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캠핑장을 나와 장보러 가는길. 이른 아침이라 도로에 지나다니는 차도 별로 없고, 날씨는 안개가 자욱한데다 풍경은 가지만 앙상한 나무들뿐이라 분위기가 더욱 스산하다.




어제 캠핑장 가는길에 지나친 가르미슈파르텐키헨을 다시 지나서,



우리가 도착한 곳은 독일의 대형 마트 체인, ALDI.

나중에 여행의 노하우가 쌓이면서 깨닫게 되었지만 식료품 구입면에서 ALDI는 비추. 종류도 별로 없고 특히나 우리가 기대했던 독일 맥주는 정말 싸구려 맥주들만 있어서 마구마구 실망했던 기억이. (하지만 싸긴 정말 싸다) 






마트에서 당분간 먹을 식량을 한가득 산 뒤에 다시 왔던길을 되돌아 미텐발트로. 덕분에 가르미슈파르텐키헨은 무려 세번이나 지나치게 되었다.




드디어 미텐발드 도착!

자동차 여행을 하면서 가장 신경이 쓰였던 부분은 도시 내 주차. 이곳에서도 어디에 차를 세워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아 일단 길가에 현지인이 차를 주차해 놓은게 보여서 따라서 주차를 했다. 하지만 어디에도 주차정산기가 보이지 않아 혹시나 하고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봤더니 여기에 주차하는건 등록된 차량만 가능하단다. 조금더 가면 공영주차장 같은게 있으니 그리가서 주차를 하라는 친절한 조언까지. 물어보길 잘했다. 그냥 주차하고 돌아다녔으면 아마 벌금이 어마어마 했을텐데.



공영주차장에 편안히 주차를 하고, 본격 시내 구경.

가장 먼저 보이는 Rathaus. 우리식으로 따지면 시청같은 건물이다. 

독일 여행내내 어딜가나 Rathaus라고 써있는 건물이 많이 보여서 처음에는 저게 투어인포 센터인가?라고 생각이 들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시청이란다. Rathaus는 보통 시내 중심가에 있어서, 처음가는 도시에서는 길을 모를땐 그냥 Rathaus를 중심으로 돌아다니거나 아님 Tour info center에 가서 맵을 얻거나 둘 중하나 골라서 시작해도 반은 성공!



이곳은 Rathaus 바로 옆이 Tourist Information center였네!

이곳에서 미텐발트에 대한 브로셔와 맵을 얻은 뒤, 다시 본격 동네 구경!





미텐발트는 도시 대부분의 건물 벽에 그려져있는 중세 프레스코화로 유명하다. 그래서 동네를 돌아다니며 그림 구경하는게 쏠쏠하다.



기념품 가게 창가에서 무언가를 유심히 보고 계시던 노부부. 우리나가 같으면 할머니가 창가에서 무언가를 보고 계시고 멀찌감치 할아버지가 서있는 그림이 일반적인데 여행하면서 만난 할머니 할아버지는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질 만큼 다정해 보이는 분들이 많았다. 



마치 에버랜드나 롯데월드에서 인위적으로 꾸며놓은 유럽형 거리 분위기가 연상되는 마을 중심가.



조금 돌아다니다 보니 점심때가 되어 들어간 케밥집. 독일에서 값싸고 배부르고 맛있게 한끼를 때울수 있는 곳은 케밥집 만한곳이 없다. 그런데 그런생각은 우리만 하는건지, 아니면 우리만 가난한 여행자 인건지 가게 안으로 들어가니 손님은 우리뿐.



뭘 먹을까? 고민하는게 아니라, 어딜가볼까? 고민중.




각자 메뉴 한개씩을 주문했는데, 세상에 내가 주문한 케밥은 내 팔뚝만해서 결국엔 저 케밥은 다시 포장하여 비상식량으로 먹기로. 이렇게 두개에 13Euro.  




두둑히 배를 채우고 향한 다음 목적지는 바이올린 박물관.

박물관이라길래 보통 생각하는 국립 xx 박물관, 현대xx 박물관 같은 외관을 생각하고 갔더니, 일반 주택가 중간에 마치 누군가의 가정집으로 위장한것 같은 모습으로 살포시 존재하고 있어서, 벽에 걸린 조그만 바이올린모양의 간판이 아니었다면 그냥 일반 가정집이라 생각하고 못찾을뻔 했다.(하지만 그런게 또 매력적이기도 하다. 웅장하고 화려하지 않아도, 있는듯 없는듯 주변과 어울리는 공간)


사실 미텐발트는 바이올린을 만드는 도시로도 유명하다. 그리고 이곳에는 바이올린 만드는 학교도 있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바이올린 장인이 이 학교 출신이기도 하다.






사실 나는 바이올린을 켜본적도 없고, 바이올린이야 뭐 그냥 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거 겠지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었는데, 이 곳에서 바이올린 제작 학교의 학생들이 어떻게 바이올린을 만드는지에 대한 영상을 보고 나니 나도 저렇게 악기를 만들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하나의 바이올린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괜히 장인이 아니구나 라는 생각까지.(고등학교 교과서에서 읽었던 방망이 깎던 노인도 생각나고)




미텐발트는 알프스의 한자락에 위치한 도시라 겨울도시의 느낌이 물씬.

여름에는 트레킹 코스로도 유명하다던데 4월의 미텐발트는 거리를 돌아다니는 사람도 찾기 힘들정도로 춥고, 쓸쓸했다.




동네에서 왠만한건 다 구경한 뒤라, 괜시리 중앙역 기차길도 한번 구경해 보고.

그래도 시간이 아직도 한참이나 남아서 뭘 할까 고민하다가, 브로셔에 나와있는 내용중에 케이블카를 타고 전망대에 올라 Giant Telescope를 볼 수 있다는 내용을 보고 이거다!


케이블카 승강장은 대충 방향만 인지하고 걸어가려 했건만 가도가도 끝이 보이지 않아, 안되겠다 싶어 주차장까지 다시 내려와서 차를 가지고 올라가기로.(걸어갔으면 후회할뻔, 차를 가지고 10분이나 가야 승강장이 나오더라.)




브로셔에 나와있던 "Giant Telescope" 사진.

이걸 볼 수 있다는 생각에 두근반, 세근반 하면서 케이블카 승강장으로 갔건만, 동절기 운행 중단. 하아...


결국 미텐발트 구경은 여기까지 하기로 하고 바로 캠핑장으로 이동하기로. 그리고 이날 캠핑장에서도 시련이 기다리고 있을줄은 생각도 못했었더랬지.


Posted by 빙그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