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omantic Road(Romantische Straße), 로만틱 가도.


프랑스에 와인가도라는 유명한 드라이빙 코스가 있다면 독일에는 로만틱 가도라는, 독일 중부에 있는 뷔르츠베르크에서 남쪽의 퓌센까지 약 400km에 달하는 중세시대의 마을과 성들을 잇는 유명한 드라이빙코스가 있다. 이름때문에 흔히들 로맨틱한 길인가 하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있는데, 실제로는 '로마로 통하는 길'을 의미한단다. 중세시대에 독일에서 로마제국까지 무역을 하기위한 길이었는데 지금은 이 길에 중세시대의 오래된 마을들과 고성들이 늘어서 있어서 관광루트로도 유명하다.


여행준비하면서 유럽 각국의 대표적인 드라이빙코스들을 알아봤는데, 독일에서는 이 로만틱 가도를 달려보기로 하고 그 길에 있는 도시 중 하나인 로텐베르크부터 남쪽 아우구스부르크까지 가보기로 했다.



로만틱 가도를 달리는 국도변에는 이렇게 로만틱 가도를 알리는 표지판이 군데군데 설치되어있다. 일본어로도 함께 쓰여있는점이 특징. 일본 사람들이 이 길을 많이 여행오는가봉가.




하이델베르크 캠핑장에서 로텐부르크로 향하는 국도.

한적한 국도를 달리는데 저 멀리 오래된 성이 하나 보인다.




마치 옛날 동화에 나올법한 모습의 고성. 이런 한적한 길에 성이 한채 우뚝하니 솟아 있으니 어색하기도 하다. 저 성에는 아직도 누군가 살고 있는걸까?




길을 달리다가 발견한 로만틱 가도가 아닌 새로운 표지판. 

저 표지판도 무언가 관광 명소에 대한 표지판 인듯해서 찾아보니, 바로 고성가도(Castle Road)를 안내하는 표지판이었다.




로만틱 가도가 북-남으로 이어진 길이라면, 고성가도는 서쪽 만하임부터 동쪽 로텐부르크까지 이어지는 길을 말하는데 이 길을 따라 달리다 보면 오래된 성들을 감상할 수 있다고 하여 로만틱 가도 못지 않은 유명 드라이빙 코스.

때마침 우리는 하이델베르크를 떠나 로텐베르크까지 가는길이었기에 기왕 목적지 까지 가는거, 이 고성가도를 따라서 가보기로 했다. 하지만 사전에 미리 고성가도에 대해 알아보지 않은 우리는, 이게 몇번 국도 인지 알수가 없어 일단 표지판만 따라서 달려보기로.




다행히도 우리에겐 자동차 여행 가이드북의 바이블, 굴러라 유럽!이 있었기에 마음 한쪽은 든든.

유럽 자동차 여행에 대한 각종 정보와 캠핑장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는 책인데, 캠핑장 뿐 아니라 자동차로 여행해 보면 좋을 여러 드라이브 코스까지 나와있어서 고성가도에 대한 대강의 지식을 빠르게 얻을 수 있었다.





길 옆으로는 강이 평온하게 흐르고 있어서 마치 경기도 가평이나 양평의 느낌.

강 너머로는 한적한 시골마을도 보인다.




강변을 따라 조금 더 달리다 보니 강 건너 캠핑카들이 보인다.




아마도 저 건너편이 캠핑장인가보다.

카라반과 캠핑카, 텐트도 보이네. 왠지 간밤에 우리가 묵었던 곳 보다 더 좋아보인다.





길의 중간중간에는 고성가도라는 이름에 걸맞게 갖가지 모양새의 옛 성들이 보이고,





그렇게 달리다보면 또 마주치는 캠핑장.

아마 이동네가 강도 흐르고 뒤로는 산도 있어서 경치때문에 캠핑장이 많이 몰려있는듯 했다. 

지나오면서 우리가 잔 캠핑장보다 다 좋아보이는데, 이런데서 잘껄...하는 후회가.




로텐부르크로 가기전 갈림길.


유럽에는 도로 표지판에 캠핑장 이정표가 잘 되어있다. 그래서 길을 따라 가다가 텐트모양 이정표가 나타나면 근처에 캠핑장이 있다는 거니, 그 이정표만 잘 따라가면 쉽게 캠핑장을 만날 수 있다.

이 갈림길 이정표에도 벌써 두개의 캠핑장 표지판이 보이네. 여행초반에 우리가 캠핑장을 잘 찾아다닐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무색할 정도로 캠핑장이 많이 있었다.





드디어 로텐부르크 입성!

마을이 특이하게 성벽으로 둘러쌓여 있다. 이곳 무료주차장에 차를 대고 마을을 구경해 보기로 했다.




마을 어귀에서 만난 독특한 클래식 카.

유럽을 돌아다니다 보면 정말 다양한 차를 볼 수 있어 눈이 호강한다.




마을로 들어가는 진입로.



마치 옛날 한양 도성 들어가는 기분.




로텐부르크에서 처음 마주친 것은, 바로 슈니발!


여행을 떠나올 무렵 한국에서 한창 망치로 깨먹는 독일 전통과자 슈니발렌이 인기있었는데, 알고보니 '슈니발'이라 부르는 이 지역 전통과자라고 한다. 오, 이걸 여기서 만날 줄이야! 론리에는 왜먹는지 알 수 없는 맛없는 과자라고 설명해놓았던데, 한국에서도 난 먹어본 적이 없으니 여기서 파는게 맛이 있는지 아닌지는 아마 알 수 없을듯.





유럽여행하면서 마주치는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표지판과 간판들!

여기는 마차가 지나는 길인가봉가.




어디선가 찍어낸듯한 비슷한 모양새의 건물들.




마을 광장.

처음 마을 진입할때는 사람들도 별로 없고 해서 한산한 동네인가 보다 했는데, 관광객은 요기 다 몰려있었다.

광장에 있는 중세시대 느낌나는 건물들은 현재 보수공사중.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천 까페.




맥주와 소세지로 유명한 독일답게 곳곳에 다양한 햄과 소세지를 파는 곳이!

소세지 종류 참으로 많구나, 알흠답다.


그리고 단순히 소세지만 파는게 아니라, 바로 먹을 수 있게 조리한 메뉴들도 팔고 있었는데 때마침 점심때라서 소세지 가게에서 간단하게 끼니를 때우기로 했다.




내가 선택한 커리부어스트(Curry Wurst).


구운 소세지에 카레가루와 함께 케찹을 뿌려먹는 간식인데, 브랏부어스트와 함께 독일 왠만한 지역에서는 쉽게 접할 수 있는 간식. 뭐 별거 없이 보이는데 저 토마토 케찹이 새콤 달콤하면서도 커리향이 나는게 먹다보면 상당히 중독성 있다. 

독일 여행 내내 애정했던 음식.




남편이 선택한 메뉴는 빵에 소세지를 끼워 먹는 브랏부어스트.


이렇게 두개 해서 총 6.5유로. 프라이부르크에서는 브랏부어스트 두개해서 5유로도 안되었는데, 확실히 여긴 관광지라 그런가 비싸구나. 




각각 소세지 하나씩 들고 길가에 걸터 앉아 먹으면서 사람구경.

우리가 구입한 가게 앞 유리창에서 소세지 구경중이신 노부부. 먹을까 말까 고민하시는거 같던데.




각종 기념품 가게와 소세지 가게, 슈니발 가게로 즐비했던 거리.

거리에 있던 사람들도 모두 관광객. 돌아다니다 보니 이 동네는 너무나도 빤하게 '여긴 관광지'라는 티가 나서 금새 감흥이 떨어졌다. 여행을 하면서 우리가 정말 보고 싶은건 이곳 사람들 사는 냄새지, 보여주기 위해 이쁘게 치장한 모습이 아닌데.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슈니발은 하나 먹어보고 가자며 가게에서 한개씩 구입.

종류가 상당히 많았는데, 이것 역시 가격이 상당해서 다 먹어볼 수는 없고 각자 가장 맘에 드는 맛으로 한개씩만 사서 맛만 보기로했다. 꽤 오래된 가게 인듯. 빵봉투에 자랑스럽게 1616 이라는 년도가.




내가 고른 초코 헤이즐넛 슈니발.




남편이 고른 바닐라 슈니발.

이렇게 두개 해서 총 4.8 유로. 우리돈으로 하면 7천원꼴. 


우리나라에서는 얼마에 파는지는 모르겠지만 남편이 이거 두개에 7천원씩 팔면 과연 사먹을까? 라길래, 아마 궁금해서 한번은 사먹어 보지 않을까? 근데 한번만 먹고 안사먹을거 같애 ㅋㅋ 라고.

그래도 생각보다 양이 꽤 되길래 반만 부셔먹고, 나머지는 keep. 나중에 운전하면서 배고플때 먹어야지.


슈니발 한개씩 손에 들고 냠냠촵촵 하면서 마을 뒷골목 구경.




마을 뒷쪽으로 걸어가보니 마을을 둘러싸고 있는 성곽길을 만날 수 있었다. 마치 서울의 성곽길이 생각나는.




성곽에 걸터앉아 아래를 내려다보니 탁 트인 전원 풍경이!

보고만 있어도 마음이 잔잔해지는 풍경이다. 마을안의 예쁜 집들과 상점들은 사진찍기에 예쁘지만 크게 인상적이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이곳에 오니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이 동네의 진짜 모습(?)을 보는것 같았다.





그렇게 풍경에 빠져 한참을 바라보다, 다시 마을 안쪽으로 돌아왔다.

현실에서 동화속으로 컴백.

저 멀리 길가에 주차되어있는 차들 중에 좀 튀는 차가 있기에 무언가 하고 다가가 보았다.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나는 데코의 차량과, 바로 옆 상점앞에 서있던 호두까기 인형! 알고보니 로텐부르크는 크리스마스 상점으로도 유명했는데, 이 차량이 서있던 곳이 그 크리스마스 상점이었던 것이었다.


우리도 구경한번 해보자 하고 들어가봤더니 온갖 크리스마스 관련된 장식품 및 기념품을 파는 가게. 입구에는 나라별 언어로 되어있는 안내문과(한국인과 일본인들이 많이 오는지 두 언어로 씌여진 브로셔도 있었다), 마치 미로 처럼 한번 들어가면 그 상점을 한바퀴 다 돌아야지만 나올 수 있게 되어있는 구조. 이건 마치 놀이동산에서 롤러코스터 타고 내려왔는데 나가는 문이 기념품 가게랑 연결되어 있어서 그걸 다 구경해야지만 밖으로 나갈 수 있게 해놓은 것 같은 상술의 절정체!

장식품에는 별 관심 없었는데 견물생심이라고, 계속 보다보니까 호두까기 인형 하나정도는 사고 싶게 되더라. 하지만 무시무시한 가격에 구경만 실컷하고 밖으로 나왔다.


유럽의 중세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전통적인 마을일꺼라는 나의 기대감과는 달리, 물론 중세 모습을 하긴했지만 너무나도 관광지스러운 모습에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여행 7일째인데 다니는 곳 마다 크게 감흥이 없네. 유럽이란 원래 이런건가 라는 생각을 하며 다음 행선지로 향했다.

Posted by 빙그레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