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프라이부르크 캠핑장에서의 이튿날 아침.


원래는 히르츠베르크 캠핑장에서 1박을 하고 캠핑장이 별로면 상황을 봐서 다른 캠핑장으로 옮겨 1박을 하려고 했는데, 귀찮기도 하고 나름 여기 캠핑장이 나쁘지 않아서 그냥 하루 더 있기로 했다.

아침에 캠핑장에서 그동안 밀린 빨래를 돌리고 점심 즈음해서 전날 아쉽게 돌아왔던 프라이부르크 시내를 구경을 하러 나갔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서 차는 캠핑장에다 두고 프라이부르크 구시가까지 걸어서 도착.

구시가 안에는 차는 거의 보기 힘들고 곳곳을 관통하는 트램이 다니는 선로를 주로 볼 수 있었다.




랜드마크인 프라이부르크 성당근처 Markt 가는길. 점심때 장이 열린다고 하여 구경하러 가보기로 했다.




우뚝 솟은 성당도 한번 구경하고. 

마켓 구경을 다 하고나서 꼭대기에 올라가봐야지.




이곳 광장의 명물 Brat Wurst.


구운 쏘시지를 빵사이에 끼워서 파는건데 광장을 중심으로 곳곳에 이런 Brat Wurst를 파는 노점이 즐비해있었다.

물가비싼 유럽에서 2유로선에서 든든하게 한끼를 때울 수 있기에 관광객들한테도, 현지인들에게도 인기만점.

어디에서 사먹을까 하다가 대부분의 노점에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그냥 아무 노점에 줄을 서고 Brat Wurst 두개 주문.

소세지는 여러종류가 있어서 주문할때 고르는 식이었는데 나는 뚱뚱한 소시지를, 남편은 길다란 소시지를 각각 주문.


총 4.4유로


이전에 프랑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단히 끼니를 때울요령으로 주문해서 먹었던게 35유로였는데, 엄청나다.

왠지 독일이 좋아질것 같다.





성당 근처에 열린 시장에서는 각종 과일과 야채, 식료품 뿐 아니라 다양한 식물들과 예쁜 꽃을 팔고 있었다.

구경하는데 시간가는줄 모를만큼 흥미로운 곳.




시장구경을 끝내고, 프라이부르크 성당에 들어가보기로.

입장료를 내면 성당의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해서, 인당 2유로씩을 내고 성당 꼭대기에 오르기로 했다.





꼭대기에 오르니 프라이부르크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필 성당이 보수공사 중이라 완전 꼭대기 탑까지는 올라갈 수 없었지만 새로운 경험이었다.




성당을 오르내릴땐 한사람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고 가파른 계단을 이용해야 했는데, 그 각도도 엄청나서 올라가다가 어지러울 지경. 한가지 위트있는게 시계방향으로 한참을 올라가서 어지럽다 느낄때쯤엔 계단이 반시계방향으로 돌게 되어있다. 나름 배려인건가. 그리고 한사람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계단에 올라가는 사람들과 내려가는 사람들이 만나게 되면, 어느 한쪽이 벽에 붙어 좀 기다려주어 다른 방향에서 온 사람들을 지나가게 해주는 참으로 훈훈한 광경이. 




성당에서 내려 온 뒤에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약국에 들려서 기침약을 하나 구입했다.

한국에서 걸린 감기가 다 낫지 않은데다가 한국에서 처방받은 약이 다 떨어져서, 밤새 기침이 멈추지 않아 조용한 캠핑장에 다른 이들을 잠못들게 할까봐 매우 민망해서 날이 밝는대로 약국에 가기로 결심. 약국 언니가 혹 기침이 오래가면 병원을 가보는게 좋을거라고 했다. 구입한 약은 마치 목캔디 같이 생겼는데, 약국언니와 나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된건지도 궁금하고 과연 이 약을 그냥 먹으면 되는건지도 궁금하여 읽을 수 없는 독일어로 적혀있는 약 설명서를 구글 번역으로 번역해가며 복용.

정말이지 구글신은 못하는게 없다.

 

약을 산 뒤에는 근처에 서점이 있어서 혹시나 하고 들어가봤는데, 이곳에서 우리가 찾던 ACSI 캠핑장 책자를 발견! 유레카!!




득템도 했겠다, 편한 마음으로 이번엔 신시가 구경.

구시가와 신시가를 가르는 성벽에 있던 독특한 맥도날드의 간판. 맥도날드의 친화력은 세계최고인 듯.




구시가는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관광지 분위기였다면, 신시가는 이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그대로를 볼 수 있었다.




프라이부르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바닥간판.


상점앞에는 바닥에 돌로 다양한 무늬가 그려진 간판이 있었는데, 신발가게 앞에는 구두 모양이, 생선가게 앞에는 물고기 모양이, 금은방 앞에는 보석모양이 그려져있어서 그 옛날에 글을 아는 사람이 적었던 시절, 사람들이 쉽게 뭐하는 가게인지 구분 할 수 있었다고.(아쉽게도 이날 카메라가 망가져서 사진을 몽땅 날리는 바람에 내가 찍은 예쁜 바닥간판 사진들도 함께 날라갔다 ㅠ)





자연스럽게 차도와 인도의 경계를 나누는 수로, 베히레.


베히레에 발을 담그는 여행객은 프라이부르크 처녀와 사랑이 이루어지게 된다는 전설이 있던데, 나한텐 소용없는거니까 그냥 구경만 하는걸로.



+ 프라이부르크 여행에 대해서


여행준비 하면서도 그렇고 막상 여행지에 와서도 느낀건데 독일의 남서쪽에 위치한 조그만 도시 프라이부르크는 한국 여행자들이 많이 선호하는 도시는 아닌것 같다. 어디를 지나다가 들리거나 하는 정도이지 일부러 이곳을 찾는 사람은 별로 없는것 같은데, 사실 독일에서 가고 싶은 도시를 정할때 가장 먼저 생각한 곳이 프라이부르크였다.


예전에 영국문화원에 같이 다니면서 친해진 분이 도시디자인 관련해서 쓰신 책을 읽은적이 있는데, 그때 유럽의 도시들 중에 프라이부르크에 대해 쓰인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독일 내에서도 친환경 도시로 유명한곳, 그리고 그러기 위해 자동차 사용을 제한시키고 대신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게 자동차 공유제도(car-sharing)를 독일에서 처음 도입한 도시. 자전거와 트램이 주요 교통수단인 이곳.

시내 곳곳에는 과거부터 이어저 온 베히레(Baechle)라는 인공수로가 있어서 도심의 온도를 낮추는 천연 에어컨 역활을 할 뿐아니라 자연스럽게 인도와 차도의 경계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베히레를 그대로 지금까지 보존해오며, 도시 사람들의 휴식처로서 과거와 현재를 적절히 조화시키며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


이러한 노력과 모습들이 나에게는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다른 유명도시들 처럼 볼거리가 많거나 유적지가 많은 곳은 아니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기에 독일에 가게되면 꼭 프라이부르크를 들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던것 같다.




Posted by 빙그레씨

원래 알자스지방의 리크위르에서 나와 계속 와인가도를 따라 남쪽의 콜마르까지 갈 계획이었으나 나의 컨디션 저조로 인해 급 경로 수정.


여행출발전 심한 몸살감기에 걸려있던데다가 파리도착하면서는 물갈이를 하는 바람에 계속 속도 안좋았는데, 장시간 차를 타고 다니니 멀미까지 더해져서 이건 여행이 아니라 고행. 오죽하면 남편한데 멀미가 심해서 차 못타고 다니겠다며; (이번 여행의 취지는 자동차 여행이란 말이다!) 암튼 이날 더 이상 차타고 돌아다니는건 무리인듯하여, 첫 캠핑을 하기로 한 프랑스와 독일 국경근처에 있는 프라이부르크로 이동.


사실 여행준비할때 숙소는 파리 처음 도착할때만 빼고는 계속 캠핑을 하기로 했는데, 미리 한국에서 캠핑장에 대해 알아보고 간다던가, 예약을 한다던가 하지는 않았다. 유럽의 캠핑장 정보가 담겨있는 ACSI 책자만 사면 만사 해결일거라 생각하고 그냥 출발했는데, 문제는 우리가 그 책을 파리에서 구할 수 없었다는것! 그래서 일단 첫 캠핑지는 스트라스부르 에탑호텔에 묵을때 미리 인터넷으로 알아본 뒤에 출발하였다.


알아볼때 구글에서 1. 프라이부르크 도심과 가장가까운곳 2. 캠핑 비수기인 4월 초에 문을 여는곳 3. 후기가 많은 곳

이라는 조건으로 검색을 했는데 이조건에 딱 부합하는 곳을 발견! 히르츠베르크라는 캠핑장으로 결정. 


유럽에서의 첫 캠핑이라 캠핑 초보인 우리는 어리버리 하며 캠핑장을 찾았다.

캠핑장에는 미리와서 자리잡고 있는 캠퍼들이 많았는데 죄다 캠핑카들. 리셉션에 우리가 텐트칠꺼라고 말하니 하나같이 이렇게 추운데, 괜찮겠냐며. 물론 이 추운날 텐트에서 그냥 자면 춥겠지만 우리는 한국에서 공수해 전기요라는 온 비장의 무기가 있었기에. 




드디어 처음 텐트 개시!

4인용 텐트라 펼치니 생각보다 크기가 크긴크다.


+ 에피소드

처음 리셉션에서 텐트칠꺼라고 말하니 리셉션 아저씨가 스몰텐트냐고 물어보았다. 

태어나서 캠핑이 처음인 나, 스몰텐트의 기준이 뭔지 몰라서 일단 그렇다고 하고. (왠지 큰거라고 하면 돈 더 내라고 할까봐;;)

아저씨가 안내해준 자리에서 텐트를 펴기 시작. 근데 사이트가 너무 작아서 텐트가 사이트를 넘어간다; 게다가 아래쪽은 비탈길이라 텐트를 치면 잠잘때 기울어서 자야할것 같은 형태가...


어떻게 해야 하나 한참 고민하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오시더니 다른 자리를 안내해준단다. 

'이대로 텐트치면 너네 아마 굴러떨어질지도 몰라 하하' 이러면서.

우리가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텐트를 치는데, 아저씨 '근데 너네 텐트에서 자면 춥지 않겠니? 밤에는 꽤 추운데.' 라며.




아저씨가 안내해준 새로운 텐트사이트. 처음보다 훨씬 넓다.

옆집에는 미리 와있던 캠핑카가 한대 있었고, 그 주변으로도 온통 캠퍼밴 혹은 캠핑카.




완성된 텐트.

텐트 한켠에 침낭이랑 이불을 펴놓으니 아늑한게 그럴듯해보인다.

물론 바닥엔 전기요도.



텐트 구축하자마자 허기가 돌아서 바로 저녁을 해먹기로.

우리의 첫 캠핑장 요리는 바로 라면!

뭐니뭐니해서 야외에서 먹는 라면이 제맛이지. 


코펠에 버너로 라면을 끓이려고 했는데 캠핑장 입구에 불 피우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어서 캠핑장 초보인 우리는 버너쓰면 안되는가봉가 하며, 요술 밥통으로 라면 끓이기! (알고보니 바베큐같은거 할때 장작불때지 말라는 의미, 다 해먹고 나니 다른집들은 다 버너로 뭐 해먹고 있었다;)

처음 해먹어보는 밥통 라면이었지만 둘다 힘든 노동뒤에 허기가 졌던터라 완전 맛있게 냠냠.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남은 시간에 뭐 할까 하다가 프라이부르크 시내가 가깝다고 해서 소화도 시킬겸 슬슬 구경하기로.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주변이 산이라 그런가 벌써 어둑어둑.




길따라 가는 곳 한켠엔 조용하게 흐르는 수로가 있어서 운치있었다.





조용한 주택가 동네.

거리는 깨끗하게 정비되어있고, 질서 정연하며 한적한 분위기.

프랑스와는 상당히 상반된 분위기다.



캠핑장에서 시내까지 15분 거리라고 한것 같은데 한참을 걸어서야 도착.


저녁 9시쯤 된것 같은데 도시에 인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유럽은 상점들이 일찍 닫는다고 하더니, 어쩜 문 연가게도 없고 길에 사람도 없어서 마치 죽은 도시에 와있는 기분.

그래도 독일에 왔으니 맥주라도 사서 캠핑장에서 마시려고 온 시내를 돌아다녀 보았으나 결국 문연가게를 찾지 못해서, 아쉽지만 내일을 기약하며 캠핑장에는 빈손으로 돌아왔다.



+ 캠핑장

Camping Hirzberg

http://freiburg-camping.de/wEnglisch/


한국인들이 많이 다녀가는지, 한국어 설명도 구비되어있음.


*캠핑장 가격

차1 + 텐트 + 사람2 + 전기 사용 = 22유로 / 1박 

세탁코인 5 유로

인터넷 - 웹사이트에서 금액 충전후 사용하는 방식.

Posted by 빙그레씨


와인가도 본격 드라이빙. 

자동차를 몰고 유럽의 시골길을 달려보는것도 처음인데다가, 여행 준비할때 부터 와인가도에 대한 명성을 익히 들어서 솔직히 여기 올때 마음이 두근반,세근반 설레였는데 내 눈앞에 펼쳐진건 황량한 포도밭.


기대가 큰만큼 실망감도 두배.



그나마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양때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




황량한 포도밭 풍경. 

내가 기대했던건 윈도우 바탕화면이었었는데, 아무래도 추운 4월 초에 그런걸 기대한게 잘못이겠지.

우리가 비수기에 와서 그런거라며 다른 시기에 왔더라면 더 좋았을껄 하는 아쉬움만.



포도밭 사이로 달리다보면 중간중간 만나게 되는 조그만 시골동네.






쌀쌀하지만 신선한 공기와 맑은 하늘 그리고 한적한 시골 동네의 풍경이 마치 일요일의 전원일기 같은 느낌.





파리에서 스트라스부르로 갈때는 고속도로를 이용했는데 이렇게 국도를 달리니 한적하면서도 훨씬 운치있다.

길위에 차들도 별로 없고, 자전거로 이 길을 달려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실제로도 자전거로 이 길을 달리는 사람들을 많이 마주칠 수 있었다.




경치도 좋은데 잠깐 쉬었다 갈 겸 근처 쉼터에서 점심을 먹기로.

아침에 호텔에서 나오면서 빵집에서 사갖고 온 크로아상.




와인가도를 달리다가 도착한 마을.

너무 오랜만에 옛기억을 끄집어 내려니 이곳이 어디였던가 가물가물하다.

아마도 리크위르나 리보빌레 둘 중 한곳일텐데.


프랑스에서도 소문난 관광지라, 월요일 오전임에도 은근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유럽의 도시들을 다니다보면 흔히 만날 수 있는 소박한 간판.

번쩍번쩍한 네온사인이 없어도, 화려한 폰트로 치장하지 않아도 단순하고 위트있게 뭐하는 곳인지 알려주는 그런 간판들.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만난 식료품 가게.

패키지도 예쁘구나. 어디에 먹는 음식인고?



알자스 전통 집을 배경으로 분수를 찍었는데, 찍고보니 옆에 사람이 있었네.

아저씨들 카메라 의식하신듯.





알자스 지방은 와인산지로도 유명하지만 또 디저트 특히 초콜릿으로도 유명하다.

곳곳에 다양한 디저트를 파는 가게들이 있어서 쇼윈도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네의 기념품가게.

이 마을의 상징이 황새라 그런가 곳곳에 황새를 모티브로 한 기념품들이 많이 보인다. 

(음, 쓰다보니까 그럼 이곳은 리크위르였구나! 하고 이제 생각이 남.)




와인 산지 답게 동네 곳곳에 와인샵도 보이고. 하나 사고 싶었는데, 생각보다는 싸지 않아서 패스.


한참 돌아다니다보니 금새 출출해져서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내가 주문한 타르트 플랑베(알자스식 피자)와 남편이 주문한 이름모를 전골같은 요리.

타르트 플랑베는 너무너무 맛있었고, 전골요리는 고기가 비리다며 거의 남김. 


여행하면서 깨달은건데, 채소나 해산물 같은 경우는 그닥 실패할 확률이 적은데, 고기의 경우는 사용하는 조리법이나 향신료들이 달라서 호불보가 많이 갈리는것 같다. 때문에 실패할 확률도 높고. 해서 고기류를 시킬때는 되도록이면 불에 구운것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다음 행선지로 가기전에 이곳 명물 빵을 하나 사가기로. 

돌아다니다가 줄이 가장 긴 곳을 선택. 앞에 서있던 가족여행객은 한국분들! 

신기하다 이런 시골동네에서 같은 한국사람들을 만나다니. 젊은 부부에 어린 남자아이 둘이었는데, 속으로 이분들도 우리처럼 자동차여행객인가? 하며 혼자 므흣.


Posted by 빙그레씨



알자스 와인가도. Alsace Wine Route

알자스지방의 북에서 남쪽으로 약 170Km 이어져있는 와인산지들을 연결하는 길.


여행을 준비할때 일반 배낭여행할때랑 달랐던 점은 차를 가지고 다니는 여행이라 최대한 드라이브 코스 위주로 많이 알아봤었다. 그때 알게된 것이 프랑스 동부 알자스지방에 있는 와인가도.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프랑스는 와인 산지로 유명한 나라이고, 보르도나 브루고뉴외에도 수많은 와인산지들이 있는데 알자스의 와인가도는 포도를 재배하는 농가들이 있는 소도시들을 따라 여행 할 수 있는 루트이다. 이 루트를 따라 달리다보면 구불구불한 산길도 만나고, 좁은 도로의 양 옆에는 드 넓게 펼쳐진 포도밭을 볼 수 있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


우리는 일단 스트라스부르를 벗어나, 와인가도 초입에 있는 소도시 중 하나인 오베르니(Obernai)에서 콜마르(Colmar)까지만 와인가도를 달려보기로. 


하지만 정작 와인가도를 가려면 어느길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우리. 네비게이션에 'Wine Route' 라는 정보가 있을리 만무하고, 그렇다고 도시를 찍고 가자니 네비는 '빠른길' 아니면 '짧은길' 아니면 '톨비내는길' 이런 옵션뿐이라 이런식으로는 어디가 와인가도인지 알기가 힘들어 일단 여행의 시작 마을인 오베르니로 가서 관광안내소에 들려 정보를 얻기로 했다.




월요일 아침. 조용한 오베르니의 풍경.

오늘도 쉬는날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길에 사람들도 없고 한적한 동네.





관광 안내소를 찾기 위해 일단 마을 광장으로.

이곳도 알자스 특유의 전통 가옥들이 즐비. 대충 셔터만 눌러도 엽서가 되는 풍경.




마을의 랜드마크인 광장 한켠에는 대성당이. (유럽은 성당으로 시작해서 성당으로 끝난다는 말을 다시한번 실감)




살짝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예배를 드리고 있는 마을 어르신들.

천주교신자는 아니지만 왠지 마음이 경건해지는 예배당.





우리와 90일을 함께한 푸조 3008

관광안내소에서 와인가도에 대한 안내 책자와 지도를 받아들고 출발!


Posted by 빙그레씨


누군가 그랬다.

유럽여행은 성당으로 시작해서 성당으로 끝난다고.

그만큼 유럽엔 정말 발길 닿는 곳마다 성당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그 수가 많다.


스트라스부르에도 명물 성당이 있는데 바로 노트르담 대성당. 

'la cathédrale Notre-Dame de Strasbourg'





아니 파리에 있는 노트르담 성당이 여기에도? 하는 생각이 들었으나, 그 '노트르담' Notre-Dame 은 프랑스어로 성모마리아를 의미한다고. 해서 파리 뿐 아니라 프랑스의 다른 도시에도 노트르담 이름을 가진 성당들이 몇있다.

이곳의 노트르담 성당의 첫인상은, 정말 뭐랄까 압도적이었다.

크기도 거대했지만 정교한 조각들로 이루어진 건물. 그 자체로 예술품인 성당. 

높이가 어마어마해서 내 카메라로는 그 모습을 다 담을수도 없었을 뿐더러 한참을 올려다보고 있노라면 목이 부러질것 같았다.

입장료를 내면 내부도 들어가 볼 수 있었는데, 이 건물에 대한 역사적인 배경도 지식도 없었기에 그냥 건물 구경만 하기로.


시간이 슬슬 저녁에 가까워지고, 우리는 바토라마 유람선 마지막 배를 예매해놓고 저녁을 먹으러.



Chez Yvonne


번화가를 벗어난 골목길에 위치한 고풍스런 레스토랑.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레스토랑처럼 화려한 입간판이나 종업원들의 호객행위 없이, 그저 수수하게 Chez Yvonne 이라는 이름만이 적혀있던 간판. 



이제 막 저녁영업 시작한 시간이라 한적한 실내. 고풍스러운 실내장식이 마음에 든다. 이런곳은 왠지 턱시도를 빼입은 남자와, 발등을 덮는 긴 드레스를 입고서 와야 할것 같은데.

 


알자스는 와인의 산지. 이 지방 와인인 리슬링(Riesling)한잔.



알자스 전통음식인 슈크르트.

식초에 절인 양배추요리로 소시지나 돼지고기와 함께 먹는 음식인데, 소시지나 돼지고기는 먹을만 했으나 양배추는 너무 짜서 못먹겠더라. 그래도 양만큼은 푸짐푸짐.



남편이 시킨요리.

이름이 뭐더라 부어스트 종류였는데. 긴 소세지와 으깬 감자요리. 차라리 내 입맛엔 이게 더 맞는듯?




배불리 저녁을 먹고, 예약한 유람선 시간이 다 되어 선착장으로 이동.





약 1시간에 걸쳐서 스트라스부르 곳곳에 뻗어있는 운하를 따라 도시를 구경하는 유람선 바토라마(Batorama). 


city tour 같은 개념으로, 천장이 유리로 되어있는 유람선을 타고 구시가에서 신시가까지 스트라스부르의 유명관광지를 전부 볼 수 있다. 그리고 각국언어로 설명을 해주기 때문에(심지어 한국어 설명도 있다!!) 아무것도 모르고 구경하는것 보다는 내실있게. 게다가 낮에 도보로 이동한 곳은 구시가였는데 바토라마를 타니 유럽 의회가 있는 신시가 까지 구경할 수 있어서 좋았다. 

구시가에는 주로 중세식 옛날 건물들이 몰려있고 신시가에는 화려한 현대식 유리건물들과 이곳 사람들이 거주하고 있는 보통의 집들이 몰려있어서, 구시가에서 신시가로 빠져나갈때는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중세에서 현대로 온 기분! 

근데 유람선을 밤에 타야 멋진 야경을 볼 수 있다고해서 가장 마지막시간으로 예매했는데, 생각보다 1시간이라는 투어시간이 꽤 긴데다가 시간이 지나니까 피곤이 몰려와 돌아올땐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았네. 




일정을 다 마치고 돌아가는길.

골목골목 불이 켜지니 아늑하면서도 분위기 있는 도시가 되었다.



이날도 숙소는 스트라스부르 외곽에 위치한 자동차 호텔. 

아직까지는 캠핑을 할 (마음의)준비가 덜되어서 이날까지만 자동차호텔에서 묵기로 하고. 다음날 부터는 본격 캠핑 여행 시작!



+ 이날의 쇼핑

알자스 지방 전통 가옥모습의 냉장고 자석.


원래 여행하면서 냉장고 자석따위 왜 사는지 이해안간다고 했던 나였지만, 이번 여행을 하면서는 각국의 특색이 고대로 남아있는 냉장고 자석을 모아보면 (저렴하면서도)꽤나 멋진 기념품이 되겠다고 생각하여 하나씩 사보기로.


Posted by 빙그레씨

사실 이번 여행을 준비하면서 가장 애먹었던 부분은 준비물이 아니라 루트 정하기.


어느 나라를 갈것인지, 어느 도시를 갈것인지, 또 동선은 어떻게 할건지 등등.

이렇게 장기간 여행하는게 처음이라(게다가 런던에 갔다온 것 외에는 유럽여행도 처음!) 어디를 갈지 정하는것 조차 너무 막연했다. 일단 유럽에 관련된 책도 많이 읽어보고 그러다 보면 뭐 가고싶은곳이 생각나겠지라는 마음으로 대충대충 설렁설렁.

이러다 보니 루트가 여행 준비하는 내내 바뀜. 심지어는 출발일 얼마 안남기고 루트 수정.(나중에 여행하고 보니 루트는 여행하는 중간에도 계속 바뀜, 뭐 이런게 자동차 여행의 묘미 아니겠는가)


처음에는 이렇게 길게 여행을 또 언제 해보겠느냐며 온갖 곳을 다 가겠노라고 생각했지만, 그러기엔 90일은 길지 않았다.

간혹 비슷한 일정에 정말정말 많은 곳을 돌아다닌 사람들의 후기를 보긴했지만, 주로 한 도시에서 10일씩 눌러앉아 슬슬 여행하는 스타일인 우리에게는 무리데쓰. 찍고찍고 다니면서 많이 보기보다는 한곳을 보더라도 제대로 즐기면서 보자는게 우리 둘 공통의 의견. 


하지만 우리도 참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었으니, 그건 바로 스페인 vs 북유럽.


프랑스에서 리스차를 수령해야 하는것 때문에 어찌됬건 여행의 시작을 프랑스에서 해야 하는데, 이 프랑스가 유럽의 중간에 위치에 있어서 스페인과 북유럽을 가려면 동선이 마구 꼬인다는것; 게다가 유럽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스페인과 포르투칼의 면적이 생각보다 넓더라. 이 두곳을 돌아보는데 한달을 책정해놓아도 부족할 듯. 반면 북유럽 3개국은 어떤가.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 이 세 국가의 면적만 하더라도 서유럽을 다 합쳐놓은 크기일 듯. 결국 우리에게 주어진 일정내에 스페인과 북유럽을 모두 가는건 정말 욕심이고, 이 둘중 하나를 포기해야만 하는 시련. 


북유럽은 아직까지 여행루트가 많이 개발되어있지 않아서 일반 여행객 입장에서는 정말 저 북쪽 끝까지 간다는건 쉽지 않은 일일테고(숙박비, 물가, 교통비 등등). 우리는 차를 빌려서 게다가 숙박비가 거의 들지 않는 캠핑을 할꺼니 이번이 절호의 기회이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반면 스페인은 더 말해 무엇하리, 낭만의 스페인! 그리고 우리가 여행하는 시기는 3-6월, 보통 유럽여행의 비수기. 이 추운 시기의 유럽에서 따뜻한 스페인으로의 여행은 유혹적이었다.


정말 끝까지 포기하기 어려운 문제. 오죽하면,


"여행기간을 90일에서 더 늘일까?" 

"집은 어떻하고? 여행중에 전세 계약 만료일이 지나버리면?"

"아 귀찮아, 이 참에 집 그냥 내놓고 여행이나 계속 해버려?"

이 지경에...


그래서 결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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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빙그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