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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18 10. 눈, 눈 그리고 눈 (슈방가우, 퓌센) 1



다음 목적지는 디즈니사의 로고로 쓰여서 유명해진 노이슈반스타인 성이 있는 퓌센(Fussen). 퓌센 근처에서 캠핑하기 위해 근처 캠핑장을 알아보았지만 퓌센에는 캠핑장이 없고,가까운 동네인 슈방가우 근처에 몇개 캠핑장이 있는것 같길래 그쪽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캠핑장을 향해 가는길에 남편이 저길 보라며 손짓하는 곳을 쳐다보니,



말 목장이라고 해야하나? 저곳에서 몇몇 어린아이들이 조랑말을 타고 승마연습을 하고 있었다. 

유럽에 와서 느낀건데 이곳 사람들은 참으로 취미생활이 다양하다. 프랑스에서 데카트롱에 캠핑장비 사러갔을때 그곳에서 축구, 야구, 테니스, 등산 등의 운동용품은 물론이거니와 캠핑, 발레, 낚시, 승마, 카누 등 정말 다양한 종류의 운동용품을 팔아서 놀랐었는데. 승마도 단순히 말 목장에서 체험을 하는게 아니라, 자기 말을 가지고 말 전용 트레일러에 실어서 저런 목장에서 본인 말을 타고 연습을 한다. 말 한마리 가격이 거의 차 한대 가격이라던데 본인 말을 가지고 다닐정도의 경제적인 여유가 부럽기도 하고, 사회 전체가 저렇게 다양한 레저를 즐기는 분위기라는 것도 부러웠다.


뭐, 부러운건 부러운거고 일단 우리는 당장 우리 몸 하나 뉘일 곳이 필요했으니 굴러라 유럽 책과 ACSI 책자를 참고하여 근처 캠핑장 후보지 두군데를 선정, 일단 한번 답사를 하기로 했다. 

처음 간 곳은 리셉션이 열지도 않은데다 그닥 특색이 없는 곳이라 패스, 다음 후보지 캠핑장으로 가보기로 했다.



도착한 두번째 캠핑장은 우와아아아, 나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게 만들정도로 멋진 호숫가 바로옆 캠프사이트!






영화에서나 나올것 같은 호숫가 캠핑장 풍경에 한참을 이곳에서 서성거리고. 체크인 해야 하는데 발길 떼야하는게 힘들었다.


하지만 한가지 문제가 있었으니, 바로 아직 눈이 채 녹지 않을 정도의 추운 날씨. 게다가 점점 날이 흐려지는게 곧 비나 눈이 올거 같아서 텐트를 쳐야 할지 아니면 전날 미텐발트에서 묵었던것 처럼 캠핑장 내의 아파트먼트 같은 숙박시설을 이용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이틀이나 아파트먼트에서 묵게되면 예산이 꽤 많이 들게 되고. 돈이냐 편안함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결국 추운데 밖에서 자기도 싫고 비나 눈이 오면 텐트 치고 걷는것도 힘들어서, 이번 한번만 더 비용이 좀 더 들더라도 아파트먼트에서 자기로 하고 리셉션에 가서 체크인.


허나 우리의 이런 고민이 모두 무색하게도, 하필!! 이날 단체 수학여행온 학생들이 있어서 빈방이 없다고. 우리에겐 텐트외에는 옵션이 없었다. 정말이지 이날만큼 텐트에서 자고 싶지 않았던 날이 없었던것 같다. 이 추운날 텐트 숙박이라니...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것 같은 날씨, 우리 텐트 주변으로는 모두 permanent 캠퍼들. 한마디로 이곳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다.

처음엔 호숫가 바로 옆에 위치한 캠핑장이라 좋았던 첫인상이, 점점 흐려지는 날씨 슬슬 내리기 시작하는 비인지 눈인지 모를 그것. 그리고 왠지 난민촌 같아 보이는 permanent 캠퍼들의 판자집 같은 카라반들 때문에 썩 유쾌하지 않아졌다.


얼른 텐트를 치고 리셉션 건물 2층에 위치한 레스토랑겸 까페에서 따끈한 커피한잔 하기로. 안으로 들어가니 손님처럼 보이는 단체손님들은 알고보니 스태프들. 진짜 손님은 우리 둘뿐!

따뜻한 아메리카노 두잔을 주문한 후 버릇처럼 핸드폰을 열었는데...어라??? 인터넷이 잡힌다!!!!

리셉션에서 체크인할때 와이파이 쓰려고 2시간짜리 이용권까지 구입했는데, 럴수럴수 이럴수가..까페에서 무료 인터넷을 쓸 수가 있었다니! 덕분에 우리는 다음날 갈 곳에 대한 정보 써치 및 그간 밀렸던 한국 소식 확인까지 커피 달랑 두잔 시켜놓고 한 세시간동안을 서로 말도 안하고 인터넷만 했었다. 

추운 텐트에서 덜덜떨면서, 공유도 안되는 한개의 패스워드로 서로 "나도 와이파이 좀 써보자" 라며 실갱이하며 남은 1분도 아까워서 빠득빠득 알아볼거 다 알아보며 시간 다되어 끊기면 그제사 아쉬운 입맛을 다셔야 했던 이제까지의 인터넷 사용 환경을 생각하면, 이곳은 천국임이 분명하다. 따뜻한 실내에서 커피한잔의 여유와 함께 누리는 인터넷 천국이여!!




텐트로 돌아와 저녁거리 준비. 


오전에 ALDI에서 장본것들을 풀어놓으니 뭔가 꽤 많아보인다.

독일 여행에서 젤 좋았던 점은 바로 장보기였던 것 같다. 다른 나라들에 비해 훨씬 저렴한 물가에 특히나 유기농에 민감한 이나라 국민들 특성때문에 왠만한 식재료에 bio가 붙지 않은건 찾아보기도 힘들다. 덕분에 저렴하면서도 안전한 먹거리들을 마음것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한국쌀과 똑같이 생긴 쌀도 팔고(보통 500g에 1유로선) 해서 먹는데는 걱정이 없었다.



이날 저녁은 닭가슴살 구이를 곁들인 토마토 파스타와 토마토 모짜렐라 샐러드. 슥삭슥삭 조리해서 샤샤샥 담으면,



짜잔- 오늘의 요리 완성. 더불어 ALDI에서 산 맥주와 함께.(근데 ALDI에서 파는 맥주는 맛없다. 파는 맥주가 이거밖에 없어서 사오긴 했는데)



다음날 아침, 밤새 내린 눈때문에 쫄딱 젖은 텐트를 말리지도 못하고 대충 물기만 털어내고 텐트 접기. 완전 찝찝하다.(결국 이날 눈비 맞아서 축축해진 텐트를 결국 일주일동안 펴지도 못하고 썩히게 되는 일이 생길 줄 이날은 몰랐었지...)

텐트안에서는 다행히도 전기장판덕에 춥지 않게 잘 수 있었는데, 샤워실에서 우리 텐트 사이트까지 왔다갔다 하는데 계속 눈비 맞으면서 다니려니 춥고 기분도 참...그랬다. 여튼 아침일찍 정리하고 바로 이날의 목적지로 이동.



월트디즈니사의 로고로 쓰여 유명해진 노이슈반스타인 성. 

아마 노이슈반스타인 성은 들어본 적 없어도, 저 로고에 나와있는 성은 다들 한번쯤은 봤을 듯. 실제로 보면 그렇게 멋질수가 없다는 소리를 듣고, 오로지 저 꿈과 환상의 성을 직접보기 위해 퓌센에 온 우리.



아침 일찍 부터 티켓부스에 줄이 상당하다. 우리와 비슷한 시간에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도착해서 왠지 모르게 우리도 같은 일행인것 마냥 사이에 끼어서 티켓팅. 노이슈반스타인성은 아무때나 입장하는게 아니라 정해진 시간대 별로 입장이 가능한데다, 각 언어별 안내가 지원되어 티켓살때 원하는 언어를 말하면 된다. 다행히 한국어 안내도 지원이 가능! 그리고 남편은 한국에서 미리 만들어간 국제학생증 덕분에 반값으로 입장료 구입!(방통대도 국제학생증 발급이 가능해서 유용하게 써먹었다)

 


노이슈반스타인 성 올라가는 길에 보이는 호엔슈방가우 성. 티켓살때 노이슈반스타인 성과 호엔슈방가우성을 함께 보는 티켓도 판매하였는데, 우리의 목적은 오로지 디즈니성!



산꼭대기에 위치한 성에 가기위해서는 이런 길을 계속계속 오르고 올라야 한다. 가이드북에는 가파른 길을 올라가야 한다고 되어있었던것 같은데 뭐 서울에서 남산한번 올라가본적 있는 사람들에겐 이정도는 껌.



걸어올라가기 힘든 사람들을 위해 말이 수레에 싣고 언덕까지 올라가긴 하는데 완전 꼭대기까진 안가는게 흠. 물론 유료다.



계속 오르고, 오르고 또 올라간다.



저어기 아래에 올라 올 때 보았던 호엔슈방가우 성이 까마득하게 멀리 보이고.



그리고 드디어 마주한 노이슈반스타인성, 두둥. 근데 뭔가 좀 이상하다?



이러한 멋진 전경을 기대하고 왔는데...



안개에 가려서 성의 멋진 모습이 하나도 안보인다!!! 대실망. 

그래도 내부 구경은 판타지 성에 입성한것 마냥 신기하고 재밌었다. 안타깝게도 사진촬영이 허용되지 않아 눈으로 보고 머리로 기억해야 했지만 루드비히 2세가 이 성을 짓기위해 돈을 엄청나게 쏟아부었구나, 하는 감상으로 마무리.


나오는길에 기념품 샵을 지나, 성 안에 있는 까페에서 잠시 커피 한잔만 하고 나가기로. 근데 이곳은 뭔가 셀프다?

샐러드 부페 레스토랑 한켠에 있을것 같은 커피머신에서 원하는 내용을 뽑은 후에 카운터에서 계산하는 시스템. 근데 아무리 찾아봐도 아메리카노라는 메뉴가 없다. 에스프레소나, 라떼, 카푸치노는 있는데. 흠.. 뭐지? 아메리카노를 마시려면 에스프레소 버튼을 일단 누른후에 뜨거운 물 버튼 눌러서 타 마시면 되는건가? 해서 두잔을 각기 에스프레소 + 뜨거운 물로 아메리카노 완성!

근데 찾을땐 안보이던 웨이트리스가 우리한테 다가오더니, 에스프레소 2유로, 뜨거운물 사용 2유로 한잔에 4유로를 내란다!! 아메리카노는 알고보니 다른 이름으로 따로 메뉴가 있었는데 우리는 몰랐을 뿐이고. 사정을 설명해 보아도 뜨거운물은 차 마실때 사용하는 메뉴라서 돈을 받아야한다고. 결국 두 잔에 8유로 지불. 아까운 내돈, 결국 이 맛없고 비싼 커피를 마시면서 우리는 하나 깨달은게 있었다.


"모르면 무조건 물어보자"



노이슈반스타인 성에 오기전에 미리 알아본 사전정보에 의하면 이 성의 전경을 제대로 보기위해서는 성 건너편에 위치한 마리엔 다리위에서 그 멋진 뷰를 제대로 감상 할 수 있다는 정보를 입수, 마리엔 다리로 고고씽.


근데 겨울이라 눈이 많이 와서 아직 제설작업을 하지 않아 마리엔 다리로 들어가는 입구에 들어가지 말라는 푯말이. 결국 이것도 안되는건가 하고 포기하려고 하는데, 어라? 사람들이 하나둘씩 들어가기 시작한다? 어떻하지? 나도 가보고 싶은데. 워낙 원칙주의자인 남편은 들어가지 말라고 한데니까 들어가면 안된다고 하고, 근데 눈도 많이 녹은데다가 다들 가는데 이럴때 다같이 가면 좀 안전하지 않을까 싶어서 마음은 좀 찔리지만 살짝 갔다와 보기로.



눈길, 빙판길을 한참 지나서 만난 마리엔 다리.



미리 올라간 사람들은 다리위에서 추억의 한컷을 담고.



마리엔 다리위에서 보이는 노이슈반스타인성.

와아, 이런 모습이었구나! 아직은 안개때문에 성이 많이 가려져있긴 하지만 그래도 성의 전경을 보니 아까와는 다른 감동이 밀려왔다. 멋지다 정말 멋지다.



아침부터 흐린날씨에, 커피값 실수에 웅크려져있던 마음도 가뿐해져서 하산.


이제 다음은 어디로 갈까나?


+ 캠핑장 정보

camp bannwaldsee 


요금

차1 + 사람2 + 텐트1 + 전기(핫샤워 무료) : 1박 26유로.


Posted by 빙그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