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날 방콕의 아침. BTS 프롬퐁역에 내리니 바로 앞에 공원이.









복잡하고 바쁜 방콕 한가운데에 한적한 공원이 있으니 기분이 묘하네.





아침의 한산한 골목 구경.





경비원 아저씨가 심심하지 않게 친구가 되어주는 야옹이.(인데 하필 사진찍을때 의자에 딱 가려서 안보이네;)








갑자기 어디서 한무리의 자전거때가. 뭐지, 패키지 투어인가. 줄줄이 잘도 간다.





방콕에서 많이 볼 수 있는 건축양식. 

원래 태국 고유의 양식인건지, 아님 퓨전인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독특하네.







딱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의 골목.

커다란 나무가 있고 잎들이 막 우거진 이런 모습. 치앙마이 갔을때 내가 좋아했던 골목길 풍경이 생각난다.





골목길을 계속 걷고, 걸어서 간곳은





Gastro 1/6@RMA





취향저격.






천장에도 온통 푸릇푸릇, 파릇파릇.





비밀의 정원에 들어온 듯한 기분.






식물원 같기도 하고.





이런건 왠지 치앙마이의 느낌이 가득하다.





테이블엔 빈티지한 포크와 나이프들.






더블샷으로 커피를 주문했는데, 뭔가 매우 진해보인다.

발리에서 마시던 커피가 생각난다.





주문한 Full English Breakfast.





Tasmanian Salmon.

노르웨이 연어였으면 안먹었을텐데(살충제 때문에), 타즈매니안 연어라 먹는다.





요 며칠간, 끼니는 그냥 길가다 현지인들 먹는 곳에서 주로 먹어서 식사비는 둘이 기껏해야 3000원 정도.

근데 이곳은 가격대가 좀 있는 편이다. 둘이서 3만원 정도. 대신 맛도 있다.


태국에 오기전에 보았던 주이킴님 블로그에서 보고 꼭 한번 와보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생각보다 정보가 없어서 찾기 힘들었지만 너무나 좋았던 곳. 딱 내가 좋아하는 초록초록 분위기의 야외 테이블. 한적한 골목에 위치해서 조용하게 시간을 보내기 더할나위 없이 좋았던 곳.

 

이런 브런치 가게는 태국의 부자들이 많이 오는 편인지, 다들 고급차를 가지고 오더라. 하긴 한끼에 1000원-1500원 하는 음식을 먹는 사람들이 한끼에 거의 10배 넘는 돈을 지불해야하는 곳에 오기엔 쉽지 않겠지. 다시한번 느끼게 되는 태국의 빈부격차.






아침을 거하게 먹고, 이번엔 Ari 동네로 이동.

마침 점심시간이라 골목골목 점심사먹으려는 사람들로 가득.





Summer Street.

저녁에 여기 해산물 구이 판다던데. 나 해산물 무지 좋아하는데.





골목골목 예쁜 가게들도 많고.





한적한 분위기의 아리.





Tokyobike.

방콕은 참 일본스러운 가게가 많은것 같다.





오토바이 택시 정류장.

방콕에서 요고, 오토바이 택시 한번 맛들이면 그 편리함에 헤어나오질 못한다.





비밀의 정원.





골목길.








리어카의 과일장수 방콕판.

트럭에서 야자열매 팔고 계시는 아저씨.







너무 덥고 다리아퍼서 근처 아무까페나 들어가기로.

근처에 좋아보였던 까페들은 모두 문을 안열어서(다들 늦게나 여는듯) 유일하게 문열었던 곳으로.






인테리어가 딱 일본 스럽다.





아침에 커피는 마셨기에, 망고 프라페와 애플 프라페.





까페에서 나와서 다시 골목길.

바구니에 물건 한가득 싣고 지나가던 아저씨.





지나가다가 길에서 로띠 팔길래.





먹기 좋게 요래요래 잘라주신다.





로띠가게 아주머니 옆에서는 오래된 재봉틀로 옷 수선하시는 아저씨가.

청바지 수선하시는 중. 나도 여기서 바지 맡길껄. 





완성된 로띠. 연유가 듬뿍 올라간 바나나 로띠. 반질반질 먹음직스럽다. 

크레페랑 비슷하지만 크레페와는 또 다른 맛.

로띠 한개에 1000원 정도 주고 사먹었는데, 급 시드니에서 $10(대략 만원) 주고 사먹은 크레페가 생각나며 배아픔. 역시 싸게 먹는게 맛있다며.





과일가게.





건물 골목.







BTS 역 바로 옆, 빌라 마켓이 있는 건물. 매우 고급진 식당들과 까페들이 모여있던 공간.



이날 방콕에서의 마지막 날이기에, 져녁에 무얼할까 고민하다가 카오산에 가보기로 했다. 작년 방콕에 들렸을때는 여행사에 들리느라 잠깐 카오산엘 가보긴 했는데 그때 밤에 오면 분위기가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기에.


하지만 결론은, 카오산은 갈데가 못된다는것.(적어도 우리한테는)


일단 거기까지 버스타고 가는데 길이 너무너무 막혀서 1시간 넘게 걸려서 도착하기도 전에 진이 다 빠져버렸다는 거.

그리고 카오산에 도착해서는 온갖 호객행위와 길거리를 꽉 메운, 방콕에서 일탈감을 맛보려는 매우 업된 청년들.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냥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빠져나가고 싶다는 생각 뿐.


카오산로드를 빠져나와 그나마 좀 한적한 람부뜨리 로드로가서 저녁을 먹었다. 

이번 여행으로 내가 어떤 곳을 좋아하는지가 좀 명확해 진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 사람이 별로 없고

- 조용하고

- 많이 알려지지 않은 곳. 


뭐 다 같은 말이긴 한데, 많이 알려지지 않은곳은 사람이 별로 없고. 그러다 보니 조용하니 말이다.


내가 좀더 어릴때 카오산에 왔다면 이곳을 좋아했을까? 잘 모르겠다.


이번 짧은 여행으로 남편과 여행의 의미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는데, 예전에는 뭐랄까 가능한한 많은걸 보고 싶었다. 주어진 시간이 짧았으니 최대한 많은곳을 가보고 많은것을 보고 싶어햇던것 같다. 그러다가 유럽일주를 기점으로 나의 여행에 대한 생각도 조금씩 바뀌어간것 같다. 

예전에는 가보고 싶었던 곳을 다 가봐야지 직성이 풀렸는데, 지금은 가보고 싶은곳이 있으면, 뭐 가면 좋고, 안가면 또 어떻고, 이런 주의다.


그냥 게으른 여행이 좋아졌으니까.(그럼에도 불구하고 되짚어 생각해보면 또 바쁘게 다닌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굳이 무언가 하지 않아도, 많은 곳을 가보지 않아도 그 자체로 내가 여행에 의미를 두고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남편님은 그냥 비행기를 타고 어디론가 간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다고 했으니.


다음번 여행은 어디가 될지 모르겠지만 그때도 서두르지 않고 게으른 여행을 하면 좋겠다.





Posted by 빙그레씨



방콕에서 생긴 반나절 정도의 혼자만의 시간.

뭘할지 미리 생각해보지는 않았지만, 천천히 시간을 즐기면서 지내보기로.


일단, 밀린 빨래를 하고 빨래가 되기를 기다리면서 느긋하게 커피를 내렸다.

고소한 커피향기를 맡고 있노라니 갑작스럽게 찾아온 여유로움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긴 일정으로 한국에 머물렀지만 여유도 없이 바쁘게 움직여야만 해서, 3주동안 무얼했는가 생각도 나질 않는다. 그냥 피곤했다는 생각뿐. 이곳에서 빨래를 기다리면서 천천히 커피를 마시면서야 아, 이제 한숨 돌릴것 같다, 라는 생각을 했다.


다 된 빨래를 널고서야 천천히 집을 나섰다.


평소에는 걸어다니던 길을, 이번에는 처음으로 오토바이 택시를 타고 이동해 보기로 했다. 


"빠이-삐띠에 까-" (BTS 역으로 가주세요)

다행히 잘 알아들으시고, 잘 데려다 주셨다. "껍꾼카-"



그리고는 길가다가 발견한 국수집엘 들어가서 대충 내가 아는 모든 태국어 + 손짓발짓을 동원해서 어묵국수도 시켜먹었다.

주인 할머니께서는 태국어로 나한테 이것저것 물어보셨지만 내가 대답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미소만 지을 뿐. 어디서 왔냐는 질문하고 싶으신듯, 타이완? 홍콩? 이라고 말을 거셨지만 코리아 라고 해도 못알아 들으시고. 


시장이 반찬이라 그런걸까, 이곳에서 먹은 어묵국수는 이제까지 태국에서 먹었던 국수중에 최고로 맛있었다. 계산할때, 밥먹으며 인터넷 검색해서 찾은 단어, 까올리-한국인 이라고 할머니께 말씀드렸더니 반가워하시며 까올리 까올리를 연거푸 얘기하셨다.


간단한 것들이지만, 혼자서 처음으로 해보지 않은 낯선것들을 하고 있노라니 별것 아닌것에도 왠지 모를 일탈감이 들었다.





다음으로 간 곳은, 내가 애정하는 곳. 갤러리 드립까페.

작년이랑은 다르게 왠 양형이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서양 형아는 나에게 태국어로 뭘 마실껀지 물어봤고, 나는 영어로 마시고 싶은것을 주문했다. 기분이 묘했다.







얼음이 가득한 아이스 까페라떼를 마시면서, 어제 이곳에서 구입한 엽서에 편지를 한장 썼다.

태국의 소인이 찍힌 엽서를 보내고 싶었다.





이곳에서 한참동안 시간을 보낸 후, 볼일을 마친 남편을 만나 숙소 열쇠를 건네주러 나갔다.


그러고는 다시 혼자가 되어, 이번에는 방금 쓴 엽서를 들고 우체국으로 향했다.

영어 한마디 써있지 않은 우체국이었지만, 남들 하는것 처럼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다가 내 차례가 와서 엽서를 보낸다. 쉽다. 

여러나라를 다니다보니 어딜 가든, 사람사는건 다 비슷비슷 하다는게 보인다. 





우체국 볼일을 마치고 간곳은 다시, 어제의 에까마이.





이번에는 골목 구경. 번화한 도로와는 다르게 매우 한적하고 운치있는 골목이다.







골목 끝에서 만난 Cafe 겸 편집샵 Onion.

좀전에 커피를 마시고 온터라, 까페엘 또 가긴 그렇고 옆의 편집샵만 구경. 예쁜 것들이 너무나 많다.

이곳에서 빈티지 선글라스를 하나 구입하고, 다시 길을 나섰다.





길 끝의 초록 풍경.





찾기 힘들까봐. 친절하게 Onion 가는 길 표지판.


에까마이 동네 구경을 끝으로 혼자만의 시간도 여기까지. 중간에서 남편을 만나 저녁을 먹기로 했다.







우리가 간곳은 온눗의 먹거리 야시장.

BTS에서 내려다 본 광경이 매우 이색적이다.





늘어서있는 길거리 음식점에서 각자 취향의 음식을 한접시씩 골라, 야외 테이블 아무곳이나 자리잡고 앉았다.

이런곳에서 맥주도 한잔 곁들이면 딱인데. 아쉽게도 저녁을 먹고 라이브 재즈 펍에 갈 예정이라 그냥 조촐하게 밥과 과일 주스를 마셨다. 역시 여행중에 먹는건 어느 고급레스토랑에서 먹는것 보다도, 길에서 사먹는게 제일 맛있는것 같다.





빅토리 모뉴먼트 역.

꽤나 큰 라운드 어바웃이다.





방콕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

모든 BTS 역이 이렇게 전부 고가보도로 연결이 되있으면 어떨까? 라는 상상을 잠시 해보았다. 재밌을거 같은데.






방콕의 밤. Saxophone pub에서 라이브 연주와 함께.


남편이 이번 방콕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곳이라고 했던. 뭣도 모르고 일찍 간 덕에 연주자들 바로 옆에 앉게 되어, 그야 말로 생생한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내가 지나가는 말로 썸타는 사이에 이곳에 오면 100%  관계 진전! 일꺼라고, 그정도로 분위기에 한껏 취할 수 있었던 공간이었다.



Posted by 빙그레씨

일년만에 또 방콕엘 왔다.

일부러 방콕에 오려고 했던건 아니고, 한국에 가게되어서 다시 시드니로 오는 편도 티켓을 알아보다보니 방콕 스탑오버 티켓이 있길래. 겸사겸사.


이제까지의 여행중 대부분은 싸게 가기위해 경유티켓을 사서 많이 여행했었는데, 한번도 경유지 여행을 해본적이 없었다. 대부분 그냥 '환승' 이 목적이었을 뿐.

암튼 이번에는 경유지에 내려서 구경을 하다가 다시 집으로 오는 비행기를 타려니, 왠지 공짜 여행을 한것만 같은 기분이다.






방콕에 도착한 다음날 아침, 우리가 향한 곳은 시암센터.

딱히 목적이 있어서라기보다, 그냥 뭘해야 할지, 어딜가야 할지 몰라서 작년에 한번 가봤던, 익숙한 시암으로 가봤다. 간김에 근처에 있는 BACC(Bangkok Art and Culture Center)나 둘러보고 거기 1층에 있는 갤러리 드립커피나 갈까 하고 발길을 향했다.


근데, 시암센터 한구석에 위치한 오픈된 공간의 까페에서, 라마르쪼꼬의 머신을 쓰고 있는게 아닌가!!

커피러버인 우리 둘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원래 가려던 갤러리 드립커피 말고 이곳에서 커피한잔 하고 가기로.

까페 이름 참 길다.


I+D Style Cafe X Brave Roasters




언제나와 같이 플랏화이트.

메뉴에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고, 일단 물어봤는데 있단다. 얏호.

맛도 썩 괜찮다.





사실 쇼핑센터에 입점해 있는 까페나, 어느 건물 한 구석의 오픈된 공간에 있는 까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곳은 (커피 맛때문에) 꽤나 괜찮았다. 까페 안에 여러 디자인 제품들도 한켠에 진열되어 있어서 중간중간 눈요기도 하고.





시암센터를 나와 원래 가려뎐 BACC를 향해.




Bangkok X City of Life




알록달록. 방콕의 풍경.




BACC 내 갤러리 드립 커피.

작년에도 이곳에 들려서 커피를 한잔했었는데. 작지만 아늑한 공간.

이번에는 커피는 이미 마셨으니, 엽서만 사러 들어갔다. 방콕의 감각있는 디자이너들의 제품들을 팔기도 하는 곳이라 구경만 해도 눈이 즐겁다.





숙소로 돌아오는길에 출출해서 무삥(돼지고기 꼬치구이) 한개와, 까오니여우(찰밥).

태국의 찰밥은 뭐든지 같이 먹는 음식을 더 맛있게 만들어 준다. 쏨땀이랑 먹어도 맛나고, 닭구이랑 먹어도 맛나고 꼬치랑 먹어도 맛나고. 언제부턴가 태국음식 먹을때 마다 빠지지 않고 시켜 먹는 까오니여우.







집에서 한참 쉬다가 더위가 한김 꺾일 무렵 밖엘 나오니, 길에 요런 풍경이.

퇴근길 공장 앞에 간이 시장이 섰다. 퇴근 하던 사람들이 하나 둘 저녁 먹거리를 사가는 모습이 정겹다.






배만 안불렀으면 여기서 뭐라도 먹고 가는건데.





길따라 걷기.





저녁 무렵 향한곳은 일본인들이 많이 산다는 에까마이. 

이근처에 들리고 싶은 빈티지 샵이 있기도 하고, 저녁에 근처 크래프트 비어를 판다는곳이 있어서 겸사겸사.





아, 이쁘다.




(UN)FASHION

요기서 이쁜 빈티지 슈즈를 하나 구입.








광장 같은 곳을 둘러싸고 여러 까페와 샵들이 모여있어서, 복작복작한 방콕에서 약간의 한가함과 여유로움을 느낄수 있는 곳.





그리고 최종 목적지, Mikkeller.

여기 찾는데 너무 어렵다. 인도가 없는 길을 따라 가야해서 몇번이나, 이길로 가는게 맞나? 할 정도로.

하지만 가다보면 방금까지의 수고가 전혀 헛된것이 아님을 느끼게 되는 비밀의 장소같은 곳.





들어갑니다.




방콕의 밤을 느끼기에 더할나위없이 좋은 야외 정원.




술을 마시기엔 좀 이른시간이었는지, 사람이 별로 없었다.

약 31가지정도의 크래프트 비어가 있었는데, 직원이 먼저 취향을 물어보고 권해주는 몇가지를 시음해 볼수 있다는게 좋았다.





나는 과일향이 상큼하게 나는 필스너, 남편님은 IPA로.






이렇게 자연친화적인 공간 너무 조으다.

(단, 너무 자연친화 적이라서 모기한테 헌혈하면서 맥주를 마셔야 함)







얼마전에는 파티도 있었던 모양이다.

모기에게 뜯기면서 가볍게 한잔씩만 하고, 저녁을 먹으러.




근처에 있었던 사바이짜이-라는 이름의 식당.

사람들이 바글바글. 맛집인가보다.

역시나 빠질수 없는 까오니여우(찰밥)을 주문하고, 솜땀과 까이양(구운닭)에 사태까지.

너무 많이 시켰나 했지만, 역시나 다먹음.


남들은 식사를 하고 2차로 술을 먹으러 가는데, 우리는 술을 마시고 2차로 밥을 먹으러 온다. 이상한 커플이다.



Posted by 빙그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