보니 옆에 사람이 있었네.

아저씨들 카메라 의식하신듯.





알자스 지방은 와인산지로도 유명하지만 또 디저트 특히 초콜릿으로도 유명하다.

곳곳에 다양한 디저트를 파는 가게들이 있어서 쇼윈도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네의 기념품가게.

이 마을의 상징이 황새라 그런가 곳곳에 황새를 모티브로 한 기념품들이 많이 보인다. 

(음, 쓰다보니까 그럼 이곳은 리크위르였구나! 하고 이제 생각이 남.)




와인 산지 답게 동네 곳곳에 와인샵도 보이고. 하나 사고 싶었는데, 생각보다는 싸지 않아서 패스.


한참 돌아다니다보니 금새 출출해져서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내가 주문한 타르트 플랑베(알자스식 피자)와 남편이 주문한 이름모를 전골같은 요리.

타르트 플랑베는 너무너무 맛있었고, 전골요리는 고기가 비리다며 거의 남김. 


여행하면서 깨달은건데, 채소나 해산물 같은 경우는 그닥 실패할 확률이 적은데, 고기의 경우는 사용하는 조리법이나 향신료들이 달라서 호불보가 많이 갈리는것 같다. 때문에 실패할 확률도 높고. 해서 고기류를 시킬때는 되도록이면 불에 구운것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다음 행선지로 가기전에 이곳 명물 빵을 하나 사가기로. 

돌아다니다가 줄이 가장 긴 곳을 선택. 앞에 서있던 가족여행객은 한국분들! 

신기하다 이런 시골동네에서 같은 한국사람들을 만나다니. 젊은 부부에 어린 남자아이 둘이었는데, 속으로 이분들도 우리처럼 자동차여행객인가? 하며 혼자 므흣.


Posted by 빙그레씨



알자스 와인가도. Alsace Wine Route

알자스지방의 북에서 남쪽으로 약 170Km 이어져있는 와인산지들을 연결하는 길.


여행을 준비할때 일반 배낭여행할때랑 달랐던 점은 차를 가지고 다니는 여행이라 최대한 드라이브 코스 위주로 많이 알아봤었다. 그때 알게된 것이 프랑스 동부 알자스지방에 있는 와인가도.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프랑스는 와인 산지로 유명한 나라이고, 보르도나 브루고뉴외에도 수많은 와인산지들이 있는데 알자스의 와인가도는 포도를 재배하는 농가들이 있는 소도시들을 따라 여행 할 수 있는 루트이다. 이 루트를 따라 달리다보면 구불구불한 산길도 만나고, 좁은 도로의 양 옆에는 드 넓게 펼쳐진 포도밭을 볼 수 있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


우리는 일단 스트라스부르를 벗어나, 와인가도 초입에 있는 소도시 중 하나인 오베르니(Obernai)에서 콜마르(Colmar)까지만 와인가도를 달려보기로. 


하지만 정작 와인가도를 가려면 어느길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우리. 네비게이션에 'Wine Route' 라는 정보가 있을리 만무하고, 그렇다고 도시를 찍고 가자니 네비는 '빠른길' 아니면 '짧은길' 아니면 '톨비내는길' 이런 옵션뿐이라 이런식으로는 어디가 와인가도인지 알기가 힘들어 일단 여행의 시작 마을인 오베르니로 가서 관광안내소에 들려 정보를 얻기로 했다.




월요일 아침. 조용한 오베르니의 풍경.

오늘도 쉬는날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길에 사람들도 없고 한적한 동네.





관광 안내소를 찾기 위해 일단 마을 광장으로.

이곳도 알자스 특유의 전통 가옥들이 즐비. 대충 셔터만 눌러도 엽서가 되는 풍경.




마을의 랜드마크인 광장 한켠에는 대성당이. (유럽은 성당으로 시작해서 성당으로 끝난다는 말을 다시한번 실감)




살짝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예배를 드리고 있는 마을 어르신들.

천주교신자는 아니지만 왠지 마음이 경건해지는 예배당.





우리와 90일을 함께한 푸조 3008

관광안내소에서 와인가도에 대한 안내 책자와 지도를 받아들고 출발!


Posted by 빙그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