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목적지는 디즈니사의 로고로 쓰여서 유명해진 노이슈반스타인 성이 있는 퓌센(Fussen). 퓌센 근처에서 캠핑하기 위해 근처 캠핑장을 알아보았지만 퓌센에는 캠핑장이 없고,가까운 동네인 슈방가우 근처에 몇개 캠핑장이 있는것 같길래 그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캠핑장을 향해 가는길에 남편이 저길 보라며 손짓하는 곳을 쳐다보니,



말 목장이라고 해야하나? 저곳에서 몇몇 어린아이들이 조랑말을 타고 승마연습을 하고 있었다. 

유럽에 와서 느낀건데 이곳 사람들은 참으로 취미생활이 다양하다. 프랑스에서 데카트롱에 캠핑장비 사러갔을때 그곳에서 축구, 야구, 테니스, 등산 등의 운동용품은 물론이거니와 캠핑, 발레, 낚시, 승마, 카누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운동용품을 팔아서 놀랐었는데. 승마도 단순히 말 목장에서 체험을 하는게 아니라, 자기 말을 가지고 말 전용 트레일러에 실어서 저런 목장에서 본인 말을 타고 연습을 한다. 말 한마리 가격이 거의 차 한대 가격이라던데 본인 말을 가지고 다닐정도의 경제적인 여유가 부럽기도 하고, 사회 전체가 저렇게 다양한 레저를 즐기는 분위기라는 것도 부러웠다.


뭐, 부러운건 부러운거고 일단 우리는 당장 우리 몸 하나 뉘일 곳이 필요했으니 굴러라 유럽 책과 ACSI 책자를 참고하여 근처 캠핑장 후보지 두군데를 선정, 일단 한번 답사를 하기로 했다. 

처음 간 곳은 리셉션이 열지도 않은데다 그닥 특색이 없는 곳이라 패스, 다음 후보지 캠핑장으로 가보기로 했다.



도착한 두번째 캠핑장은 우와아아아,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게 만들정도로 멋진 호숫가 바로옆 캠프사이트!






영화에서나 나올것 같은 호숫가 캠핑장 풍경에 한참을 이곳에서 서성거리고. 체크인 해야 하는데 발길 떼야하는게 힘들었다.


하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아직 눈이 채 녹지 않을 정도의 추운 날씨. 게다가 점점 날이 흐려지는게 곧 비나 눈이 올거 같아서 텐트를 쳐야 할지 아니면 전날 미텐발트에서 묵었던것 처럼 캠핑장 내의 아파트먼트 같은 숙박시설을 이용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이틀이나 아파트먼트에서 묵게되면 예산이 꽤 많이 들게 되고. 돈이냐 편안함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결국 추운데 밖에서 자기도 싫고 비나 눈이 오면 텐트 치고 걷는것도 힘들어서, 이번 한번만 더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아파트먼트에서 자기로 하고 리셉션에 가서 체크인.


허나 우리의 이런 고민이 모두 무색하게도, 하필!! 이날 단체 수학여행온 학생들이 있어서 빈방이 없다고. 우리에겐 텐트외에는 옵션이 없었다. 정말이지 이날만큼 텐트에서 자고 싶지 않았던 날이 없었던것 같다. 이 추운날 텐트 숙박이라니...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것 같은 날씨, 우리 텐트 주변으로는 모두 permanent 캠퍼들. 한마디로 이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처음엔 호숫가 바로 옆에 위치한 캠핑장이라 좋았던 첫인상이, 점점 흐려지는 날씨 슬슬 내리기 시작하는 비인지 눈인지 모를 그것. 그리고 왠지 난민촌 같아 보이는 permanent 캠퍼들의 판자집 같은 카라반들 때문에 썩 유쾌하지 않아졌다.


얼른 텐트를 치고 리셉션 건물 2층에 위치한 레스토랑겸 까페에서 따끈한 커피한잔 하기로. 안으로 들어가니 손님처럼 보이는 단체손님들은 알고보니 스태프들. 진짜 손님은 우리 둘뿐!

따뜻한 아메리카노 두잔을 주문한 후 버릇처럼 핸드폰을 열었는데...어라??? 인터넷이 잡힌다!!!!

리셉션에서 체크인할때 와이파이 쓰려고 2시간짜리 이용권까지 구입했는데, 럴수럴수 이럴수가..까페에서 무료 인터넷을 쓸 수가 있었다니! 덕분에 우리는 다음날 갈 곳에 대한 정보 써치 및 그간 밀렸던 한국 소식 확인까지 커피 달랑 두잔 시켜놓고 한 세시간동안을 서로 말도 안하고 인터넷만 했었다. 

추운 텐트에서 덜덜떨면서, 공유도 안되는 한개의 패스워드로 서로 "나도 와이파이 좀 써보자" 라며 실갱이하며 남은 1분도 아까워서 빠득빠득 알아볼거 다 알아보며 시간 다되어 끊기면 그제사 아쉬운 입맛을 다셔야 했던 이제까지의 인터넷 사용 환경을 생각하면, 이곳은 천국임이 분명하다. 따뜻한 실내에서 커피한잔의 여유와 함께 누리는 인터넷 천국이여!!




텐트로 돌아와 저녁거리 준비. 


오전에 ALDI에서 장본것들을 풀어놓으니 뭔가 꽤 많아보인다.

독일 여행에서 젤 좋았던 점은 바로 장보기였던 것 같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훨씬 저렴한 물가에 특히나 유기농에 민감한 이나라 국민들 특성때문에 왠만한 식재료에 bio가 붙지 않은건 찾아보기도 힘들다. 덕분에 저렴하면서도 안전한 먹거리들을 마음것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쌀과 똑같이 생긴 쌀도 팔고(보통 500g에 1유로선) 해서 먹는데는 걱정이 없었다.



이날 저녁은 닭가슴살 구이를 곁들인 토마토 파스타와 토마토 모짜렐라 샐러드. 슥삭슥삭 조리해서 샤샤샥 담으면,



짜잔- 오늘의 요리 완성. 더불어 ALDI에서 산 맥주와 함께.(근데 ALDI에서 파는 맥주는 맛없다. 파는 맥주가 이거밖에 없어서 사오긴 했는데)



다음날 아침, 밤새 내린 눈때문에 쫄딱 젖은 텐트를 말리지도 못하고 대충 물기만 털어내고 텐트 접기. 완전 찝찝하다.(결국 이날 눈비 맞아서 축축해진 텐트를 결국 일주일동안 펴지도 못하고 썩히게 되는 일이 생길 줄 이날은 몰랐었지...)

텐트안에서는 다행히도 전기장판덕에 춥지 않게 잘 수 있었는데, 샤워실에서 우리 텐트 사이트까지 왔다갔다 하는데 계속 눈비 맞으면서 다니려니 춥고 기분도 참...그랬다. 여튼 아침일찍 정리하고 바로 이날의 목적지로 이동.



월트디즈니사의 로고로 쓰여 유명해진 노이슈반스타인 성. 

아마 노이슈반스타인 성은 들어본 적 없어도, 저 로고에 나와있는 성은 다들 한번쯤은 봤을 듯. 실제로 보면 그렇게 멋질수가 없다는 소리를 듣고, 오로지 저 꿈과 환상의 성을 직접보기 위해 퓌센에 온 우리.



아침 일찍 부터 티켓부스에 줄이 상당하다. 우리와 비슷한 시간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도착해서 왠지 모르게 우리도 같은 일행인것 마냥 사이에 끼어서 티켓팅. 노이슈반스타인성은 아무때나 입장하는게 아니라 정해진 시간대 별로 입장이 가능한데다, 각 언어별 안내가 지원되어 티켓살때 원하는 언어를 말하면 된다. 다행히 한국어 안내도 지원이 가능! 그리고 남편은 한국에서 미리 만들어간 국제학생증 덕분에 반값으로 입장료 구입!(방통대도 국제학생증 발급이 가능해서 유용하게 써먹었다)

 


노이슈반스타인 성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호엔슈방가우 성. 티켓살때 노이슈반스타인 성과 호엔슈방가우성을 함께 보는 티켓도 판매하였는데, 우리의 목적은 오로지 디즈니성!



산꼭대기에 위치한 성에 가기위해서는 이런 길을 계속계속 오르고 올라야 한다. 가이드북에는 가파른 길을 올라가야 한다고 되어있었던것 같은데 뭐 서울에서 남산한번 올라가본적 있는 사람들에겐 이정도는 껌.



걸어올라가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말이 수레에 싣고 언덕까지 올라가긴 하는데 완전 꼭대기까진 안가는게 흠. 물론 유료다.



계속 오르고, 오르고 또 올라간다.



저어기 아래에 올라 올 때 보았던 호엔슈방가우 성이 까마득하게 멀리 보이고.



그리고 드디어 마주한 노이슈반스타인성, 두둥. 근데 뭔가 좀 이상하다?



이러한 멋진 전경을 기대하고 왔는데...



안개에 가려서 성의 멋진 모습이 하나도 안보인다!!! 대실망. 

그래도 내부 구경은 판타지 성에 입성한것 마냥 신기하고 재밌었다. 안타깝게도 사진촬영이 허용되지 않아 눈으로 보고 머리로 기억해야 했지만 루드비히 2세가 이 성을 짓기위해 돈을 엄청나게 쏟아부었구나, 하는 감상으로 마무리.


나오는길에 기념품 샵을 지나, 성 안에 있는 까페에서 잠시 커피 한잔만 하고 나가기로. 근데 이곳은 뭔가 셀프다?

샐러드 부페 레스토랑 한켠에 있을것 같은 커피머신에서 원하는 내용을 뽑은 후에 카운터에서 계산하는 시스템. 근데 아무리 찾아봐도 아메리카노라는 메뉴가 없다. 에스프레소나, 라떼, 카푸치노는 있는데. 흠.. 뭐지? 아메리카노를 마시려면 에스프레소 버튼을 일단 누른후에 뜨거운 물 버튼 눌러서 타 마시면 되는건가? 해서 두잔을 각기 에스프레소 + 뜨거운 물로 아메리카노 완성!

근데 찾을땐 안보이던 웨이트리스가 우리한테 다가오더니, 에스프레소 2유로, 뜨거운물 사용 2유로 한잔에 4유로를 내란다!! 아메리카노는 알고보니 다른 이름으로 따로 메뉴가 있었는데 우리는 몰랐을 뿐이고. 사정을 설명해 보아도 뜨거운물은 차 마실때 사용하는 메뉴라서 돈을 받아야한다고. 결국 두 잔에 8유로 지불. 아까운 내돈, 결국 이 맛없고 비싼 커피를 마시면서 우리는 하나 깨달은게 있었다.


"모르면 무조건 물어보자"



노이슈반스타인 성에 오기전에 미리 알아본 사전정보에 의하면 이 성의 전경을 제대로 보기위해서는 성 건너편에 위치한 마리엔 다리위에서 그 멋진 뷰를 제대로 감상 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 마리엔 다리로 고고씽.


근데 겨울이라 눈이 많이 와서 아직 제설작업을 하지 않아 마리엔 다리로 들어가는 입구에 들어가지 말라는 푯말이. 결국 이것도 안되는건가 하고 포기하려고 하는데, 어라? 사람들이 하나둘씩 들어가기 시작한다? 어떻하지? 나도 가보고 싶은데. 워낙 원칙주의자인 남편은 들어가지 말라고 한데니까 들어가면 안된다고 하고, 근데 눈도 많이 녹은데다가 다들 가는데 이럴때 다같이 가면 좀 안전하지 않을까 싶어서 마음은 좀 찔리지만 살짝 갔다와 보기로.



눈길, 빙판길을 한참 지나서 만난 마리엔 다리.



미리 올라간 사람들은 다리위에서 추억의 한컷을 담고.



마리엔 다리위에서 보이는 노이슈반스타인성.

와아, 이런 모습이었구나! 아직은 안개때문에 성이 많이 가려져있긴 하지만 그래도 성의 전경을 보니 아까와는 다른 감동이 밀려왔다. 멋지다 정말 멋지다.



아침부터 흐린날씨에, 커피값 실수에 웅크려져있던 마음도 가뿐해져서 하산.


이제 다음은 어디로 갈까나?


+ 캠핑장 정보

camp bannwaldsee 


요금

차1 + 사람2 + 텐트1 + 전기(핫샤워 무료) : 1박 26유로.


Posted by 빙그레씨




아침 일찍 캠핑장을 나와 장보러 가는길. 이른 아침이라 도로에 지나다니는 차도 별로 없고, 날씨는 안개가 자욱한데다 풍경은 가지만 앙상한 나무들뿐이라 분위기가 더욱 스산하다.




어제 캠핑장 가는길에 지나친 가르미슈파르텐키헨을 다시 지나서,



우리가 도착한 곳은 독일의 대형 마트 체인, ALDI.

나중에 여행의 노하우가 쌓이면서 깨닫게 되었지만 식료품 구입면에서 ALDI는 비추. 종류도 별로 없고 특히나 우리가 기대했던 독일 맥주는 정말 싸구려 맥주들만 있어서 마구마구 실망했던 기억이. (하지만 싸긴 정말 싸다) 






마트에서 당분간 먹을 식량을 한가득 산 뒤에 다시 왔던길을 되돌아 미텐발트로. 덕분에 가르미슈파르텐키헨은 무려 세번이나 지나치게 되었다.




드디어 미텐발드 도착!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가장 신경이 쓰였던 부분은 도시 내 주차. 이곳에서도 어디에 차를 세워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 일단 길가에 현지인이 차를 주차해 놓은게 보여서 따라서 주차를 했다. 하지만 어디에도 주차정산기가 보이지 않아 혹시나 하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여기에 주차하는건 등록된 차량만 가능하단다. 조금더 가면 공영주차장 같은게 있으니 그리가서 주차를 하라는 친절한 조언까지. 물어보길 잘했다. 그냥 주차하고 돌아다녔으면 아마 벌금이 어마어마 했을텐데.



공영주차장에 편안히 주차를 하고, 본격 시내 구경.

가장 먼저 보이는 Rathaus. 우리식으로 따지면 시청같은 건물이다. 

독일 여행내내 어딜가나 Rathaus라고 써있는 건물이 많이 보여서 처음에는 저게 투어인포 센터인가?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시청이란다. Rathaus는 보통 시내 중심가에 있어서, 처음가는 도시에서는 길을 모를땐 그냥 Rathaus를 중심으로 돌아다니거나 아님 Tour info center에 가서 맵을 얻거나 둘 중하나 골라서 시작해도 반은 성공!



이곳은 Rathaus 바로 옆이 Tourist Information center였네!

이곳에서 미텐발트에 대한 브로셔와 맵을 얻은 뒤, 다시 본격 동네 구경!





미텐발트는 도시 대부분의 건물 벽에 그려져있는 중세 프레스코화로 유명하다. 그래서 동네를 돌아다니며 그림 구경하는게 쏠쏠하다.



기념품 가게 창가에서 무언가를 유심히 보고 계시던 노부부. 우리나가 같으면 할머니가 창가에서 무언가를 보고 계시고 멀찌감치 할아버지가 서있는 그림이 일반적인데 여행하면서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는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질 만큼 다정해 보이는 분들이 많았다. 



마치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에서 인위적으로 꾸며놓은 유럽형 거리 분위기가 연상되는 마을 중심가.



조금 돌아다니다 보니 점심때가 되어 들어간 케밥집. 독일에서 값싸고 배부르고 맛있게 한끼를 때울수 있는 곳은 케밥집 만한곳이 없다. 그런데 그런생각은 우리만 하는건지, 아니면 우리만 가난한 여행자 인건지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손님은 우리뿐.



뭘 먹을까? 고민하는게 아니라, 어딜가볼까? 고민중.




각자 메뉴 한개씩을 주문했는데, 세상에 내가 주문한 케밥은 내 팔뚝만해서 결국엔 저 케밥은 다시 포장하여 비상식량으로 먹기로. 이렇게 두개에 13Euro.  




두둑히 배를 채우고 향한 다음 목적지는 바이올린 박물관.

박물관이라길래 보통 생각하는 국립 xx 박물관, 현대xx 박물관 같은 외관을 생각하고 갔더니, 일반 주택가 중간에 마치 누군가의 가정집으로 위장한것 같은 모습으로 살포시 존재하고 있어서, 벽에 걸린 조그만 바이올린모양의 간판이 아니었다면 그냥 일반 가정집이라 생각하고 못찾을뻔 했다.(하지만 그런게 또 매력적이기도 하다. 웅장하고 화려하지 않아도, 있는듯 없는듯 주변과 어울리는 공간)


사실 미텐발트는 바이올린을 만드는 도시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이곳에는 바이올린 만드는 학교도 있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바이올린 장인이 이 학교 출신이기도 하다.






사실 나는 바이올린을 켜본적도 없고, 바이올린이야 뭐 그냥 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거 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는데, 이 곳에서 바이올린 제작 학교의 학생들이 어떻게 바이올린을 만드는지에 대한 영상을 보고 나니 나도 저렇게 악기를 만들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하나의 바이올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괜히 장인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까지.(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읽었던 방망이 깎던 노인도 생각나고)




미텐발트는 알프스의 한자락에 위치한 도시라 겨울도시의 느낌이 물씬.

여름에는 트레킹 코스로도 유명하다던데 4월의 미텐발트는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도 찾기 힘들정도로 춥고, 쓸쓸했다.




동네에서 왠만한건 다 구경한 뒤라, 괜시리 중앙역 기차길도 한번 구경해 보고.

그래도 시간이 아직도 한참이나 남아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브로셔에 나와있는 내용중에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 Giant Telescope를 볼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이거다!


케이블카 승강장은 대충 방향만 인지하고 걸어가려 했건만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아, 안되겠다 싶어 주차장까지 다시 내려와서 차를 가지고 올라가기로.(걸어갔으면 후회할뻔, 차를 가지고 10분이나 가야 승강장이 나오더라.)




브로셔에 나와있던 "Giant Telescope" 사진.

이걸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두근반, 세근반 하면서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갔건만, 동절기 운행 중단. 하아...


결국 미텐발트 구경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바로 캠핑장으로 이동하기로. 그리고 이날 캠핑장에서도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줄은 생각도 못했었더랬지.


Posted by 빙그레씨

별 특색없던 아우구스부르크 캠핑장을 떠나 뮌헨으로 가는 날.

매년 10월이면 수만의 인파가 몰려드는 옥토버페스티벌의 고장, 뮌헨! 비록 페스티벌의 계절은 아니지만, 뮌헨에 가면 맥주를 원없이 마셔봐야겠다는 경건한 마음가짐으로 여행길을 떠났다.

아우구스부르크에서 뮌헨까지는 1시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거리. 차 안에서 론리플래닛의 가르침 - 뮌헨에 가면 꼭 이 한마디를 써 먹어보라, "아인 비어 비테 Ein Bier Bitte(맥주한잔 주세요)"  을 실행하기 위해 열심히 반복해서 저 한마디를 중얼중얼. 나도 꼭 써먹어 보리라!


뮌헨은 근처 캠핑장에서 1박하며 구경하기로 했기 때문에, 먼저 캠핑장으로 향했다. 캠핑장으로 향하는 길에 '뮌헨을 구경하는데 1박만 해서 될까? 2박하면서 느긋하게 구경할까?' 라며 룰루랄라. 

캠핑장은 전날 ACSI 책자와 굴러라 유럽 책자를 참고하여 뮌헨 근교에 있는, 캠핑장에서 대중교통 이용이 가능한 곳으로 정한 뒤 직접 가서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출발한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도착한 캠핑장, Campsite Munchen-Obermenzing.

우리가 너무 일찍 도착하는 바람에 캠핑장 리셉션에는 사람이 없었고, 캠핑장 청소하는 중이어서 우선 체크인 하기 전에 캠핑장을 한바퀴 둘러보기로 했다. 기대와는 달리 너무나도 썰렁했던 캠핑사이트와 그저 그런 화장실.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앙상한 가지의 나무들에 구름이 잔뜩낀 날씨까지 더해져 분위기가 썰렁하다 못해 을씨년스럽기까지. 안그래도 전날 묵은 아우구스부르크 캠핑장에 좀 실망했던터라 이번 캠핑장은 좀 더 경치도 좋고 시설도 좋은 곳에서 머물고 싶었는데, 그 전 캠핑장이랑 별반 차이가 나지 않았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가지고 있는 책자를 총 동원해 다른 곳을 한번 더 가보고 결정하기로.

그렇게 해서 찾아간 두번째 캠핑장도 역시나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


대도시 근처 캠핑장이라 그런가 자연환경이 멋있지도 않고, 그렇다고 도시랑 완전 가까운것도 아니어서 뮌헨 캠핑장들은 우리에게 메리트가 크게 떨어졌다. 그래서 차라리 파리에서 지냈던것 처럼 뮌헨에서는 도시안에있는 자동차호텔에서 묵는게 더 나을것 같다는 결론을 내고, 네비게이션에 예전에 한번 얼핏 들어봤던 독일의 체인 호텔 'Motel One'을 검색, 찾아가기로 했다.


뮌헨에 진입하자마자 느껴졌던 대도시의 풍경. 이제까지 다녔던 도시들은 중세풍의 관광지 도시였다면 이곳은 마치 서울과 같은 고층빌딩에 현대식 건물들, 수트입은 사람들 등 다양한 현대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었다. 익숙한 풍경이면서도 새로운 느낌. 


하지만 어느 나라나 대도시에서 흔히 있는 '교통 체증'.


도심에 진입하면서부터 꽉막힌 도로와, 복잡한 도로 체계. 과연 지금 내가 가는길이 정주행인가 역주행인가, 이 길로 가도 되는건가 안되는건가. 살 떨리게 하는 일방통행로와 트램길. 네비게이션은 직진이라고 하는데 공사때문에 알지못하는 우회도로로 가야하는 상황들. 호텔을 찾아가는 과정부터가 패닉이었다.


그래도 우여곡절끝에 호텔을 찾아 차를 대고 체크인을 하려고 했으나, 무슨 호텔 주차장이 일반 게스트용 주차공간도 없어! 주차하려면 숙박키가 있어야 하는데, 숙박키를 얻기 위해서는 체크인을 해야 하고. 체크인 하려면 차를 세워야 하는데;;;

어쩔수 없이 주차장 게이트에 살짝 남편이 차를 정차시키고 혹시나 모를 상황에 차에서 대기, 나 혼자 체크인을 하러 호텔로 들어갔다. 파리에서 지냈던 etep 호텔에 비해 Motel One 시설이 너무나도 좋아서 속으로 횡재를 부르며 체크인을 하려했는데, 세상에나! Fully booked! 만실이라 방이 없단다. 다른 지점을 찾아가볼까도 했는데, 이미 스트레스 지수 99%에 다다른 우리는 차라리 한시라도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이럴땐 포기가 참 빠르다.) 왔던 곳을 다시 지나서, 겨우겨우 뮌헨을 빠져나와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


뮌헨은 건너뛰고, 그다음에 가기로 했던 미텐발트로 가기로 했다. 관광이고 뭐고 일단은 캠핑장으로 바로 가서 쉬기로하고 미텐발트 근처 캠핑장으로 출발.





미텐발트로 가는길.

날씨도 흐린데다가, 알프스 산자락에 있는 동네라 다른 지역보다 추운탓에 왠지 점점 계절을 거슬러가는 기분.

아, 뮌헨에서 '아인 비어 비테' 한마디도 못해보고 가게 되다니! 날씨도 우중충한데 기분마저 우울해졌다.




미텐발트 가는길에 지나게 된, 가르미슈-파르텐키헨.




조그만 동네인줄 알았는데 H&M도 있고, 큰 도시인가봉가






유럽에서는 어디를 가든, 도시 입구에서 맥도날드의 간판을 만날 수 있다.




미텐발트를 향해 가면 갈 수록 주변 풍경이 심상치 않다. 저 멀리 보이는 눈 덮힌 산자락.





이제는 길가에 녹지 않은 눈들이 보이기 시작하더니,




이젠 아예 대놓고 겨울 풍경. 아직 4월 초인데 이곳은 한겨울이구나. 




도착한 캠핑장, Camping Tennsee.




우리를 맞이해주신 캠핑장 고양이 집사님.

리셉션을 찾고 있는 우리에게 따라오라며 친히 안내를 해주심.




우리가 리셉션에 들어가자, 소임을 다하신 고양이 집사님께서는 리셉션 한켠에서 오롯이 제자리를 지키고 계셨다.

집사님의 자세와 표정에서 연륜과 포쓰가 느껴진다.


이미 오는길에 겨울풍경을 실컷 본 우리는 오늘 텐트치는건 무리라고 생각이 되어 리셉션 데스크 직원에게 혹시 방갈로나 짐머(Zimmer)가 있냐고 물어보았다. 다행히도 방이 있단다, 야호! 생각보다 가격도 저렴하다. 아우구스부르크 캠핑장에서 지불했던 숙박료가 총 32유로였는데, 여기는 방에서 자는데 46유로!




직원에게 받은 방 키를 들고 2층 계단으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뚜둥! 이런 느낌!

방 안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갖추어져있는건 물론이고 키친까지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마치 팬션같은 형태! (나중에 알고보니 이러한 숙박시설은 아파트먼트라고 불렀다.)



근데 방안에 침대는 없고, 커다란 장농하나만 떡하니 있길래 잠은 어디서 자야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남편이 혹시 이게 침대아냐? 라며 장농에 달려있는 고리를 잡아당기자,



뚜둥! 침대 완성!

이런걸 붙박이 침대라고 해야하나? 접으면 장농이되고 펼치면 침대가 되는, 좁은 공간에서 유용한 침대였다.



방 한켠에는 멋진 테라스도 있어서 꽤나 운치 있었다.

이 좋은 방을 단돈 46유로에 쓸수있다는 생각을 하니, 낮에 했던 고생이 모두 눈녹듯 스르르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캠핑장 Main building 전경.

1층엔 리셉션 홀과 레스토랑이, 2층엔 우리가 묵는 아파트먼트형태의 숙소.




메인 빌딩 뒷쪽으로 돌아가니 저 너머로 보이는 캠프사이트의 카라반과 캠핑카들. (역시나 텐트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 텐트 가지고 캠핑을 했더라면 저들 사이에 끼여있었겠지?




숙소에서의 저녁식사.

키친도 방안에 딸려있겠다, 모처럼 이것저것 만들어서 제대로 한끼 해먹기. 추운 몸을 녹이려 미역국도 끓이고 독일 소세지와 감자 볶음, 계란 후라이와 에그스크램블. 한국에서 가져온 김과 콩자반. 푸짐하다.







바깥도 슬슬 어둑어둑. 조명이 하나둘씩 들어오기 시작하니 꽤나 운치있다.




밤이 되자 체크인 할때 리셉션에서 받은 웰컴 음료 바우처를 들고 1층 레스토랑으로.




캠핑장에서 무료로 제공해 준 아담한 사이즈의 칵테일로 이날 하루는 기분 좋게 마무리. 

Cheers!


+ 캠핑장

Alpen-Caravanpark Tennsee http://www.camping-tennsee.de/


캠핑사이트 뿐 아니라 Apartment 시설도 갖추고 있는곳. 레스토랑등의 부대시설도 훌륭.

캠핑카나 텐트를 이용하더라도 화장실 및 샤워실 시설이 훌륭해서 강추하고 싶은곳.

비수기의 Apartment 이용가격 46.2 유로.



Posted by 빙그레씨


로텐부르크에서 나와 로만틱가도를 따라 아우구스부르크로 향하는길.




차창 밖에는 넓은 들판이 펼쳐져있고,



한적한 국도변.



비슷한 길위의 풍경들. 아직은 좀 황량한 느낌.




이동할때 목적지가 분명하면 네비게이션에 목적지를 입력하고 가면 되는데, 우리는 목적지보다도 멋진 드라이브 코스를 달리는게 목적이기에 프랑스에서 구입한 미쉐린지도는 정말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되어버렸다.

남편은 운전해야 하기에, 조수석에 앉은 내가 지도를 보고 인간 네비게이션 역활을!(나중에는 지도만 보고도 우회도로 및 빠른도로까지 안내해줄 정도로 인간 네비 스킬업!)


+ 미쉐린 지도 활용 Tip.

미쉐린 지도에는 국도부터 고속도로까지 각 도로와 지명이 잘 표기되어있는데 이 중 경치가 아름답거나 유명한 드라이브코스는 초록색 선으로 덧대어져있다. 그래서 길을 따라 가다가 근처에 초록색 구간이 있으면 그길을 따라가다보면 정말 멋진 풍경들을 만날 수 있다. 여행준비할때는 이런 내용을 몰라서, 유명 드라이브 코스를 미리 알아보고 준비해왔는데 사실 이 지도 하나면 굳이 모든 드라이브 코스를 다 미리 알아 올 필요가 없다. 자동차 여행의 묘미가 미리 정해진 루트에 따르기 보다는 그때그때 마음내키는 대로 갈 수 있다는것 아니겠는가? 이 지도 하나만 들고 떠나도 충분히 멋진 길들을 다녀볼 수 있겠다.



국도를 따라 가다보면 조그만 마을도 통과하게 되고.






근데 달리다보니 참 풍경이 단조롭다. 



매번 만나게되는 넓은 들판들.

조금 더 날씨가 따뜻하다면 지금 보다는 멋진 풍경이겠지?




한참을 가다가 남편이 피곤하다고 하길래, 이런 때를 위해 내가 여행출발하기 전까지 아슬아슬하게 준비한 운전면허증을 꺼낼때가 되았군! 비록 초보이긴 하지만 한국에서 도로 연수도 받았겠다 내가 못할게 무에 있어, 라며 자신 만만하게 운전대를 바꿔 잡았다. 하지만 일반 국도라고 해도 시속 80-100km를 유지해야 하는 독일의 도로는 나에게 너무 무리잉가봉가. 그래도 직진만 하면 되니까 별 문제 없을거 같았는데 옆자리를 살짝 쳐다보니, 조수석에 앉은 남편은 이미 스트레스 게이지 up. 문제는 타고 가던 도로를 빠져나가 다른 도로를 타야하는데, 도로를 빠져나갈때 속도조절이 잘 안되어 살짝 감속한다는게 시속 30, 20, 10km... 뒤따라 빠져나오던 차들은 빵빵거리고;;


결국 빠져나오자 마자 갓길에 차를 대고 바로 운전대 교체.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아우구스부르크 캠핑장, Caravaning Park Bella Augusta.

별 세개짜리 캠핑장이어서 기본은 하겠지 라는 생각으로 갔는데, 여행 중에 갔었던 캠핑장들 순위를 메기자면 하위권.

고속도로 바로 옆에 위치해 있어서 한밤 중에도 차들이 달리는 소리가 상당했다. 그리고 시설에 비해 가격도 상당.





한가지 특이점이 있다면 캠핑장 리셉션에서 카드 키를 받아서 이 키로 차량진입시 게이트를 열고 닫을 수 있고, 화장실 및 키친등 Sanitary 시설이용할때 사용할 수 있도록 해놨다.

그리고 리셉션옆에는 샵이 하나 있어서 캠핑관련 물품을 판매하기도. 이곳에서 우리가 미처 구입하지 못했던 캠핑장용 어뎁터를 살 수 있었다. 유럽 대부분의 캠핑장에서 전기는 우리나라와 같은 220v 인데, 플러그 부분이 특이해서 전용 어뎁터가 필요하다. 전날 하이델베르크 캠핑장에서는 리셉션에서 이 어뎁터를 그냥 빌려주셨는데, 아무래도 90일 동안 계속 캠핑을 하려면 우리것이 필요했기에 이곳에서 하나 구입!





이곳 역시 전날 묵었던 camping heide 처럼, 사이트 구역이 정해진건 아니고 둘러보다가 적당한데 골라서 사이트 구축하면 된다. 다른 곳들은 캠핑카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어서 그나마 조금 한적한 곳에 텐트 구축 시작.




전날 장본 식료품들이랑해서 밥해먹는데 필요한 물품들을 늘어놓으니 양이 상당하네!


프랑스 리크위르에서 사서 먹다 남은 빵도 보이고. (무려 3일이나 지난 빵!!)

라면과 3분카레는 한국에서 사들고 오고, 쌀은 독일 마트에서 구입! 휴대하기 좋게 500g 포장에 1유로 안되는 가격으로 판매.

독일 마트에 가면 태국쌀 같은 길다란 모양의 쌀 외에도 우리가 먹는것 같은 쌀도 팔고. 식재료는 다양하게 있어서 음식걱정은 하지 않았다. 



+ 캠핑장 정보

Caravaning Park Bella Augusta http://www.caravaningpark.de/


요금

사람 2 + 텐트 + 차량1 + 전기 = 32 Euro (샤워 무료)

캠핑장용 어뎁터 구입 : 19.9 Euro







Posted by 빙그레씨


The Romantic Road(Romantische Straße), 로만틱 가도.


프랑스에 와인가도라는 유명한 드라이빙 코스가 있다면 독일에는 로만틱 가도라는, 독일 중부에 있는 뷔르츠베르크에서 남쪽의 퓌센까지 약 400km에 달하는 중세시대의 마을과 성들을 잇는 유명한 드라이빙코스가 있다. 이름때문에 흔히들 로맨틱한 길인가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실제로는 '로마로 통하는 길'을 의미한단다. 중세시대에 독일에서 로마제국까지 무역을 하기위한 길이었는데 지금은 이 길에 중세시대의 오래된 마을들과 고성들이 늘어서 있어서 관광루트로도 유명하다.


여행준비하면서 유럽 각국의 대표적인 드라이빙코스들을 알아봤는데, 독일에서는 이 로만틱 가도를 달려보기로 하고 그 길에 있는 도시 중 하나인 로텐베르크부터 남쪽 아우구스부르크까지 가보기로 했다.



로만틱 가도를 달리는 국도변에는 이렇게 로만틱 가도를 알리는 표지판이 군데군데 설치되어있다. 일본어로도 함께 쓰여있는점이 특징. 일본 사람들이 이 길을 많이 여행오는가봉가.




하이델베르크 캠핑장에서 로텐부르크로 향하는 국도.

한적한 국도를 달리는데 저 멀리 오래된 성이 하나 보인다.




마치 옛날 동화에 나올법한 모습의 고성. 이런 한적한 길에 성이 한채 우뚝하니 솟아 있으니 어색하기도 하다. 저 성에는 아직도 누군가 살고 있는걸까?




길을 달리다가 발견한 로만틱 가도가 아닌 새로운 표지판. 

저 표지판도 무언가 관광 명소에 대한 표지판 인듯해서 찾아보니, 바로 고성가도(Castle Road)를 안내하는 표지판이었다.




로만틱 가도가 북-남으로 이어진 길이라면, 고성가도는 서쪽 만하임부터 동쪽 로텐부르크까지 이어지는 길을 말하는데 이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오래된 성들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여 로만틱 가도 못지 않은 유명 드라이빙 코스.

때마침 우리는 하이델베르크를 떠나 로텐베르크까지 가는길이었기에 기왕 목적지 까지 가는거, 이 고성가도를 따라서 가보기로 했다. 하지만 사전에 미리 고성가도에 대해 알아보지 않은 우리는, 이게 몇번 국도 인지 알수가 없어 일단 표지판만 따라서 달려보기로.




다행히도 우리에겐 자동차 여행 가이드북의 바이블, 굴러라 유럽!이 있었기에 마음 한쪽은 든든.

유럽 자동차 여행에 대한 각종 정보와 캠핑장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는 책인데, 캠핑장 뿐 아니라 자동차로 여행해 보면 좋을 여러 드라이브 코스까지 나와있어서 고성가도에 대한 대강의 지식을 빠르게 얻을 수 있었다.





길 옆으로는 강이 평온하게 흐르고 있어서 마치 경기도 가평이나 양평의 느낌.

강 너머로는 한적한 시골마을도 보인다.




강변을 따라 조금 더 달리다 보니 강 건너 캠핑카들이 보인다.




아마도 저 건너편이 캠핑장인가보다.

카라반과 캠핑카, 텐트도 보이네. 왠지 간밤에 우리가 묵었던 곳 보다 더 좋아보인다.





길의 중간중간에는 고성가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갖가지 모양새의 옛 성들이 보이고,





그렇게 달리다보면 또 마주치는 캠핑장.

아마 이동네가 강도 흐르고 뒤로는 산도 있어서 경치때문에 캠핑장이 많이 몰려있는듯 했다. 

지나오면서 우리가 잔 캠핑장보다 다 좋아보이는데, 이런데서 잘껄...하는 후회가.




로텐부르크로 가기전 갈림길.


유럽에는 도로 표지판에 캠핑장 이정표가 잘 되어있다. 그래서 길을 따라 가다가 텐트모양 이정표가 나타나면 근처에 캠핑장이 있다는 거니, 그 이정표만 잘 따라가면 쉽게 캠핑장을 만날 수 있다.

이 갈림길 이정표에도 벌써 두개의 캠핑장 표지판이 보이네. 여행초반에 우리가 캠핑장을 잘 찾아다닐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캠핑장이 많이 있었다.





드디어 로텐부르크 입성!

마을이 특이하게 성벽으로 둘러쌓여 있다. 이곳 무료주차장에 차를 대고 마을을 구경해 보기로 했다.




마을 어귀에서 만난 독특한 클래식 카.

유럽을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다양한 차를 볼 수 있어 눈이 호강한다.




마을로 들어가는 진입로.



마치 옛날 한양 도성 들어가는 기분.




로텐부르크에서 처음 마주친 것은, 바로 슈니발!


여행을 떠나올 무렵 한국에서 한창 망치로 깨먹는 독일 전통과자 슈니발렌이 인기있었는데, 알고보니 '슈니발'이라 부르는 이 지역 전통과자라고 한다. 오, 이걸 여기서 만날 줄이야! 론리에는 왜먹는지 알 수 없는 맛없는 과자라고 설명해놓았던데, 한국에서도 난 먹어본 적이 없으니 여기서 파는게 맛이 있는지 아닌지는 아마 알 수 없을듯.





유럽여행하면서 마주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표지판과 간판들!

여기는 마차가 지나는 길인가봉가.




어디선가 찍어낸듯한 비슷한 모양새의 건물들.




마을 광장.

처음 마을 진입할때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해서 한산한 동네인가 보다 했는데, 관광객은 요기 다 몰려있었다.

광장에 있는 중세시대 느낌나는 건물들은 현재 보수공사중.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천 까페.




맥주와 소세지로 유명한 독일답게 곳곳에 다양한 햄과 소세지를 파는 곳이!

소세지 종류 참으로 많구나, 알흠답다.


그리고 단순히 소세지만 파는게 아니라, 바로 먹을 수 있게 조리한 메뉴들도 팔고 있었는데 때마침 점심때라서 소세지 가게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기로 했다.




내가 선택한 커리부어스트(Curry Wurst).


구운 소세지에 카레가루와 함께 케찹을 뿌려먹는 간식인데, 브랏부어스트와 함께 독일 왠만한 지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간식. 뭐 별거 없이 보이는데 저 토마토 케찹이 새콤 달콤하면서도 커리향이 나는게 먹다보면 상당히 중독성 있다. 

독일 여행 내내 애정했던 음식.




남편이 선택한 메뉴는 빵에 소세지를 끼워 먹는 브랏부어스트.


이렇게 두개 해서 총 6.5유로. 프라이부르크에서는 브랏부어스트 두개해서 5유로도 안되었는데, 확실히 여긴 관광지라 그런가 비싸구나. 




각각 소세지 하나씩 들고 길가에 걸터 앉아 먹으면서 사람구경.

우리가 구입한 가게 앞 유리창에서 소세지 구경중이신 노부부. 먹을까 말까 고민하시는거 같던데.




각종 기념품 가게와 소세지 가게, 슈니발 가게로 즐비했던 거리.

거리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관광객. 돌아다니다 보니 이 동네는 너무나도 빤하게 '여긴 관광지'라는 티가 나서 금새 감흥이 떨어졌다. 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정말 보고 싶은건 이곳 사람들 사는 냄새지, 보여주기 위해 이쁘게 치장한 모습이 아닌데.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슈니발은 하나 먹어보고 가자며 가게에서 한개씩 구입.

종류가 상당히 많았는데, 이것 역시 가격이 상당해서 다 먹어볼 수는 없고 각자 가장 맘에 드는 맛으로 한개씩만 사서 맛만 보기로했다. 꽤 오래된 가게 인듯. 빵봉투에 자랑스럽게 1616 이라는 년도가.




내가 고른 초코 헤이즐넛 슈니발.




남편이 고른 바닐라 슈니발.

이렇게 두개 해서 총 4.8 유로. 우리돈으로 하면 7천원꼴. 


우리나라에서는 얼마에 파는지는 모르겠지만 남편이 이거 두개에 7천원씩 팔면 과연 사먹을까? 라길래, 아마 궁금해서 한번은 사먹어 보지 않을까? 근데 한번만 먹고 안사먹을거 같애 ㅋㅋ 라고.

그래도 생각보다 양이 꽤 되길래 반만 부셔먹고, 나머지는 keep. 나중에 운전하면서 배고플때 먹어야지.


슈니발 한개씩 손에 들고 냠냠촵촵 하면서 마을 뒷골목 구경.




마을 뒷쪽으로 걸어가보니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성곽길을 만날 수 있었다. 마치 서울의 성곽길이 생각나는.




성곽에 걸터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니 탁 트인 전원 풍경이!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잔잔해지는 풍경이다. 마을안의 예쁜 집들과 상점들은 사진찍기에 예쁘지만 크게 인상적이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이곳에 오니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이 동네의 진짜 모습(?)을 보는것 같았다.





그렇게 풍경에 빠져 한참을 바라보다, 다시 마을 안쪽으로 돌아왔다.

현실에서 동화속으로 컴백.

저 멀리 길가에 주차되어있는 차들 중에 좀 튀는 차가 있기에 무언가 하고 다가가 보았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나는 데코의 차량과, 바로 옆 상점앞에 서있던 호두까기 인형! 알고보니 로텐부르크는 크리스마스 상점으로도 유명했는데, 이 차량이 서있던 곳이 그 크리스마스 상점이었던 것이었다.


우리도 구경한번 해보자 하고 들어가봤더니 온갖 크리스마스 관련된 장식품 및 기념품을 파는 가게. 입구에는 나라별 언어로 되어있는 안내문과(한국인과 일본인들이 많이 오는지 두 언어로 씌여진 브로셔도 있었다), 마치 미로 처럼 한번 들어가면 그 상점을 한바퀴 다 돌아야지만 나올 수 있게 되어있는 구조. 이건 마치 놀이동산에서 롤러코스터 타고 내려왔는데 나가는 문이 기념품 가게랑 연결되어 있어서 그걸 다 구경해야지만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놓은 것 같은 상술의 절정체!

장식품에는 별 관심 없었는데 견물생심이라고, 계속 보다보니까 호두까기 인형 하나정도는 사고 싶게 되더라. 하지만 무시무시한 가격에 구경만 실컷하고 밖으로 나왔다.


유럽의 중세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전통적인 마을일꺼라는 나의 기대감과는 달리, 물론 중세 모습을 하긴했지만 너무나도 관광지스러운 모습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여행 7일째인데 다니는 곳 마다 크게 감흥이 없네. 유럽이란 원래 이런건가 라는 생각을 하며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Posted by 빙그레씨

4월 3일, 여행 시작 여섯째날.


프라이부르크 근처 캠핑장에서 2박을 하고 드디어 다른곳으로 떠나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고, 짐을 꾸려서 떠날 준비를 했다. 텐트를 치는건 팝업텐트라 간편하고 쉬웠는데, 텐트를 접는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처음에 이게 도대체 어떻게 접혀있었던가 생각도 나지 않고, 낑낑대면서 겨우겨우 텐트를 접고 물품들을 차에 실어다 놓는등 떠날 준비하는데만 장장 1시간. 아침부터 텐트랑 씨름하느라 기진맥진.


이날의 일정은 프라이부르크에서 약 2시간 정도 거리인 하이델베르크로 이동해서 시내 구경 후 근처 캠핑장에서 숙박하는것으로. 근데 가는 길이 멀지 않고, 프라이부르크에서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곳에 검은 숲(Black Forest)라는 울창한 삼림 구간이 있다기에 일부러 그곳을 통해서 가기로 했다. 


뻐꾸기 시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동네인데, 검은 숲이라는 이름은 높다란 나무들이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빽빽하게 늘어서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근데 이름만 들으면 왠지 무시무시한 마녀가 살것 같은 분위기.





검은숲 정상 부근에 쌓여있던 녹지 않은 눈더미들.


검은숲으로 가는길이 고도가 높은데다가 정말 높이가 몇미터씩은 족히 되보이는 나무들이 빽빽하게 있어서 겨우내 내린 눈들이 채 녹지 않아, 길을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계절은 점점 겨울로 바뀌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여름이 아니라 그런건지 크게 경치가 멋지다거나, 드라이빙하기에 좋다거나 하는건 모르겠더라. 대신 눈구경만 실컷한 우리는 실망감만 안고 바로 하이델베르크로 이동했다.





하이델베르크에서 가장 먼저 간곳은 하이델베르크 성(castle)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 타는 곳.


전날 밤에 미리 하이델베르크 가기전에 인터넷으로 도심에 주차를 할만한 park house를 찾아봤었다. 자동차 여행하면서 가장 크게 걱정되었던게 바로 주차! 유럽엔 워낙 차량털이범도 많다는 얘기도 들었고, 익숙치 않은 도시에서 주차가능한 곳을 과연 우리가 잘 찾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어서 아직은 여행 초반이기에 미리미리 알아보고 출발. 일단 구글에서 검색하니 가장후기가 많은곳이 하나 있길래, 그곳 주소를 네비게이션에 찍고 찾아갔다. 처음엔 왜 이렇게 도심에서 동떨어져있는 주차장이 인기가 많은것인가 의아해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하이델베르크의 명물, 하이델베르크 성을 가기위한 케이블카 바로 옆에 있는 주차장이었다.


하이델베르크 성까지는 걸어올라갈 수도 있고 등반열차 같이 생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데, 일단 올라가는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올때는  슬슬 구경하면서 내려오기로 했다.




오래된 모습 그대로의 하이델베르크 성.

과거 전쟁으로 인해 훼손된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황량하기도 하고 어쩐지 으스스하기도 한 첫인상.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곳의 모미는 이렇게 하이델베르크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

온통 붉은색 지붕들로 뒤덮힌 도시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런게 말로만 듣던 유럽의 모습인가? 감탄을 하며 한참동안을 바라보았다.






동네 대학생인듯한 청년 둘. 이런 멋진 경치를 즐기러 오면서 맥주도 싸들고 오다니 진정 풍류를 아는구려.




내려올땐 산책하면서 설렁설렁 내려왔는데, 생각보다 얼마 안걸린다. 이럴줄 알았으면 올라갈때도 걸어갈껄 그랬나?

광장의 동상 뒤로 저 멀리 보이는 붉은색의 하이델베르크 성.





이번에는 구시가를 향해서.

관광도 관광이지만 우리가 찾아 헤멘곳은 바로 Apple Store!


프라이부르크 캠핑장에서 묵고 있었을때, 이제까지 별탈 없이 잘만 쓰고 있던 노트북이 전원 케이블을 꼽아도 충전이 되지 않는 일이 생겼다. 전원 케이블이 고장난 것 같아 전날 프라이부르크 시내 관광을 할때 애플 전원 케이블을 사기위해 돌아다녔었는데 고작 이 케이블 따위 하나의 가격이 무려 80유로! 그마저도 내 맥북에 맞는 케이블이 없어서 그냥 나오기는 했지만, 산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이렇게 큰 지출은 생각지도 못했던거라 어찌 해야 하나 계속 망설였었다. 하지만 노트북은 이번 여행하면서 각종 자료 백업과, 숙소 예약 및 메일 확인, 뱅킹등 가장 중요한 필수품인데 이걸 못쓰게되면 앞으로 여행하는것도 힘들게 될테고.

갑자기 닥쳐 온 시련이었다.


일단 프라이부르크에서는 애플 매장도 없었기에, 하이델베르크에 가서 좀 찾아보기로 하고 구시가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는데 마침 눈 앞에 있는 Apple Store! 처음에는 매장에서 케이블을 발견하고 바로 살까 하다가, 혹시나 해서 들고 간 케이블을 먼저 확인해보고자 직원에게 문의했더니 매장 2층에 수리센터가 있었다. 수리 직원에게 전원 케이블이 이상이 있는지 확인 좀 해달라고 부탁하고 몇분을 기다렸을까, 전원 케이블에는 이상이 없단다. 아싸! 돈 굳었다! 케이블 새로 사기전에 미리 확인해 보길 진짜 다행이다. 


마음의 짐 하나를 덜고 가벼운 마음으로 본격 관광 시작.




하이델베르크는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인가봉가, 한국어로 쓰여있는 상점이 은근 눈에 띄었다.

판매 물품은 한국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쌍둥이 칼, 휘슬러등 각종 주방용품들.









좀 저렴한 편인 마트, Penny에서 이날 캠핑에 필요한 식재료들을 구비한 뒤에 다시 주차장으로 향했다.


반나절밖에 구경을 못해서 그런가 이 도시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인상을 받지 못한채, 단지 비싼 돈 주고 노트북 전원 케이블을 안사도 된다는 안도감만 안고 캠핑장으로.




하이델베르크 시내에서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곳에 위치한 캠핑장, Camping Heide.

다닥다닥 캠핑카들이 붙어있던 전날의 Hirzberg 캠핑장이랑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강가에 위치한데다가 캠퍼들도 별로 없고 사이트가 넓직해서 진짜 캠핑 온 기분!




캠핑장 끝쪽에 사이트를 잡고 텐트 구축 시작.





사이트 앞쪽은 강이 흐르고, 뒤쪽으로는 나무가 우거진 산이!

배산임수, 명당자리네!


무엇보다도 사람이 많지 않아 텐트도 여유롭게 치고. 밤에 기침해도 눈치 안보이겠다.

Hirzberg 캠핑장에서는 차량을 캠핑장 밖에 두고 와야해서 매번 물건을 가지러 텐트 사이트까지 왔다갔다 힘들었는데 이번엔 텐트 바로 옆에 차량을 댈 수 있어서 아주 편하게 텐트 구축.




이날의 저녁은 낮에 장 본 독일식 소세지 구이와 카레 덮밥.

아직 테이블도 못사서 텐트 거실 바닥에, 빈 상자를 받침삼아 먹는 저녁이지만 항상 밥맛은 꿀맛!


+ 캠핑장

Camping Heide http://www.camping-haide.de/de/startseite.php


캠핑장 가격

- 사람 2 + 텐트 1 + 차량 + 전기 : 19.2 Euro

- 샤워는 별도 코인 구입필요. 1Euro/?분

- Free wifi (단, 리셉션 근처에서만 가능)


하이델베르크 성 Cable Car 가격

-6 Euro * 2인 = 12 Euro


하이델베르크 주차 요금

- 4 Euro / ?시간


Posted by 빙그레씨

4월 2일. 프라이부르크 캠핑장에서의 이튿날 아침.


원래는 히르츠베르크 캠핑장에서 1박을 하고 캠핑장이 별로면 상황을 봐서 다른 캠핑장으로 옮겨 1박을 하려고 했는데, 귀찮기도 하고 나름 여기 캠핑장이 나쁘지 않아서 그냥 하루 더 있기로 했다.

아침에 캠핑장에서 그동안 밀린 빨래를 돌리고 점심 즈음해서 전날 아쉽게 돌아왔던 프라이부르크 시내를 구경을 하러 나갔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서 차는 캠핑장에다 두고 프라이부르크 구시가까지 걸어서 도착.

구시가 안에는 차는 거의 보기 힘들고 곳곳을 관통하는 트램이 다니는 선로를 주로 볼 수 있었다.




랜드마크인 프라이부르크 성당근처 Markt 가는길. 점심때 장이 열린다고 하여 구경하러 가보기로 했다.




우뚝 솟은 성당도 한번 구경하고. 

마켓 구경을 다 하고나서 꼭대기에 올라가봐야지.




이곳 광장의 명물 Brat Wurst.


구운 쏘시지를 빵사이에 끼워서 파는건데 광장을 중심으로 곳곳에 이런 Brat Wurst를 파는 노점이 즐비해있었다.

물가비싼 유럽에서 2유로선에서 든든하게 한끼를 때울 수 있기에 관광객들한테도, 현지인들에게도 인기만점.

어디에서 사먹을까 하다가 대부분의 노점에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그냥 아무 노점에 줄을 서고 Brat Wurst 두개 주문.

소세지는 여러종류가 있어서 주문할때 고르는 식이었는데 나는 뚱뚱한 소시지를, 남편은 길다란 소시지를 각각 주문.


총 4.4유로


이전에 프랑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단히 끼니를 때울요령으로 주문해서 먹었던게 35유로였는데, 엄청나다.

왠지 독일이 좋아질것 같다.





성당 근처에 열린 시장에서는 각종 과일과 야채, 식료품 뿐 아니라 다양한 식물들과 예쁜 꽃을 팔고 있었다.

구경하는데 시간가는줄 모를만큼 흥미로운 곳.




시장구경을 끝내고, 프라이부르크 성당에 들어가보기로.

입장료를 내면 성당의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해서, 인당 2유로씩을 내고 성당 꼭대기에 오르기로 했다.





꼭대기에 오르니 프라이부르크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필 성당이 보수공사 중이라 완전 꼭대기 탑까지는 올라갈 수 없었지만 새로운 경험이었다.




성당을 오르내릴땐 한사람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고 가파른 계단을 이용해야 했는데, 그 각도도 엄청나서 올라가다가 어지러울 지경. 한가지 위트있는게 시계방향으로 한참을 올라가서 어지럽다 느낄때쯤엔 계단이 반시계방향으로 돌게 되어있다. 나름 배려인건가. 그리고 한사람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계단에 올라가는 사람들과 내려가는 사람들이 만나게 되면, 어느 한쪽이 벽에 붙어 좀 기다려주어 다른 방향에서 온 사람들을 지나가게 해주는 참으로 훈훈한 광경이. 




성당에서 내려 온 뒤에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약국에 들려서 기침약을 하나 구입했다.

한국에서 걸린 감기가 다 낫지 않은데다가 한국에서 처방받은 약이 다 떨어져서, 밤새 기침이 멈추지 않아 조용한 캠핑장에 다른 이들을 잠못들게 할까봐 매우 민망해서 날이 밝는대로 약국에 가기로 결심. 약국 언니가 혹 기침이 오래가면 병원을 가보는게 좋을거라고 했다. 구입한 약은 마치 목캔디 같이 생겼는데, 약국언니와 나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된건지도 궁금하고 과연 이 약을 그냥 먹으면 되는건지도 궁금하여 읽을 수 없는 독일어로 적혀있는 약 설명서를 구글 번역으로 번역해가며 복용.

정말이지 구글신은 못하는게 없다.

 

약을 산 뒤에는 근처에 서점이 있어서 혹시나 하고 들어가봤는데, 이곳에서 우리가 찾던 ACSI 캠핑장 책자를 발견! 유레카!!




득템도 했겠다, 편한 마음으로 이번엔 신시가 구경.

구시가와 신시가를 가르는 성벽에 있던 독특한 맥도날드의 간판. 맥도날드의 친화력은 세계최고인 듯.




구시가는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관광지 분위기였다면, 신시가는 이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그대로를 볼 수 있었다.




프라이부르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바닥간판.


상점앞에는 바닥에 돌로 다양한 무늬가 그려진 간판이 있었는데, 신발가게 앞에는 구두 모양이, 생선가게 앞에는 물고기 모양이, 금은방 앞에는 보석모양이 그려져있어서 그 옛날에 글을 아는 사람이 적었던 시절, 사람들이 쉽게 뭐하는 가게인지 구분 할 수 있었다고.(아쉽게도 이날 카메라가 망가져서 사진을 몽땅 날리는 바람에 내가 찍은 예쁜 바닥간판 사진들도 함께 날라갔다 ㅠ)





자연스럽게 차도와 인도의 경계를 나누는 수로, 베히레.


베히레에 발을 담그는 여행객은 프라이부르크 처녀와 사랑이 이루어지게 된다는 전설이 있던데, 나한텐 소용없는거니까 그냥 구경만 하는걸로.



+ 프라이부르크 여행에 대해서


여행준비 하면서도 그렇고 막상 여행지에 와서도 느낀건데 독일의 남서쪽에 위치한 조그만 도시 프라이부르크는 한국 여행자들이 많이 선호하는 도시는 아닌것 같다. 어디를 지나다가 들리거나 하는 정도이지 일부러 이곳을 찾는 사람은 별로 없는것 같은데, 사실 독일에서 가고 싶은 도시를 정할때 가장 먼저 생각한 곳이 프라이부르크였다.


예전에 영국문화원에 같이 다니면서 친해진 분이 도시디자인 관련해서 쓰신 책을 읽은적이 있는데, 그때 유럽의 도시들 중에 프라이부르크에 대해 쓰인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독일 내에서도 친환경 도시로 유명한곳, 그리고 그러기 위해 자동차 사용을 제한시키고 대신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게 자동차 공유제도(car-sharing)를 독일에서 처음 도입한 도시. 자전거와 트램이 주요 교통수단인 이곳.

시내 곳곳에는 과거부터 이어저 온 베히레(Baechle)라는 인공수로가 있어서 도심의 온도를 낮추는 천연 에어컨 역활을 할 뿐아니라 자연스럽게 인도와 차도의 경계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베히레를 그대로 지금까지 보존해오며, 도시 사람들의 휴식처로서 과거와 현재를 적절히 조화시키며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


이러한 노력과 모습들이 나에게는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다른 유명도시들 처럼 볼거리가 많거나 유적지가 많은 곳은 아니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기에 독일에 가게되면 꼭 프라이부르크를 들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던것 같다.




Posted by 빙그레씨

원래 알자스지방의 리크위르에서 나와 계속 와인가도를 따라 남쪽의 콜마르까지 갈 계획이었으나 나의 컨디션 저조로 인해 급 경로 수정.


여행출발전 심한 몸살감기에 걸려있던데다가 파리도착하면서는 물갈이를 하는 바람에 계속 속도 안좋았는데, 장시간 차를 타고 다니니 멀미까지 더해져서 이건 여행이 아니라 고행. 오죽하면 남편한데 멀미가 심해서 차 못타고 다니겠다며; (이번 여행의 취지는 자동차 여행이란 말이다!) 암튼 이날 더 이상 차타고 돌아다니는건 무리인듯하여, 첫 캠핑을 하기로 한 프랑스와 독일 국경근처에 있는 프라이부르크로 이동.


사실 여행준비할때 숙소는 파리 처음 도착할때만 빼고는 계속 캠핑을 하기로 했는데, 미리 한국에서 캠핑장에 대해 알아보고 간다던가, 예약을 한다던가 하지는 않았다. 유럽의 캠핑장 정보가 담겨있는 ACSI 책자만 사면 만사 해결일거라 생각하고 그냥 출발했는데, 문제는 우리가 그 책을 파리에서 구할 수 없었다는것! 그래서 일단 첫 캠핑지는 스트라스부르 에탑호텔에 묵을때 미리 인터넷으로 알아본 뒤에 출발하였다.


알아볼때 구글에서 1. 프라이부르크 도심과 가장가까운곳 2. 캠핑 비수기인 4월 초에 문을 여는곳 3. 후기가 많은 곳

이라는 조건으로 검색을 했는데 이조건에 딱 부합하는 곳을 발견! 히르츠베르크라는 캠핑장으로 결정. 


유럽에서의 첫 캠핑이라 캠핑 초보인 우리는 어리버리 하며 캠핑장을 찾았다.

캠핑장에는 미리와서 자리잡고 있는 캠퍼들이 많았는데 죄다 캠핑카들. 리셉션에 우리가 텐트칠꺼라고 말하니 하나같이 이렇게 추운데, 괜찮겠냐며. 물론 이 추운날 텐트에서 그냥 자면 춥겠지만 우리는 한국에서 공수해 전기요라는 온 비장의 무기가 있었기에. 




드디어 처음 텐트 개시!

4인용 텐트라 펼치니 생각보다 크기가 크긴크다.


+ 에피소드

처음 리셉션에서 텐트칠꺼라고 말하니 리셉션 아저씨가 스몰텐트냐고 물어보았다. 

태어나서 캠핑이 처음인 나, 스몰텐트의 기준이 뭔지 몰라서 일단 그렇다고 하고. (왠지 큰거라고 하면 돈 더 내라고 할까봐;;)

아저씨가 안내해준 자리에서 텐트를 펴기 시작. 근데 사이트가 너무 작아서 텐트가 사이트를 넘어간다; 게다가 아래쪽은 비탈길이라 텐트를 치면 잠잘때 기울어서 자야할것 같은 형태가...


어떻게 해야 하나 한참 고민하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오시더니 다른 자리를 안내해준단다. 

'이대로 텐트치면 너네 아마 굴러떨어질지도 몰라 하하' 이러면서.

우리가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텐트를 치는데, 아저씨 '근데 너네 텐트에서 자면 춥지 않겠니? 밤에는 꽤 추운데.' 라며.




아저씨가 안내해준 새로운 텐트사이트. 처음보다 훨씬 넓다.

옆집에는 미리 와있던 캠핑카가 한대 있었고, 그 주변으로도 온통 캠퍼밴 혹은 캠핑카.




완성된 텐트.

텐트 한켠에 침낭이랑 이불을 펴놓으니 아늑한게 그럴듯해보인다.

물론 바닥엔 전기요도.



텐트 구축하자마자 허기가 돌아서 바로 저녁을 해먹기로.

우리의 첫 캠핑장 요리는 바로 라면!

뭐니뭐니해서 야외에서 먹는 라면이 제맛이지. 


코펠에 버너로 라면을 끓이려고 했는데 캠핑장 입구에 불 피우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어서 캠핑장 초보인 우리는 버너쓰면 안되는가봉가 하며, 요술 밥통으로 라면 끓이기! (알고보니 바베큐같은거 할때 장작불때지 말라는 의미, 다 해먹고 나니 다른집들은 다 버너로 뭐 해먹고 있었다;)

처음 해먹어보는 밥통 라면이었지만 둘다 힘든 노동뒤에 허기가 졌던터라 완전 맛있게 냠냠.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남은 시간에 뭐 할까 하다가 프라이부르크 시내가 가깝다고 해서 소화도 시킬겸 슬슬 구경하기로.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주변이 산이라 그런가 벌써 어둑어둑.




길따라 가는 곳 한켠엔 조용하게 흐르는 수로가 있어서 운치있었다.





조용한 주택가 동네.

거리는 깨끗하게 정비되어있고, 질서 정연하며 한적한 분위기.

프랑스와는 상당히 상반된 분위기다.



캠핑장에서 시내까지 15분 거리라고 한것 같은데 한참을 걸어서야 도착.


저녁 9시쯤 된것 같은데 도시에 인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유럽은 상점들이 일찍 닫는다고 하더니, 어쩜 문 연가게도 없고 길에 사람도 없어서 마치 죽은 도시에 와있는 기분.

그래도 독일에 왔으니 맥주라도 사서 캠핑장에서 마시려고 온 시내를 돌아다녀 보았으나 결국 문연가게를 찾지 못해서, 아쉽지만 내일을 기약하며 캠핑장에는 빈손으로 돌아왔다.



+ 캠핑장

Camping Hirzberg

http://freiburg-camping.de/wEnglisch/


한국인들이 많이 다녀가는지, 한국어 설명도 구비되어있음.


*캠핑장 가격

차1 + 텐트 + 사람2 + 전기 사용 = 22유로 / 1박 

세탁코인 5 유로

인터넷 - 웹사이트에서 금액 충전후 사용하는 방식.

Posted by 빙그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