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여곡절끝에 머물게 된 아펜젤의 B&B.

할머니 할아버지 내외분이 운영하는 곳이었는데, 생각외로 너무나 잘 정돈되고 깔끔한 방.



2층의 맨 구석진 방이 우리의 첫 스위스에서의 하룻밤을 보낼 곳.

아늑한 다락방 분위기의 알프스 소녀감성 물씬 자극하는 곳. 너무 조으다.



왠지 아이들 방이었을 것 같은 이곳.

침대 사이즈가 성인 사이즈처럼 보이지는 않았지만 단신의 동양인의 사이즈엔 꼭 들어맞아서 이걸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좁지만 화장실도 깔끔깔끔.

민박집이라 별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방안에 화장실도 있고, 좋구나!



방 한켠에는 아펜젤 전통 문양의 서랍장이. 어릴때 할머니댁에 가면 늘 보아왔던, 할머니와 세월을 같이 했던 오래된 서랍장을 생각나게 했다.



뭐, 환영한다는 인사말이겠지?


아펜젤은 스위스에서도 독일이랑 접해있어 사용언어가 독일어권이라 할머니와 대화는 되지 않았지만 만국공통어인 바디랭귀지로 의사소통.



스위스 B&B 공식 허가증 같아 보였던 인증마크. Gaste Zimmer. Gaste = 손님, Zimmer = 방. 즉, 게스트하우스란 뜻.

서당개 삼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일주일 독일에 있다 왔더니 왠만한 단어는 대충 알겠다.

이 곳은 N.Koller 할머니 할아버지네.



문 앞에 써있던 저 암호같은 건 무슨 내용인지 모르겠다. 



Koller 할머니 댁에서 꿀잠 잔후, 다음날 조식 먹으러 1층 내려가는 길.



1층 응접실 한켠에도 오래되어 보이는 전통 문양의 장농이.




피아노 위에 놓여진 아펜젤 전통의상을 입은 인형들.



Appenzeller bier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재미있게 그림으로.



미리 세팅되어 있던 식탁. 



할머니께서 빵과 잼을 가져다 주시며, 커피마실건지 쥬스를 마실건지 물어보신다.

난 당연 커피.



할머니의 취향을 엿볼수 있는 커피잔.



아펜젤이 치즈로 유명한 도시기에, 할머니께 혹시나 아펠젤 치즈를 맛볼수 있냐고 여쭤보았더니 흔쾌히 "그럼, 물론이지" 라며 햄과 치즈를 가져다 주셨다. 원래 치즈를 잘 못먹어서 그냥 맛이나 보려고 꺼낸말이었는데, 할머니께서는 커다란 치즈덩어리를 꺼내오시더니 숭덩숭덩 그자리에서 저만큼이나 많이 썰어주셨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에서 밥먹을 때 김치가 빠지지 않듯, 스위스에서 주식에 항상 빠지지 않는 치즈. 그래서인가 다들 냉장고에 커다란 치즈 한덩이씩은 있는것 같았다.



곱게 차려진 이날 아침 식단.

바삭하면서도 부드러운 빵도 맛있고, 잼도 맛있고, 햄도 그리고 의외로 치즈도 맛있어서 너무나도 만족했던 아침식사.



짧게 하룻밤 신세진 스위스 Koller 할머니 댁. 여유만 된다면 더 오래오래 머물고 싶었던 곳.

아쉬움을 뒤로하고, 우리는 가야할 길이 멀었기에 할머니 할아버지께 작별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섰다.

스위스 할머니 할아버지는 이날 잠깐 머물고 떠난 동양인 여행자 둘을 기억하고 있을까?


+숙소

N.Koller GuestHouse(B&B)


숙박료

2인 1박 (조식 포함, 무료인터넷) : 110CHF(스위스프랑) 



Posted by 빙그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