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알자스지방의 리크위르에서 나와 계속 와인가도를 따라 남쪽의 콜마르까지 갈 계획이었으나 나의 컨디션 저조로 인해 급 경로 수정.


여행출발전 심한 몸살감기에 걸려있던데다가 파리도착하면서는 물갈이를 하는 바람에 계속 속도 안좋았는데, 장시간 차를 타고 다니니 멀미까지 더해져서 이건 여행이 아니라 고행. 오죽하면 남편한데 멀미가 심해서 차 못타고 다니겠다며; (이번 여행의 취지는 자동차 여행이란 말이다!) 암튼 이날 더 이상 차타고 돌아다니는건 무리인듯하여, 첫 캠핑을 하기로 한 프랑스와 독일 국경근처에 있는 프라이부르크로 이동.


사실 여행준비할때 숙소는 파리 처음 도착할때만 빼고는 계속 캠핑을 하기로 했는데, 미리 한국에서 캠핑장에 대해 알아보고 간다던가, 예약을 한다던가 하지는 않았다. 유럽의 캠핑장 정보가 담겨있는 ACSI 책자만 사면 만사 해결일거라 생각하고 그냥 출발했는데, 문제는 우리가 그 책을 파리에서 구할 수 없었다는것! 그래서 일단 첫 캠핑지는 스트라스부르 에탑호텔에 묵을때 미리 인터넷으로 알아본 뒤에 출발하였다.


알아볼때 구글에서 1. 프라이부르크 도심과 가장가까운곳 2. 캠핑 비수기인 4월 초에 문을 여는곳 3. 후기가 많은 곳

이라는 조건으로 검색을 했는데 이조건에 딱 부합하는 곳을 발견! 히르츠베르크라는 캠핑장으로 결정. 


유럽에서의 첫 캠핑이라 캠핑 초보인 우리는 어리버리 하며 캠핑장을 찾았다.

캠핑장에는 미리와서 자리잡고 있는 캠퍼들이 많았는데 죄다 캠핑카들. 리셉션에 우리가 텐트칠꺼라고 말하니 하나같이 이렇게 추운데, 괜찮겠냐며. 물론 이 추운날 텐트에서 그냥 자면 춥겠지만 우리는 한국에서 공수해 전기요라는 온 비장의 무기가 있었기에. 




드디어 처음 텐트 개시!

4인용 텐트라 펼치니 생각보다 크기가 크긴크다.


+ 에피소드

처음 리셉션에서 텐트칠꺼라고 말하니 리셉션 아저씨가 스몰텐트냐고 물어보았다. 

태어나서 캠핑이 처음인 나, 스몰텐트의 기준이 뭔지 몰라서 일단 그렇다고 하고. (왠지 큰거라고 하면 돈 더 내라고 할까봐;;)

아저씨가 안내해준 자리에서 텐트를 펴기 시작. 근데 사이트가 너무 작아서 텐트가 사이트를 넘어간다; 게다가 아래쪽은 비탈길이라 텐트를 치면 잠잘때 기울어서 자야할것 같은 형태가...


어떻게 해야 하나 한참 고민하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오시더니 다른 자리를 안내해준단다. 

'이대로 텐트치면 너네 아마 굴러떨어질지도 몰라 하하' 이러면서.

우리가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텐트를 치는데, 아저씨 '근데 너네 텐트에서 자면 춥지 않겠니? 밤에는 꽤 추운데.' 라며.




아저씨가 안내해준 새로운 텐트사이트. 처음보다 훨씬 넓다.

옆집에는 미리 와있던 캠핑카가 한대 있었고, 그 주변으로도 온통 캠퍼밴 혹은 캠핑카.




완성된 텐트.

텐트 한켠에 침낭이랑 이불을 펴놓으니 아늑한게 그럴듯해보인다.

물론 바닥엔 전기요도.



텐트 구축하자마자 허기가 돌아서 바로 저녁을 해먹기로.

우리의 첫 캠핑장 요리는 바로 라면!

뭐니뭐니해서 야외에서 먹는 라면이 제맛이지. 


코펠에 버너로 라면을 끓이려고 했는데 캠핑장 입구에 불 피우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어서 캠핑장 초보인 우리는 버너쓰면 안되는가봉가 하며, 요술 밥통으로 라면 끓이기! (알고보니 바베큐같은거 할때 장작불때지 말라는 의미, 다 해먹고 나니 다른집들은 다 버너로 뭐 해먹고 있었다;)

처음 해먹어보는 밥통 라면이었지만 둘다 힘든 노동뒤에 허기가 졌던터라 완전 맛있게 냠냠.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남은 시간에 뭐 할까 하다가 프라이부르크 시내가 가깝다고 해서 소화도 시킬겸 슬슬 구경하기로.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주변이 산이라 그런가 벌써 어둑어둑.




길따라 가는 곳 한켠엔 조용하게 흐르는 수로가 있어서 운치있었다.





조용한 주택가 동네.

거리는 깨끗하게 정비되어있고, 질서 정연하며 한적한 분위기.

프랑스와는 상당히 상반된 분위기다.



캠핑장에서 시내까지 15분 거리라고 한것 같은데 한참을 걸어서야 도착.


저녁 9시쯤 된것 같은데 도시에 인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유럽은 상점들이 일찍 닫는다고 하더니, 어쩜 문 연가게도 없고 길에 사람도 없어서 마치 죽은 도시에 와있는 기분.

그래도 독일에 왔으니 맥주라도 사서 캠핑장에서 마시려고 온 시내를 돌아다녀 보았으나 결국 문연가게를 찾지 못해서, 아쉽지만 내일을 기약하며 캠핑장에는 빈손으로 돌아왔다.



+ 캠핑장

Camping Hirzberg

http://freiburg-camping.de/wEnglisch/


한국인들이 많이 다녀가는지, 한국어 설명도 구비되어있음.


*캠핑장 가격

차1 + 텐트 + 사람2 + 전기 사용 = 22유로 / 1박 

세탁코인 5 유로

인터넷 - 웹사이트에서 금액 충전후 사용하는 방식.

Posted by 빙그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