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아마도 4년을 거슬러 올라가서 2009년.

새해가 시작되지 얼마 되지 않은 어느날 읽게 된 론니플래닛 창업자의 이야기가 담긴 한권의 책.

나도 이들처럼 인생에 한번쯤 세계를 여행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고, 남자친구로 부터 프로포즈를 받은지 반년이나 훨씬 지나서야, '우리 결혼해서 세계여행을 가는건 어때?' 라고 제안.(이렇게 쓰고 보니 마치 내가 결혼하자고 한 것 같은데;;)

무미건조한 직장생활을 잠시 접고, 결혼식을 올림과 동시에 세계여행을 가는걸로.

하지만 뭐, 인생 마음먹은대로 되는일은 별로 없어서.

나도 남들처럼 4년을 살고.

처음과는 다른 이유로 회사를 관두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는데, 그것도 역시 마음먹은대로 안되네.

기왕 이렇게 된거, 이러저러한 이유로 접었던 여행을 가자.

평소에 잘 나가지도 않는데다, 브레이크가 말썽인 고물차 때문에 차를 사고 싶어했던 남편(하지만 차사는건 사치라며 계속 반대했던 나), 주변에 캠핑다니는 지인들을 부러워만 했던 남편과 나.

그럼 우리 차를 빌려서 캠핑여행을 하자. 유럽은 쉽게 캠핑을 할 수가 있다네? 캠핑을 하면 길게 여행을 할 수 있을꺼야.

현실적인 문제들(전세계약 만료일, 비자 문제, 경비 등등)로 기간은 3개월. 딱 채워 90일.

이 이후로는 정말 다른거 생각안하고 일사천리로 여행준비가 진행.

누가 그랬었는데, 여행은 준비하는 기간이 더 행복하다고.

비행기표를 예약하고(가장 싼걸로), 리스차를 계약하고, 캠핑에 필요한 용품을 사러 돌아다니고.

통장의 잔고는 줄어갔지만 행복감은 그것에 반비례.


-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에서의 기억은 온전히 나만의 시선으로 작성되어, 아마 남편이 기억하고 있는 것들과는 다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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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빙그레씨