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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12.24 13. 스위스에서 온천을! 로이커바드



마지막날 아침 호텔 창밖풍경. 어제보다는 눈이 많이 걷힌 듯 하다. 해도 반짝이고.

짧았던 2박 3일간의 체류. 푸근한 인심의 호텔 주인 아줌마 아저씨께 작별인사를 하고 다음 목적지로.



날이 많이 개었어도 아직은 눈이 한가득.



산 아랫동네로 내려오니 조금씩 푸릇푸릇한 풍경들이 보인다.




파란 하늘 아래 만년설로 덮힌 알프스 산봉우리들을 배경으로 넓게 펼쳐진 초원. 뭔가 언발란스하면서도 묘하게 잘 어우러진다. 



양지바른 동네를 지나 다시 꼬불꼬불 산을 타고 올라가는 곳은, 스위스의 온천지역으로 유명한 로이커바드.


여행준비할때 스위스에서 가볼만한곳이 어디가 있을까 알아보던중에 온천이라는 두글자에 나를 설레이게 만들었던 로이커바드. 스위스여행하면 인터라켄이나 마테호른과 같이 알프스의 최고봉을 보는 루트가 일반적인데, 남들 다 가는곳 보다 덜 알려진곳 하지만 좋은 경험을 할수있는곳을 찾던 우리에게 알프스에서의 온천을 즐길수 있는 로이커바드는 최상의 조건!



동네가 산꼭대기에 있는건지 계속 차를 타고 산을 올라간다.



구름이 눈높이에서 보일 정도로 계속 산을 타고 올라가다가 바라본 창밖 풍경. 그림엽서가 따로 없다.



로이커바드에 있는 온천중에서 우리가 가기로 한곳은 현대식 시설을 갖추고 있는 Burgerbad. 우리나라에도 많이 도입되어있는 스파같은 곳이다. 수영복입고 야외에서 온천욕을 즐기는.


로비에서 3시간 입장권을 구입한 뒤 락커에 짐과 옷을 넣고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온천입장. 여기까지는 우리나라에서 스파이용하는거랑 별반 다를게 없는데 한가지 차이점은 탈의실이 남여따로 구분되어있지 않다는 것. 그냥 락커 옆에 탈의하는 칸이 있어서(옷가게에의 탈의실 같은) 그곳에서 수영복을 갈아입는다. 우리나라에서는 보통 탈의실 입구에서 남편이랑 바이바이 한뒤에 스파 실내에서 만나곤 했는데, 탈의실까지 같이 들어가니 어색어색. 아니 근데, 워낙 노출에 개방적인 유럽이라 그런가 할아버지 할머니들은 탈의칸에 들어가지도 않고 락커앞에서 훌러덩훌러덩. 속옷만 걸치고 탈의칸에 들어가서 마지막(?) 탈의를 한다.



드디어 입장.


눈덮힌 알프스 산을 바라보며 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니 지상낙원이 따로 없다. 스위스에서 눈과 추위로 고생했던 순간들이 눈녹듯 녹아내리던 시간. 그리고 그냥 몸만 담그는 것이 아니라 작지만 몇가지 즐길만한 기구들도 있어서 나름 알찼던 3시간. 동양인은 우리밖에 없어서 들어가자마자 시선집중. 온천 사진을 많이 담고 싶었지만 다들 수영복 차림이라 초상권때문에 그냥 살짝 배경만 한장. 그리고 확실히 서양 언니들은 몸매가 좋구나. 10대 젊은 청춘들이 온천에 놀러온거 같던데 길쭉길쭉 한데다 나올데 나오고 들어갈데 들어가고. 거기에 비하면 나는 초딩몸매 ㅠ. 물밖에 나가지 말고 계속 물에 담그고 있어야겠다.



노천에서 온천욕을 즐기면서 마치 안개처럼 피어오르는 눈사태를 감상하는게 일품이다.

여기 밤에 오면 조명도 켜고 멋있는것 같던데, 이 근처에 산장같은 숙박시설도 있어서 1박 숙박하면서 저녁에 온천하면 좋겠다. 아쉽지만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은 반나절 뿐. 따끈한 물에 노곤노곤해진 몸을 추스리고 다음 여정을 위해 출발.



영화에서나 볼 법한 멋진 다리.





도로 산을 내려가는 길은 정말 어디를 보더라도 한폭의 엽서같은 풍경들만 가득했다. 다들 이래서 '스위스, 스위스' 하는건가?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직접 눈으로 보고도 이게 실제하는거라고 믿기지 않을 정도로 비현실적인 장면들.


유럽을 차로 여행하면서 좋았던 점은 멋진 경치가 있는 곳엔 항상 쉼터가 같이 있다는 거였다. 이곳에도 마치 딱 이 위치가 경치를 감상하기 최적의 조건인양 절벽에 가까스로 붙어있는 한적한 벤치가 덩그라니. 그 위에 앉아서 산 아래를 내려다보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이곳에 앉아 절경을 반찬삼아 점심 도시락을 까먹으니 배가 두둑하다. 이제 다음 여정지로 가볼까나.



우리의 든든한 네발, 푸조3008. 여행한지 아직 이주일도 안되었는데 벌써 먼지와 흙탕물때문에 꼬질꼬질하다.



스위스 어디에서나 보이는 만년설 봉우리들.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프랑스 샤모니. 

샤모니까지의 가는 길을 확인하기 위해 지도를 펼쳐보니 근처에 몽트뢰(Montreux)가 있다. 예전에 즐겨보던 TV 프로그램인 걸어서 세계속으로에서 보았던 그곳. 전설적인 그룹 Queen의 프레디 머큐리가 사랑했다던 바로 그 곳! 아, 가보고 싶다. TV 속에서 보았던 프레디 머큐리의 동상도 직접 보고 싶었다.


스위스와 프랑스 국경근처에 있는 샤모니까지는 얼마 걸리지 않는 거리이지만, 오전에 로이커바드에서 반나절을 있었던 까닭에 시간적 여유가 많지는 않은 상황. 그런데 살짝 돌아가는길이긴 하지만 몽트뢰를 거쳐서 가는 길이 고속도로라서 좀 편할것 같기도 하고. 어쩔까 고민하다가 돌아가더라도 잠깐 몽트뢰를 거쳐서 가기로 결정.



몽트뢰 들어가는 초입에 바로 시옹성이 보인다. 호수위에 지어져 물위에 떠있는 성이라고 하는데 그냥 차창밖으로 바라만 보는것으로 만족.





호숫가 옆 도시. 이곳이 바로 몽트뢰구나! 주구장창 스위스 산만 구경하다가 탁트인 호수가에 와있으니 느낌이 색다르다.



아마도 몽트뢰의 랜드마크일 것 같은 프레디 머큐리 동상. 많은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 동상앞에는 그의 팬들이 가져다 놓은 꽃다발들이 놓여져있었다. 왠지 이 옆에 앉아 Queen의 'Love of my life'라고 한곡 들어야 할것 같다.





잠시 호숫가를 따라 산책.





풍경도 장관이지만 이 도시의 분위기는 기후때문인지 상당히 여유로워 보인다. 사람들도 느긋해 보이고. 짧은 시간동안 호숫가를 거닐면서 이 도시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었다. 아, 떠나기 싫다....큰일이다. 샤모니고 뭐고 그냥 이 여유로운 도시에 푹 눌러 앉고 싶어졌다. 왠지 프레디 머큐리의 마음을 알것만 같은.




따뜻한 남부 휴양지에서나 볼수 있을것 같은 생김새의 나무들과 전혀 어울리지 않을것 같은 만년설 덮힌 봉우리. 이 역시 비현실적인 장면들.





휴양도시답게 관광객들도 많고 상점도 호텔도 많은 이곳. 문득 신혼여행을 이곳으로 오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우리의 신혼여행은 저 북부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 땀범벅으로 쉰냄새 나는 여행이었지만.)



두번째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진짜 목적지인 샤모니로 출바알!



STOP.

스위스-프랑스 국경.



샤모니도 체르마트와 마찬가지로 알프스 산맥의 한자락에 위치한 곳이라, 체르마트 갈때처럼 눈때문에 고생하는게 아닌가 살짝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날씨도 좋고 눈도 많이 녹은 상태. 이제 우리가 2박을 예약한 샤모니 샬레를 찾아서 고고씽.


Posted by 빙그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