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유럽 일주 : 약 4000~5000km (30~35일)



A. 베를린

B. 함부르크

C. 오덴세

D. 코펜하겐

E. 스톡홀름 

F. 헬싱키 (페리이동 5/18일 바이킹라인)

G. 탐페레

H. 오울루

I. 로바니에미

J. inari(핀란드) : http://www.saariselka.fi/content/destinations/inari

K. 노르카프, 노르웨이

L. 알타

M. 트롬쇠

N. 나르빅

O. 로포텐제도

P. 보되

Q. 트론헤임

R. 올레순

S. 피오르드

T. 베르겐

U. 스타방거

V. kristiansand

W. 덴마크 ??


루트를 짤때 가장 난항을 겪었던 북유럽 파트.


일단 우리의 예상은 독일을 거쳐 북쪽으로 덴마크로 올라가, 스웨덴으로 간뒤에 스웨덴에서 페리를 타고 핀란드로 가기로 했다.

핀란드에서는 육로를 통해 북쪽으로 올라가서 자동차로 갈 수 있는 최북단에 위치한 노르웨이의 NordKapp까지 간 뒤에, 노르웨이 남쪽으로 내려오는 일주를 하기로 했다.


서유럽의 여행이 도시위주의 여행이었다면, 북유럽은 철저히 driving 위주로.

워낙 풍경이 아름답다는 노르웨이라길래, 차를 타고가다보면 풍경을 감상하고 내려서 사진찍느라 차가 제 속도를 못낼 정도라는 그러한 노르웨이라길래 이곳의 아름다운 길을 위주로 가기로 하고. 북유럽 일정은 상세한 일정을 짜지 않았다. 내가 가는 곳이 루트요, 일정인게지.


하지만 우리에겐 출국날짜라는 것이 있었기에, 적어도 그 전에는 파리로 들어와야하는 데드라인을 지키기위해 대강의 마지노선만 정해놓고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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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빙그레씨


The Romantic Road(Romantische Straße), 로만틱 가도.


프랑스에 와인가도라는 유명한 드라이빙 코스가 있다면 독일에는 로만틱 가도라는, 독일 중부에 있는 뷔르츠베르크에서 남쪽의 퓌센까지 약 400km에 달하는 중세시대의 마을과 성들을 잇는 유명한 드라이빙코스가 있다. 이름때문에 흔히들 로맨틱한 길인가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실제로는 '로마로 통하는 길'을 의미한단다. 중세시대에 독일에서 로마제국까지 무역을 하기위한 길이었는데 지금은 이 길에 중세시대의 오래된 마을들과 고성들이 늘어서 있어서 관광루트로도 유명하다.


여행준비하면서 유럽 각국의 대표적인 드라이빙코스들을 알아봤는데, 독일에서는 이 로만틱 가도를 달려보기로 하고 그 길에 있는 도시 중 하나인 로텐베르크부터 남쪽 아우구스부르크까지 가보기로 했다.



로만틱 가도를 달리는 국도변에는 이렇게 로만틱 가도를 알리는 표지판이 군데군데 설치되어있다. 일본어로도 함께 쓰여있는점이 특징. 일본 사람들이 이 길을 많이 여행오는가봉가.




하이델베르크 캠핑장에서 로텐부르크로 향하는 국도.

한적한 국도를 달리는데 저 멀리 오래된 성이 하나 보인다.




마치 옛날 동화에 나올법한 모습의 고성. 이런 한적한 길에 성이 한채 우뚝하니 솟아 있으니 어색하기도 하다. 저 성에는 아직도 누군가 살고 있는걸까?




길을 달리다가 발견한 로만틱 가도가 아닌 새로운 표지판. 

저 표지판도 무언가 관광 명소에 대한 표지판 인듯해서 찾아보니, 바로 고성가도(Castle Road)를 안내하는 표지판이었다.




로만틱 가도가 북-남으로 이어진 길이라면, 고성가도는 서쪽 만하임부터 동쪽 로텐부르크까지 이어지는 길을 말하는데 이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오래된 성들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여 로만틱 가도 못지 않은 유명 드라이빙 코스.

때마침 우리는 하이델베르크를 떠나 로텐베르크까지 가는길이었기에 기왕 목적지 까지 가는거, 이 고성가도를 따라서 가보기로 했다. 하지만 사전에 미리 고성가도에 대해 알아보지 않은 우리는, 이게 몇번 국도 인지 알수가 없어 일단 표지판만 따라서 달려보기로.




다행히도 우리에겐 자동차 여행 가이드북의 바이블, 굴러라 유럽!이 있었기에 마음 한쪽은 든든.

유럽 자동차 여행에 대한 각종 정보와 캠핑장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는 책인데, 캠핑장 뿐 아니라 자동차로 여행해 보면 좋을 여러 드라이브 코스까지 나와있어서 고성가도에 대한 대강의 지식을 빠르게 얻을 수 있었다.





길 옆으로는 강이 평온하게 흐르고 있어서 마치 경기도 가평이나 양평의 느낌.

강 너머로는 한적한 시골마을도 보인다.




강변을 따라 조금 더 달리다 보니 강 건너 캠핑카들이 보인다.




아마도 저 건너편이 캠핑장인가보다.

카라반과 캠핑카, 텐트도 보이네. 왠지 간밤에 우리가 묵었던 곳 보다 더 좋아보인다.





길의 중간중간에는 고성가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갖가지 모양새의 옛 성들이 보이고,





그렇게 달리다보면 또 마주치는 캠핑장.

아마 이동네가 강도 흐르고 뒤로는 산도 있어서 경치때문에 캠핑장이 많이 몰려있는듯 했다. 

지나오면서 우리가 잔 캠핑장보다 다 좋아보이는데, 이런데서 잘껄...하는 후회가.




로텐부르크로 가기전 갈림길.


유럽에는 도로 표지판에 캠핑장 이정표가 잘 되어있다. 그래서 길을 따라 가다가 텐트모양 이정표가 나타나면 근처에 캠핑장이 있다는 거니, 그 이정표만 잘 따라가면 쉽게 캠핑장을 만날 수 있다.

이 갈림길 이정표에도 벌써 두개의 캠핑장 표지판이 보이네. 여행초반에 우리가 캠핑장을 잘 찾아다닐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캠핑장이 많이 있었다.





드디어 로텐부르크 입성!

마을이 특이하게 성벽으로 둘러쌓여 있다. 이곳 무료주차장에 차를 대고 마을을 구경해 보기로 했다.




마을 어귀에서 만난 독특한 클래식 카.

유럽을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다양한 차를 볼 수 있어 눈이 호강한다.




마을로 들어가는 진입로.



마치 옛날 한양 도성 들어가는 기분.




로텐부르크에서 처음 마주친 것은, 바로 슈니발!


여행을 떠나올 무렵 한국에서 한창 망치로 깨먹는 독일 전통과자 슈니발렌이 인기있었는데, 알고보니 '슈니발'이라 부르는 이 지역 전통과자라고 한다. 오, 이걸 여기서 만날 줄이야! 론리에는 왜먹는지 알 수 없는 맛없는 과자라고 설명해놓았던데, 한국에서도 난 먹어본 적이 없으니 여기서 파는게 맛이 있는지 아닌지는 아마 알 수 없을듯.





유럽여행하면서 마주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표지판과 간판들!

여기는 마차가 지나는 길인가봉가.




어디선가 찍어낸듯한 비슷한 모양새의 건물들.




마을 광장.

처음 마을 진입할때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해서 한산한 동네인가 보다 했는데, 관광객은 요기 다 몰려있었다.

광장에 있는 중세시대 느낌나는 건물들은 현재 보수공사중.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천 까페.




맥주와 소세지로 유명한 독일답게 곳곳에 다양한 햄과 소세지를 파는 곳이!

소세지 종류 참으로 많구나, 알흠답다.


그리고 단순히 소세지만 파는게 아니라, 바로 먹을 수 있게 조리한 메뉴들도 팔고 있었는데 때마침 점심때라서 소세지 가게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기로 했다.




내가 선택한 커리부어스트(Curry Wurst).


구운 소세지에 카레가루와 함께 케찹을 뿌려먹는 간식인데, 브랏부어스트와 함께 독일 왠만한 지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간식. 뭐 별거 없이 보이는데 저 토마토 케찹이 새콤 달콤하면서도 커리향이 나는게 먹다보면 상당히 중독성 있다. 

독일 여행 내내 애정했던 음식.




남편이 선택한 메뉴는 빵에 소세지를 끼워 먹는 브랏부어스트.


이렇게 두개 해서 총 6.5유로. 프라이부르크에서는 브랏부어스트 두개해서 5유로도 안되었는데, 확실히 여긴 관광지라 그런가 비싸구나. 




각각 소세지 하나씩 들고 길가에 걸터 앉아 먹으면서 사람구경.

우리가 구입한 가게 앞 유리창에서 소세지 구경중이신 노부부. 먹을까 말까 고민하시는거 같던데.




각종 기념품 가게와 소세지 가게, 슈니발 가게로 즐비했던 거리.

거리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관광객. 돌아다니다 보니 이 동네는 너무나도 빤하게 '여긴 관광지'라는 티가 나서 금새 감흥이 떨어졌다. 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정말 보고 싶은건 이곳 사람들 사는 냄새지, 보여주기 위해 이쁘게 치장한 모습이 아닌데.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슈니발은 하나 먹어보고 가자며 가게에서 한개씩 구입.

종류가 상당히 많았는데, 이것 역시 가격이 상당해서 다 먹어볼 수는 없고 각자 가장 맘에 드는 맛으로 한개씩만 사서 맛만 보기로했다. 꽤 오래된 가게 인듯. 빵봉투에 자랑스럽게 1616 이라는 년도가.




내가 고른 초코 헤이즐넛 슈니발.




남편이 고른 바닐라 슈니발.

이렇게 두개 해서 총 4.8 유로. 우리돈으로 하면 7천원꼴. 


우리나라에서는 얼마에 파는지는 모르겠지만 남편이 이거 두개에 7천원씩 팔면 과연 사먹을까? 라길래, 아마 궁금해서 한번은 사먹어 보지 않을까? 근데 한번만 먹고 안사먹을거 같애 ㅋㅋ 라고.

그래도 생각보다 양이 꽤 되길래 반만 부셔먹고, 나머지는 keep. 나중에 운전하면서 배고플때 먹어야지.


슈니발 한개씩 손에 들고 냠냠촵촵 하면서 마을 뒷골목 구경.




마을 뒷쪽으로 걸어가보니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성곽길을 만날 수 있었다. 마치 서울의 성곽길이 생각나는.




성곽에 걸터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니 탁 트인 전원 풍경이!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잔잔해지는 풍경이다. 마을안의 예쁜 집들과 상점들은 사진찍기에 예쁘지만 크게 인상적이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이곳에 오니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이 동네의 진짜 모습(?)을 보는것 같았다.





그렇게 풍경에 빠져 한참을 바라보다, 다시 마을 안쪽으로 돌아왔다.

현실에서 동화속으로 컴백.

저 멀리 길가에 주차되어있는 차들 중에 좀 튀는 차가 있기에 무언가 하고 다가가 보았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나는 데코의 차량과, 바로 옆 상점앞에 서있던 호두까기 인형! 알고보니 로텐부르크는 크리스마스 상점으로도 유명했는데, 이 차량이 서있던 곳이 그 크리스마스 상점이었던 것이었다.


우리도 구경한번 해보자 하고 들어가봤더니 온갖 크리스마스 관련된 장식품 및 기념품을 파는 가게. 입구에는 나라별 언어로 되어있는 안내문과(한국인과 일본인들이 많이 오는지 두 언어로 씌여진 브로셔도 있었다), 마치 미로 처럼 한번 들어가면 그 상점을 한바퀴 다 돌아야지만 나올 수 있게 되어있는 구조. 이건 마치 놀이동산에서 롤러코스터 타고 내려왔는데 나가는 문이 기념품 가게랑 연결되어 있어서 그걸 다 구경해야지만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놓은 것 같은 상술의 절정체!

장식품에는 별 관심 없었는데 견물생심이라고, 계속 보다보니까 호두까기 인형 하나정도는 사고 싶게 되더라. 하지만 무시무시한 가격에 구경만 실컷하고 밖으로 나왔다.


유럽의 중세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전통적인 마을일꺼라는 나의 기대감과는 달리, 물론 중세 모습을 하긴했지만 너무나도 관광지스러운 모습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여행 7일째인데 다니는 곳 마다 크게 감흥이 없네. 유럽이란 원래 이런건가 라는 생각을 하며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Posted by 빙그레씨

4월 3일, 여행 시작 여섯째날.


프라이부르크 근처 캠핑장에서 2박을 하고 드디어 다른곳으로 떠나는 날. 

아침 일찍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고, 짐을 꾸려서 떠날 준비를 했다. 텐트를 치는건 팝업텐트라 간편하고 쉬웠는데, 텐트를 접는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처음에 이게 도대체 어떻게 접혀있었던가 생각도 나지 않고, 낑낑대면서 겨우겨우 텐트를 접고 물품들을 차에 실어다 놓는등 떠날 준비하는데만 장장 1시간. 아침부터 텐트랑 씨름하느라 기진맥진.


이날의 일정은 프라이부르크에서 약 2시간 정도 거리인 하이델베르크로 이동해서 시내 구경 후 근처 캠핑장에서 숙박하는것으로. 근데 가는 길이 멀지 않고, 프라이부르크에서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곳에 검은 숲(Black Forest)라는 울창한 삼림 구간이 있다기에 일부러 그곳을 통해서 가기로 했다. 


뻐꾸기 시계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동네인데, 검은 숲이라는 이름은 높다란 나무들이 하늘이 안보일 정도로 빽빽하게 늘어서 있어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근데 이름만 들으면 왠지 무시무시한 마녀가 살것 같은 분위기.





검은숲 정상 부근에 쌓여있던 녹지 않은 눈더미들.


검은숲으로 가는길이 고도가 높은데다가 정말 높이가 몇미터씩은 족히 되보이는 나무들이 빽빽하게 있어서 겨우내 내린 눈들이 채 녹지 않아, 길을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계절은 점점 겨울로 바뀌는 분위기였다. 그리고 여름이 아니라 그런건지 크게 경치가 멋지다거나, 드라이빙하기에 좋다거나 하는건 모르겠더라. 대신 눈구경만 실컷한 우리는 실망감만 안고 바로 하이델베르크로 이동했다.





하이델베르크에서 가장 먼저 간곳은 하이델베르크 성(castle)까지 올라가는 케이블카 타는 곳.


전날 밤에 미리 하이델베르크 가기전에 인터넷으로 도심에 주차를 할만한 park house를 찾아봤었다. 자동차 여행하면서 가장 크게 걱정되었던게 바로 주차! 유럽엔 워낙 차량털이범도 많다는 얘기도 들었고, 익숙치 않은 도시에서 주차가능한 곳을 과연 우리가 잘 찾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어서 아직은 여행 초반이기에 미리미리 알아보고 출발. 일단 구글에서 검색하니 가장후기가 많은곳이 하나 있길래, 그곳 주소를 네비게이션에 찍고 찾아갔다. 처음엔 왜 이렇게 도심에서 동떨어져있는 주차장이 인기가 많은것인가 의아해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하이델베르크의 명물, 하이델베르크 성을 가기위한 케이블카 바로 옆에 있는 주차장이었다.


하이델베르크 성까지는 걸어올라갈 수도 있고 등반열차 같이 생긴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갈 수 있는데, 일단 올라가는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올때는  슬슬 구경하면서 내려오기로 했다.




오래된 모습 그대로의 하이델베르크 성.

과거 전쟁으로 인해 훼손된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황량하기도 하고 어쩐지 으스스하기도 한 첫인상.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곳의 모미는 이렇게 하이델베르크 시내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는 점.

온통 붉은색 지붕들로 뒤덮힌 도시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런게 말로만 듣던 유럽의 모습인가? 감탄을 하며 한참동안을 바라보았다.






동네 대학생인듯한 청년 둘. 이런 멋진 경치를 즐기러 오면서 맥주도 싸들고 오다니 진정 풍류를 아는구려.




내려올땐 산책하면서 설렁설렁 내려왔는데, 생각보다 얼마 안걸린다. 이럴줄 알았으면 올라갈때도 걸어갈껄 그랬나?

광장의 동상 뒤로 저 멀리 보이는 붉은색의 하이델베르크 성.





이번에는 구시가를 향해서.

관광도 관광이지만 우리가 찾아 헤멘곳은 바로 Apple Store!


프라이부르크 캠핑장에서 묵고 있었을때, 이제까지 별탈 없이 잘만 쓰고 있던 노트북이 전원 케이블을 꼽아도 충전이 되지 않는 일이 생겼다. 전원 케이블이 고장난 것 같아 전날 프라이부르크 시내 관광을 할때 애플 전원 케이블을 사기위해 돌아다녔었는데 고작 이 케이블 따위 하나의 가격이 무려 80유로! 그마저도 내 맥북에 맞는 케이블이 없어서 그냥 나오기는 했지만, 산다고 하더라도 갑자기 이렇게 큰 지출은 생각지도 못했던거라 어찌 해야 하나 계속 망설였었다. 하지만 노트북은 이번 여행하면서 각종 자료 백업과, 숙소 예약 및 메일 확인, 뱅킹등 가장 중요한 필수품인데 이걸 못쓰게되면 앞으로 여행하는것도 힘들게 될테고.

갑자기 닥쳐 온 시련이었다.


일단 프라이부르크에서는 애플 매장도 없었기에, 하이델베르크에 가서 좀 찾아보기로 하고 구시가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는데 마침 눈 앞에 있는 Apple Store! 처음에는 매장에서 케이블을 발견하고 바로 살까 하다가, 혹시나 해서 들고 간 케이블을 먼저 확인해보고자 직원에게 문의했더니 매장 2층에 수리센터가 있었다. 수리 직원에게 전원 케이블이 이상이 있는지 확인 좀 해달라고 부탁하고 몇분을 기다렸을까, 전원 케이블에는 이상이 없단다. 아싸! 돈 굳었다! 케이블 새로 사기전에 미리 확인해 보길 진짜 다행이다. 


마음의 짐 하나를 덜고 가벼운 마음으로 본격 관광 시작.




하이델베르크는 한국인 관광객이 많이 오는 곳인가봉가, 한국어로 쓰여있는 상점이 은근 눈에 띄었다.

판매 물품은 한국사람들에게 인기 있는 쌍둥이 칼, 휘슬러등 각종 주방용품들.









좀 저렴한 편인 마트, Penny에서 이날 캠핑에 필요한 식재료들을 구비한 뒤에 다시 주차장으로 향했다.


반나절밖에 구경을 못해서 그런가 이 도시에 대해서는 그다지 큰 인상을 받지 못한채, 단지 비싼 돈 주고 노트북 전원 케이블을 안사도 된다는 안도감만 안고 캠핑장으로.




하이델베르크 시내에서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곳에 위치한 캠핑장, Camping Heide.

다닥다닥 캠핑카들이 붙어있던 전날의 Hirzberg 캠핑장이랑은 사뭇 다른 분위기다. 강가에 위치한데다가 캠퍼들도 별로 없고 사이트가 넓직해서 진짜 캠핑 온 기분!




캠핑장 끝쪽에 사이트를 잡고 텐트 구축 시작.





사이트 앞쪽은 강이 흐르고, 뒤쪽으로는 나무가 우거진 산이!

배산임수, 명당자리네!


무엇보다도 사람이 많지 않아 텐트도 여유롭게 치고. 밤에 기침해도 눈치 안보이겠다.

Hirzberg 캠핑장에서는 차량을 캠핑장 밖에 두고 와야해서 매번 물건을 가지러 텐트 사이트까지 왔다갔다 힘들었는데 이번엔 텐트 바로 옆에 차량을 댈 수 있어서 아주 편하게 텐트 구축.




이날의 저녁은 낮에 장 본 독일식 소세지 구이와 카레 덮밥.

아직 테이블도 못사서 텐트 거실 바닥에, 빈 상자를 받침삼아 먹는 저녁이지만 항상 밥맛은 꿀맛!


+ 캠핑장

Camping Heide http://www.camping-haide.de/de/startseite.php


캠핑장 가격

- 사람 2 + 텐트 1 + 차량 + 전기 : 19.2 Euro

- 샤워는 별도 코인 구입필요. 1Euro/?분

- Free wifi (단, 리셉션 근처에서만 가능)


하이델베르크 성 Cable Car 가격

-6 Euro * 2인 = 12 Euro


하이델베르크 주차 요금

- 4 Euro / ?시간


Posted by 빙그레씨

오스트리아 - 체코 - 독일 동, 북부 : 1172km, 12일(베를린 5일) 5/1 ~ 5/12 (누적 45일)



A. 볼차노 - 돌로미티

B. Cortina d'Ampezzo (코르티나 담페초,이탈리아) 

C. Salzburg(잘즈부르크, 오스트리아) 296km : 1박 

D. St. Gilgen (상트길렌, 오스트리아) 28.6km

E. Hallstat(할슈타트, 오스트리아) 44.3km : 1박 

장크트푈텐 1박

F. Cesky Krumlov(체스키크룸로프, 체코) 196km : 1박

G. Telc(텔치, 체코) 109km 

H. Praha (프라하, 체코) 158km : 1박 

I. Dresden (드레스덴, 독일) 148km : 2박 

J. Berlin(베를린, 독일) 192km : 4박 


크게 보면 이번 여행의 전반부의 마지막에 해당하는 루트.


90일 여행계획을 세울때 대략 반으로 나누어서 전반 45일동안 서유럽을 여행하고 그 이후의 일정은 모두 북유럽에 할애할 수 있도록 세웠기 때문에, 북유럽 여행의 관문인 덴마크로 넘어가기 전까지 서유럽 여행을 마칠 수 있도록 루트를 계획했다.


그리고 긴호흡을 가지고 여행해야 하는 북유럽에 가기 전, 역시나 마음에 드는 도시 한곳에서 휴식도 할겸 오래 머물면서 찬찬히 쉬었다가 가기로 했다. 그렇게 해서 결정된 도시는 베를린! 여행하는 중에도 손꼽아 기다릴만큼 꼭 가보고 싶었던 도시였는데, 이곳의 여행기는 차근차근 풀어나가기로.


여행 루트 계획은 저리 세웠지만, 늘 그렇듯이 저대로 지켜지지는 않고 그냥 마음내키는대로. 

산따라 물따라 마음따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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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빙그레씨

프랑스 남부 - 이탈리아 중, 북부 (1987km, 16일) 4/14 ~ 4/30



A. Annecy(안시, 프랑스)

B. Avignon(아비뇽, 프랑스) 338km : 1박

C. Aix-en-Provence(엑상프로방스, 프랑스) 88.6km : 1박 

D. Nice(니스, 프랑스) - 망통 - 모나코 - 에즈178km : 3박 (툴롱, 그라쓰)

E. Genova(제노아, 이탈리아) 195km : 1박

E-1. 친퀘테레

F. Pisa(피사, 이탈리아) 158km

G. Firenze(피렌체, 이탈리아) 86.2km : 2박

H. San Gimignano(산지미나노, 이탈리아) 51.8km 

I. Siena(시에나, 이탈리아) 50.6km : 1박

J. Arezzo(아레초, 이탈리아) 91.2km : 1박

K. Assisi(아시시, 이탈리아) 105km : 1박 

L. Bologna(볼로냐, 이탈리아) 255km : 1박

M. Verona(베로나, 이탈리아) 144km : 1박

N. Bolzano(볼차노, 이탈리아) 154km : 1박

O. Cortina d'Ampezzo(담페초, 이탈리아) 돌로미테 구간 132km : 1박


루트의 두번째 파트는 따뜻한 남쪽 위주로.


여행시작이 비수기이고 추운 3월말이다보니, 루트를 짤때 날씨가 가장 큰 관건이었는데 아싸리 추운 봄에 추운 지방(알프스)을 여행하고, 날이 풀릴 무렵에는 따뜻한 남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가서 휴양을 즐기기로 했다.


이탈리아의 경우에는 워낙 유명한 관광지가 많기도 하고, 이곳을 다 보기에 90일 전부를 쏟아 부어도 모자랄것 같았기에 선택과 집중! 해서 많은곳을 보기보다는 여유있게 한곳에 오래 묵으면서 찬찬히 여유를 즐기기로 결정, 과감하게 로마를 빼고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 지방에서 다양한 체험을 하면서 한템포 쉬었다 가기로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이때 보냈던 여유로운 나날들은 우리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준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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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빙그레씨

여행 전 계획했던 초반 여행 루트.


총 5가지 파트로 나누어서,

part 1 : 프랑스 동부 - 독일 서남부 - 스위스 17일

part 2 : 프랑스 남부 - 이탈리아 중,북부 16일

part 3 : 오스트리아 - 체코 - 독일 동,북부 12일 (여기까지 누적 45일)

part 4 : 북유럽 약 30일

part 5 : 베네룩스 - 프랑스 파리


이런식으로 정했었다. 


일단 크게 뼈대를 잡고 중간중간 루트는 융통성있게 가는걸로.

그리고 운전을 해서 이동을 해야 하는 관계로 이동거리는 하루 평균 250km 정도로 잡았다. 

초반에 유빙과 같은 온라인 까페에서 정보를 얻을때 다른 이들은 300-500km씩도 다니기도 하는것 같던데, 우리는 대신 운전해줄 일행도 없고 무리해서 많이 다니기보다는 설렁설렁 다니기로. 


해서 정해진 초반 루트 part 1.


프랑스 동부 - 독일 서남부 - 스위스 (2106km) 17일 (3/29 ~ 4/14)



A. Paris(파리, 프랑스) : 1박

B. Strasbourg(스트라스부르, 프랑스) 488km : 1박

C. Colmar(콜마르, 프랑스) 포도주가도 75.9km : 1박

D. Freiburg(프라이부르크, 독일) 50.6km : 1박

E. Heidelberg(하이델베르크, 독일) 185km : 1박

F. Rothenburg ob der Tauber(로텐부르크, 독일) 166km : 1박

G. Nördlingen(로맨틱가도, 독일) 83.3km

H. Augsburg(로맨틱가도, 독일) 77.1km : 1박

I. Munchen(뮌헨, 독일) 79.6km : 1박

J. Mittenwalt(미텐발트, 독일) 107km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1박

K. Fussen(퓌센, 독일) 78.1km : 1박

L. 리히텐슈타인 158km : 1박

M. Zermatt(체르마트, 스위스) 281km : 1박

N. Leukerbad(로이커바드, 스위스) 68.4km

O. Chamonix(샤모니, 프랑스) 107km : 2박

P. Annecy(안시, 프랑스)101km : 2박


하지만 실제 다니다 보니, 1박 하기로 했는데 좋아서 더 오래 있던곳도 있고, 가기로 했지만 안간 곳도 있고, 계획에 없었지만 간곳도 있고 ㅎㅎㅎ


이런게 바로 자동차 여행의 묘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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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빙그레씨

4월 2일. 프라이부르크 캠핑장에서의 이튿날 아침.


원래는 히르츠베르크 캠핑장에서 1박을 하고 캠핑장이 별로면 상황을 봐서 다른 캠핑장으로 옮겨 1박을 하려고 했는데, 귀찮기도 하고 나름 여기 캠핑장이 나쁘지 않아서 그냥 하루 더 있기로 했다.

아침에 캠핑장에서 그동안 밀린 빨래를 돌리고 점심 즈음해서 전날 아쉽게 돌아왔던 프라이부르크 시내를 구경을 하러 나갔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라서 차는 캠핑장에다 두고 프라이부르크 구시가까지 걸어서 도착.

구시가 안에는 차는 거의 보기 힘들고 곳곳을 관통하는 트램이 다니는 선로를 주로 볼 수 있었다.




랜드마크인 프라이부르크 성당근처 Markt 가는길. 점심때 장이 열린다고 하여 구경하러 가보기로 했다.




우뚝 솟은 성당도 한번 구경하고. 

마켓 구경을 다 하고나서 꼭대기에 올라가봐야지.




이곳 광장의 명물 Brat Wurst.


구운 쏘시지를 빵사이에 끼워서 파는건데 광장을 중심으로 곳곳에 이런 Brat Wurst를 파는 노점이 즐비해있었다.

물가비싼 유럽에서 2유로선에서 든든하게 한끼를 때울 수 있기에 관광객들한테도, 현지인들에게도 인기만점.

어디에서 사먹을까 하다가 대부분의 노점에 사람이 많았기 때문에 그냥 아무 노점에 줄을 서고 Brat Wurst 두개 주문.

소세지는 여러종류가 있어서 주문할때 고르는 식이었는데 나는 뚱뚱한 소시지를, 남편은 길다란 소시지를 각각 주문.


총 4.4유로


이전에 프랑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간단히 끼니를 때울요령으로 주문해서 먹었던게 35유로였는데, 엄청나다.

왠지 독일이 좋아질것 같다.





성당 근처에 열린 시장에서는 각종 과일과 야채, 식료품 뿐 아니라 다양한 식물들과 예쁜 꽃을 팔고 있었다.

구경하는데 시간가는줄 모를만큼 흥미로운 곳.




시장구경을 끝내고, 프라이부르크 성당에 들어가보기로.

입장료를 내면 성당의 꼭대기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해서, 인당 2유로씩을 내고 성당 꼭대기에 오르기로 했다.





꼭대기에 오르니 프라이부르크 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필 성당이 보수공사 중이라 완전 꼭대기 탑까지는 올라갈 수 없었지만 새로운 경험이었다.




성당을 오르내릴땐 한사람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고 가파른 계단을 이용해야 했는데, 그 각도도 엄청나서 올라가다가 어지러울 지경. 한가지 위트있는게 시계방향으로 한참을 올라가서 어지럽다 느낄때쯤엔 계단이 반시계방향으로 돌게 되어있다. 나름 배려인건가. 그리고 한사람만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계단에 올라가는 사람들과 내려가는 사람들이 만나게 되면, 어느 한쪽이 벽에 붙어 좀 기다려주어 다른 방향에서 온 사람들을 지나가게 해주는 참으로 훈훈한 광경이. 




성당에서 내려 온 뒤에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약국에 들려서 기침약을 하나 구입했다.

한국에서 걸린 감기가 다 낫지 않은데다가 한국에서 처방받은 약이 다 떨어져서, 밤새 기침이 멈추지 않아 조용한 캠핑장에 다른 이들을 잠못들게 할까봐 매우 민망해서 날이 밝는대로 약국에 가기로 결심. 약국 언니가 혹 기침이 오래가면 병원을 가보는게 좋을거라고 했다. 구입한 약은 마치 목캔디 같이 생겼는데, 약국언니와 나의 의사소통이 제대로 된건지도 궁금하고 과연 이 약을 그냥 먹으면 되는건지도 궁금하여 읽을 수 없는 독일어로 적혀있는 약 설명서를 구글 번역으로 번역해가며 복용.

정말이지 구글신은 못하는게 없다.

 

약을 산 뒤에는 근처에 서점이 있어서 혹시나 하고 들어가봤는데, 이곳에서 우리가 찾던 ACSI 캠핑장 책자를 발견! 유레카!!




득템도 했겠다, 편한 마음으로 이번엔 신시가 구경.

구시가와 신시가를 가르는 성벽에 있던 독특한 맥도날드의 간판. 맥도날드의 친화력은 세계최고인 듯.




구시가는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은 관광지 분위기였다면, 신시가는 이곳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그대로를 볼 수 있었다.




프라이부르크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바닥간판.


상점앞에는 바닥에 돌로 다양한 무늬가 그려진 간판이 있었는데, 신발가게 앞에는 구두 모양이, 생선가게 앞에는 물고기 모양이, 금은방 앞에는 보석모양이 그려져있어서 그 옛날에 글을 아는 사람이 적었던 시절, 사람들이 쉽게 뭐하는 가게인지 구분 할 수 있었다고.(아쉽게도 이날 카메라가 망가져서 사진을 몽땅 날리는 바람에 내가 찍은 예쁜 바닥간판 사진들도 함께 날라갔다 ㅠ)





자연스럽게 차도와 인도의 경계를 나누는 수로, 베히레.


베히레에 발을 담그는 여행객은 프라이부르크 처녀와 사랑이 이루어지게 된다는 전설이 있던데, 나한텐 소용없는거니까 그냥 구경만 하는걸로.



+ 프라이부르크 여행에 대해서


여행준비 하면서도 그렇고 막상 여행지에 와서도 느낀건데 독일의 남서쪽에 위치한 조그만 도시 프라이부르크는 한국 여행자들이 많이 선호하는 도시는 아닌것 같다. 어디를 지나다가 들리거나 하는 정도이지 일부러 이곳을 찾는 사람은 별로 없는것 같은데, 사실 독일에서 가고 싶은 도시를 정할때 가장 먼저 생각한 곳이 프라이부르크였다.


예전에 영국문화원에 같이 다니면서 친해진 분이 도시디자인 관련해서 쓰신 책을 읽은적이 있는데, 그때 유럽의 도시들 중에 프라이부르크에 대해 쓰인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독일 내에서도 친환경 도시로 유명한곳, 그리고 그러기 위해 자동차 사용을 제한시키고 대신 사람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게 자동차 공유제도(car-sharing)를 독일에서 처음 도입한 도시. 자전거와 트램이 주요 교통수단인 이곳.

시내 곳곳에는 과거부터 이어저 온 베히레(Baechle)라는 인공수로가 있어서 도심의 온도를 낮추는 천연 에어컨 역활을 할 뿐아니라 자연스럽게 인도와 차도의 경계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래전부터 있어왔던 베히레를 그대로 지금까지 보존해오며, 도시 사람들의 휴식처로서 과거와 현재를 적절히 조화시키며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매력적인 도시.


이러한 노력과 모습들이 나에게는 상당히 인상적이었고, 다른 유명도시들 처럼 볼거리가 많거나 유적지가 많은 곳은 아니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었기에 독일에 가게되면 꼭 프라이부르크를 들리고 싶었다. 


그리고 그 선택은 틀리지 않았던것 같다.




Posted by 빙그레씨

원래 알자스지방의 리크위르에서 나와 계속 와인가도를 따라 남쪽의 콜마르까지 갈 계획이었으나 나의 컨디션 저조로 인해 급 경로 수정.


여행출발전 심한 몸살감기에 걸려있던데다가 파리도착하면서는 물갈이를 하는 바람에 계속 속도 안좋았는데, 장시간 차를 타고 다니니 멀미까지 더해져서 이건 여행이 아니라 고행. 오죽하면 남편한데 멀미가 심해서 차 못타고 다니겠다며; (이번 여행의 취지는 자동차 여행이란 말이다!) 암튼 이날 더 이상 차타고 돌아다니는건 무리인듯하여, 첫 캠핑을 하기로 한 프랑스와 독일 국경근처에 있는 프라이부르크로 이동.


사실 여행준비할때 숙소는 파리 처음 도착할때만 빼고는 계속 캠핑을 하기로 했는데, 미리 한국에서 캠핑장에 대해 알아보고 간다던가, 예약을 한다던가 하지는 않았다. 유럽의 캠핑장 정보가 담겨있는 ACSI 책자만 사면 만사 해결일거라 생각하고 그냥 출발했는데, 문제는 우리가 그 책을 파리에서 구할 수 없었다는것! 그래서 일단 첫 캠핑지는 스트라스부르 에탑호텔에 묵을때 미리 인터넷으로 알아본 뒤에 출발하였다.


알아볼때 구글에서 1. 프라이부르크 도심과 가장가까운곳 2. 캠핑 비수기인 4월 초에 문을 여는곳 3. 후기가 많은 곳

이라는 조건으로 검색을 했는데 이조건에 딱 부합하는 곳을 발견! 히르츠베르크라는 캠핑장으로 결정. 


유럽에서의 첫 캠핑이라 캠핑 초보인 우리는 어리버리 하며 캠핑장을 찾았다.

캠핑장에는 미리와서 자리잡고 있는 캠퍼들이 많았는데 죄다 캠핑카들. 리셉션에 우리가 텐트칠꺼라고 말하니 하나같이 이렇게 추운데, 괜찮겠냐며. 물론 이 추운날 텐트에서 그냥 자면 춥겠지만 우리는 한국에서 공수해 전기요라는 온 비장의 무기가 있었기에. 




드디어 처음 텐트 개시!

4인용 텐트라 펼치니 생각보다 크기가 크긴크다.


+ 에피소드

처음 리셉션에서 텐트칠꺼라고 말하니 리셉션 아저씨가 스몰텐트냐고 물어보았다. 

태어나서 캠핑이 처음인 나, 스몰텐트의 기준이 뭔지 몰라서 일단 그렇다고 하고. (왠지 큰거라고 하면 돈 더 내라고 할까봐;;)

아저씨가 안내해준 자리에서 텐트를 펴기 시작. 근데 사이트가 너무 작아서 텐트가 사이트를 넘어간다; 게다가 아래쪽은 비탈길이라 텐트를 치면 잠잘때 기울어서 자야할것 같은 형태가...


어떻게 해야 하나 한참 고민하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오시더니 다른 자리를 안내해준단다. 

'이대로 텐트치면 너네 아마 굴러떨어질지도 몰라 하하' 이러면서.

우리가 고맙다고 인사를 하고 텐트를 치는데, 아저씨 '근데 너네 텐트에서 자면 춥지 않겠니? 밤에는 꽤 추운데.' 라며.




아저씨가 안내해준 새로운 텐트사이트. 처음보다 훨씬 넓다.

옆집에는 미리 와있던 캠핑카가 한대 있었고, 그 주변으로도 온통 캠퍼밴 혹은 캠핑카.




완성된 텐트.

텐트 한켠에 침낭이랑 이불을 펴놓으니 아늑한게 그럴듯해보인다.

물론 바닥엔 전기요도.



텐트 구축하자마자 허기가 돌아서 바로 저녁을 해먹기로.

우리의 첫 캠핑장 요리는 바로 라면!

뭐니뭐니해서 야외에서 먹는 라면이 제맛이지. 


코펠에 버너로 라면을 끓이려고 했는데 캠핑장 입구에 불 피우지 말라는 경고문이 붙어있어서 캠핑장 초보인 우리는 버너쓰면 안되는가봉가 하며, 요술 밥통으로 라면 끓이기! (알고보니 바베큐같은거 할때 장작불때지 말라는 의미, 다 해먹고 나니 다른집들은 다 버너로 뭐 해먹고 있었다;)

처음 해먹어보는 밥통 라면이었지만 둘다 힘든 노동뒤에 허기가 졌던터라 완전 맛있게 냠냠.




저녁을 맛있게 먹고, 남은 시간에 뭐 할까 하다가 프라이부르크 시내가 가깝다고 해서 소화도 시킬겸 슬슬 구경하기로.




그리 늦은 시간이 아닌데도 주변이 산이라 그런가 벌써 어둑어둑.




길따라 가는 곳 한켠엔 조용하게 흐르는 수로가 있어서 운치있었다.





조용한 주택가 동네.

거리는 깨끗하게 정비되어있고, 질서 정연하며 한적한 분위기.

프랑스와는 상당히 상반된 분위기다.



캠핑장에서 시내까지 15분 거리라고 한것 같은데 한참을 걸어서야 도착.


저녁 9시쯤 된것 같은데 도시에 인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었다. 유럽은 상점들이 일찍 닫는다고 하더니, 어쩜 문 연가게도 없고 길에 사람도 없어서 마치 죽은 도시에 와있는 기분.

그래도 독일에 왔으니 맥주라도 사서 캠핑장에서 마시려고 온 시내를 돌아다녀 보았으나 결국 문연가게를 찾지 못해서, 아쉽지만 내일을 기약하며 캠핑장에는 빈손으로 돌아왔다.



+ 캠핑장

Camping Hirzberg

http://freiburg-camping.de/wEnglisch/


한국인들이 많이 다녀가는지, 한국어 설명도 구비되어있음.


*캠핑장 가격

차1 + 텐트 + 사람2 + 전기 사용 = 22유로 / 1박 

세탁코인 5 유로

인터넷 - 웹사이트에서 금액 충전후 사용하는 방식.

Posted by 빙그레씨


와인가도 본격 드라이빙. 

자동차를 몰고 유럽의 시골길을 달려보는것도 처음인데다가, 여행 준비할때 부터 와인가도에 대한 명성을 익히 들어서 솔직히 여기 올때 마음이 두근반,세근반 설레였는데 내 눈앞에 펼쳐진건 황량한 포도밭.


기대가 큰만큼 실망감도 두배.



그나마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양때라도 볼 수 있어서 다행.




황량한 포도밭 풍경. 

내가 기대했던건 윈도우 바탕화면이었었는데, 아무래도 추운 4월 초에 그런걸 기대한게 잘못이겠지.

우리가 비수기에 와서 그런거라며 다른 시기에 왔더라면 더 좋았을껄 하는 아쉬움만.



포도밭 사이로 달리다보면 중간중간 만나게 되는 조그만 시골동네.






쌀쌀하지만 신선한 공기와 맑은 하늘 그리고 한적한 시골 동네의 풍경이 마치 일요일의 전원일기 같은 느낌.





파리에서 스트라스부르로 갈때는 고속도로를 이용했는데 이렇게 국도를 달리니 한적하면서도 훨씬 운치있다.

길위에 차들도 별로 없고, 자전거로 이 길을 달려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실제로도 자전거로 이 길을 달리는 사람들을 많이 마주칠 수 있었다.




경치도 좋은데 잠깐 쉬었다 갈 겸 근처 쉼터에서 점심을 먹기로.

아침에 호텔에서 나오면서 빵집에서 사갖고 온 크로아상.




와인가도를 달리다가 도착한 마을.

너무 오랜만에 옛기억을 끄집어 내려니 이곳이 어디였던가 가물가물하다.

아마도 리크위르나 리보빌레 둘 중 한곳일텐데.


프랑스에서도 소문난 관광지라, 월요일 오전임에도 은근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유럽의 도시들을 다니다보면 흔히 만날 수 있는 소박한 간판.

번쩍번쩍한 네온사인이 없어도, 화려한 폰트로 치장하지 않아도 단순하고 위트있게 뭐하는 곳인지 알려주는 그런 간판들.




동네를 돌아다니다가 만난 식료품 가게.

패키지도 예쁘구나. 어디에 먹는 음식인고?



알자스 전통 집을 배경으로 분수를 찍었는데, 찍고보니 옆에 사람이 있었네.

아저씨들 카메라 의식하신듯.





알자스 지방은 와인산지로도 유명하지만 또 디저트 특히 초콜릿으로도 유명하다.

곳곳에 다양한 디저트를 파는 가게들이 있어서 쇼윈도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동네의 기념품가게.

이 마을의 상징이 황새라 그런가 곳곳에 황새를 모티브로 한 기념품들이 많이 보인다. 

(음, 쓰다보니까 그럼 이곳은 리크위르였구나! 하고 이제 생각이 남.)




와인 산지 답게 동네 곳곳에 와인샵도 보이고. 하나 사고 싶었는데, 생각보다는 싸지 않아서 패스.


한참 돌아다니다보니 금새 출출해져서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내가 주문한 타르트 플랑베(알자스식 피자)와 남편이 주문한 이름모를 전골같은 요리.

타르트 플랑베는 너무너무 맛있었고, 전골요리는 고기가 비리다며 거의 남김. 


여행하면서 깨달은건데, 채소나 해산물 같은 경우는 그닥 실패할 확률이 적은데, 고기의 경우는 사용하는 조리법이나 향신료들이 달라서 호불보가 많이 갈리는것 같다. 때문에 실패할 확률도 높고. 해서 고기류를 시킬때는 되도록이면 불에 구운것으로.



점심을 맛있게 먹고 다음 행선지로 가기전에 이곳 명물 빵을 하나 사가기로. 

돌아다니다가 줄이 가장 긴 곳을 선택. 앞에 서있던 가족여행객은 한국분들! 

신기하다 이런 시골동네에서 같은 한국사람들을 만나다니. 젊은 부부에 어린 남자아이 둘이었는데, 속으로 이분들도 우리처럼 자동차여행객인가? 하며 혼자 므흣.


Posted by 빙그레씨



알자스 와인가도. Alsace Wine Route

알자스지방의 북에서 남쪽으로 약 170Km 이어져있는 와인산지들을 연결하는 길.


여행을 준비할때 일반 배낭여행할때랑 달랐던 점은 차를 가지고 다니는 여행이라 최대한 드라이브 코스 위주로 많이 알아봤었다. 그때 알게된 것이 프랑스 동부 알자스지방에 있는 와인가도. 

많은 이들이 알다시피 프랑스는 와인 산지로 유명한 나라이고, 보르도나 브루고뉴외에도 수많은 와인산지들이 있는데 알자스의 와인가도는 포도를 재배하는 농가들이 있는 소도시들을 따라 여행 할 수 있는 루트이다. 이 루트를 따라 달리다보면 구불구불한 산길도 만나고, 좁은 도로의 양 옆에는 드 넓게 펼쳐진 포도밭을 볼 수 있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


우리는 일단 스트라스부르를 벗어나, 와인가도 초입에 있는 소도시 중 하나인 오베르니(Obernai)에서 콜마르(Colmar)까지만 와인가도를 달려보기로. 


하지만 정작 와인가도를 가려면 어느길로 가야하는지에 대한 정보가 없었던 우리. 네비게이션에 'Wine Route' 라는 정보가 있을리 만무하고, 그렇다고 도시를 찍고 가자니 네비는 '빠른길' 아니면 '짧은길' 아니면 '톨비내는길' 이런 옵션뿐이라 이런식으로는 어디가 와인가도인지 알기가 힘들어 일단 여행의 시작 마을인 오베르니로 가서 관광안내소에 들려 정보를 얻기로 했다.




월요일 아침. 조용한 오베르니의 풍경.

오늘도 쉬는날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길에 사람들도 없고 한적한 동네.





관광 안내소를 찾기 위해 일단 마을 광장으로.

이곳도 알자스 특유의 전통 가옥들이 즐비. 대충 셔터만 눌러도 엽서가 되는 풍경.




마을의 랜드마크인 광장 한켠에는 대성당이. (유럽은 성당으로 시작해서 성당으로 끝난다는 말을 다시한번 실감)




살짝 문을 열고 들어가니 예배를 드리고 있는 마을 어르신들.

천주교신자는 아니지만 왠지 마음이 경건해지는 예배당.





우리와 90일을 함께한 푸조 3008

관광안내소에서 와인가도에 대한 안내 책자와 지도를 받아들고 출발!


Posted by 빙그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